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충실한 마음'을 읽게 되었다. 사전 정보 없이 읽었는데 어떻게든 한 아이를 도우려는 몸부림이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도 찾아 읽게 되었다. 특히나 '보여주기만 하면 안 되고, 말을 해야만 한다'는 광고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말은 절반 이상이 거짓말이기에 공감이 가는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은 분량의 이야기이고 삼부작 시리즈로 아직 세번째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는데 세번째 작품도 기다려진다. 


'충실한 마음'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이 나온다. 부모를 지켜주려는 아이의 마음과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걱정거리들,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어른과 그럼에도 무심하게 모든 것을 넘어가려는 어른들이 등장한다. 적은 분량으로 많은 내용의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작가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고마운 마음'에는 노년의 마음이 등장한다. 말을 잃어가는 노인과 그의 병세를 늦추어보려는 젊은이들이 등장한다. 혈육이 아님에도 이렇게 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두 작품 모두 혈육이 아닌 다른 인간 관계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들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세계가 얼마나 깊은지 새삼 되새기게 하는 작품들이다. 역시 대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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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띵 시리즈 9
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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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사람이라면 라면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데 바로 내가 바로 그 라면 싫어하는 사람이다. 실례지만 나는 라면이 음식같지 않다. 그래서 웬만하면 먹지 않는다. 컵라면을 먹은 적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은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뭔가를 열망하는 사람들은 아름답고 그들의 글도 모두 열정으로 가득 차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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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존경 - 이슬아 인터뷰집
이슬아 지음 / 헤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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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인터뷰이 모두 걸출하다. 걸출한 인물이 걸출한 인물들을 만나 질문을 주고 받은 이야기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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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팔이 사회 - 세대론이 지배하는 일상 뒤집기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40
김선기 지음 / 오월의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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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세대론을 좋아한다. 뭔가 거부할 수 없는 그 세대만의 특성이라는 것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그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쳐 객관성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끝까지 읽어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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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 기대를 갖고 읽었다.



'남아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를 잇는 작품이라니 어떻게 기대없이 읽을 수 있나. '남아있는 나날'은 원서로 읽었고 '나를 보내지 마'는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으려고 했으나 그 발상이 너무나 처참해서 영화만 보고 말았었다. 하지만 그 둘을 잇는다니. 


'남아있는 나날'은 내용보다는 그 만연하지만 아름다운 그의 영어 문장 때문에 끝까지 읽었다. 그 장중하고도 유려한 문체가 인상깊었다. 길게 이어져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그 문장을 하나하나 즐기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진전은 아주 느렸다. 그런데 이 작품도 그러하다. 


번역이 많이 아쉽기도 했다. (물론 번역이 얼마나 지난한 작업인지는 알고 있다.) 합리적인 호텔, 등급이 높은 옷 등등의 문장들이 어색했다. 예를 들어 reasonable price는 합리적인 가격 그러니까 저렴한 가격을 의미한다.  내가 뭔가를 위해서 이 정도 돈을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합리적인 호텔이라니. 우리가 일상에서 이런 말을 쓴다는 말인가. 등급이 높은 옷도 그렇고 많지는 않지만 읽어가면서 걸리는 것들이 꽤 있었다. 간간히 눈에 띄었다. 딱히 표시를 해 놓고 읽지는 않아서 하나하나 언급하지는 못 하지만. 


폴 오스터를 번역본으로 접하고도 감동하는 많은 이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원서로 읽고 팬이 되었다. 가즈오 이시구로도 같은 결론이다. 어서 원서를 구해서 다시 읽어봐야겠지만 그래도 왠지 실망할 것 같다. 하지만 어서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번역을 떠나서 내용 전개와 결말에 아쉬움이 많았다. 


읽는 내내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이 떠올랐다. '천 개의 파랑'이 훨씬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파릇파릇하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늘 뭔가 억눌린 듯한 느낌이다. 이번 작품이 AF(Artificial Friend)의 목소리로 전개되기 때문이고 또 그것이 그만의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매우 답답하게 느껴졌다. 


인공지능 분야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감정을 넣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요즘 들어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듯하다. 영화 '서복'도 그렇고.


오래 전 만화였던 '빅 히어로'에서부터였던가. 감정을 가진 로봇. 이것이 정말 가능하려나 보다. 미래에는. 인간이 이렇게 꿈꾸고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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