#아베아키코 #카프네제목도 표지도 재미없어 보였지만 기분 전환을 위해 읽기 시작했다. 평소 일본소설이 여러 모로 한발 앞서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어서인지도. 간혹 다 읽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패 확률 낮음. 류현재의 반전소설을 읽었는데 이건 더 반전이었고 끝까지 끝을 예상할 수 없었다. 루현재 추천한 지인에게 이 소설을 얼른 읽히고 싶을 정도. 내가 이길 거 같은데. 류현재 소설이 흥미 위주였다면 이 소설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훨씬 분명하고 강렬하다는 것. 이것이 단점이자 장점. 이 소설은 가족과 관계에 대해 끝없이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들도 툭히 남자들이 나오고. 국가가 개인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메시지도 읽힌다. 열두 살 차이가 나는 남매의 우애가 매우 아름답기도 하고. 혈연 아닌 다른 인연들을 소중하게 다루는 인물들이 참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이 요리라는 소재로 얽혀 있어 더 친근감있게 다가온다. 책 속 레시피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고도 하고. 인간에게 소통은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존재가 대체 그 존재의 어느 정도나될까. 인간은 참으로 불통의 존재라는 생각도 들고. 애정과 돌봄, 유사 가족에 대한 일본 사회의 필요가 낳은 작품이라는 평도 있던데 작년 일본서점대상 작품인만큼 가독성 최고~~ 교과서적인 면이 있지만 밤새워서 읽은 책이 대체 얼마만인지. 감동과 반전의 쓰나미~~
#류현재 #네번째여름반전에 반전에 반전. 꼬꼬무 반전의 향연. 작가라는 존재는 얼마나 머리가 좋은 걸까. 웬만하면 스토리라인이 읽혀서 소설을 즐기지 않는 지인이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있어서 재밌다는 이야기를 해서 작가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밀리의 서재에서 들었다. 덕분에 지루한 출퇴근 시간이 순삭~~ 사랑이라는 감정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인지 그 얽히고 설킨 관계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장강명 #서성이다장강명이 작년 먼저 온 미래 작가의 말에서 아내가 뇌종양이 생겼고 여명이 일년 안팎이라고 기도해달라는 말을 담겼었다. 그런데 올해 신간이 나와서 얼른 구매해 보았더니 곧 두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기도해 달라고 했다. 기도합니다. 이 소설은 아내가 갑자기 토하고 의식이 불명해져 병원으로 이동해 뇌종양 진단을 받기까지의 사흘을 그린 작품이다. 솔제니친도 아니고 삼일간 있었던 일을, 그것도 작가 개인에게 일생동안 가장 끔찍했던 경험을 한 편의 소설로 펴내다니 역시 장강명답다. 아내분과 작가님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할지 먹먹하다. 역시 기도밖에 없다. 신을 믿든 믿지 않든 인간은 이런 일을 겪을 때 신밖에 기댈 언덕이 없다. 그래서 신을 만든 것일 수도. 소설은 정말 핍진하다. 어제 읽었는데 계속 마음이 먹먹해 바로 리뷰를 쓸 수 없었다. 먹먹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나라는 인간. ㅠㅠ
#정지아 #찌니주의보정지아가 돌아왔다. 웬일로 전자책도 있어서 클릭클릭.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의 향연으로 읽는 내내 키득키득. 레지가 아니라 레즈라네. 라는 문구만 보고 호기심이 동해서 클릭했더니 손에 놓지 않고 쭈욱 읽게 만드는 매력. 소설은 성진혜진 커플을 가리키는 ‘찐이’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일어나는 한바탕의 소동을 다루고 있다. 다이내믹 버전의 전원일기를 보는 것처럼 캐릭터들이 저마다 살아있다. 황석영 작가의 추천사에 나왔듯이 참으로 ‘글로컬’해 시종일관 웃을 수밖에. 재밌는 이야기 많이 많이 써주시길~~
#시간의감촉 #은희경은희경이 신간으로 돌아왔다. 새의 선물에서는 열광했었지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작가도 나이가 들고 나도 나이가 들고 점점 멀어지게 됐다. 그래서 이번 신간 소식에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혼한 전남편이 ‘경선’에게 경선 이름으로 된 통장을 남겼다는 줄거리를 읽고 호기심이 일었다. 어? 이거 나이든 여자의 로망인가 싶었다. 젊은 여자들에게 백마 탄 왕자님에 대한 로망 더 어린 나이에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나이든 여자에게는 이혼한 남편이 정말 뼈저리게 싫고 원한이 맺혔더라도 죽어서 돈벼락이라도 맞게 해주길 바라는 것이 로망인가 싶었다. 왜냐하면 이혼한 전남편은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혼 후의 남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지만 남편들은 절대 아내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아니 아내라는 존재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러니 외도를 하고 이혼도 하고 했겠지만. 남녀 성향 차이도 있겠고.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전남편의 유산 대목은 매우 짧게 처리되어 있었고 (나는 이 부분이 매우 궁금했는데 아쉽다. 예상 빗나감) 주로 육십대 여인들의 노화 이야기,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 자녀나 손주에 대한 이야기였다. 덕분에 가방끈이 짧던 옛할머니들 이야기가 아닌 대졸 할머니들의 소회를 엿볼 수 있었다. 586? 386? 이런 말을 지세대들은 모른다고 하지만 암튼 그들의 이야기다. 아니 이제 그들은 686이 되었나. 박완서 박경리 작가 이후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 작가들이 드물게 느껴졌는데 그런 면에서 단비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