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l People (Paperback) - '노멀 피플' 원작
샐리 루니 / Hogarth Pr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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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도 결국 그녀의 최근작을 훌루 시리즈로 볼까 책으로 볼까 고민하다가 책을 구매해 보게 되었다. 이것이 샐리 루니의 마력인가. 총평은 이 작품이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는 것. 분량도 더 짧고 가독성도 훨씬 좋다. 


그녀의 작품에는 늘 계층 문제가 나온다. 상위 계층에 대한 선망과 혐오, 속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미묘한 감정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다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메리엔과 코넬은 서로 사랑했던걸까.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가는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제인 오스틴 시대가 더 편했겠다 싶다. 그 시대에는 조건만 보면 되는데(제인 오스틴은 섭섭해하겠지만) 이 시대에는 조건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가도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온전한 사랑을 하고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아이는 자라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극복이 가능하긴 한 걸까. 훌루로 봤다면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되었을 것 같아 책을 읽은 것이 더 나은 선택인 듯 싶었다. 


메리엔의 자아는 너무 어둡다. 아니 샐리 루니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둡다. 좀 더 밝을 수는 없는 것일까. 밀레니얼 세대는 정말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한 것인가. 새로운 '시대의 우울'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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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ations With Friends (Paperback, Reprint)
Sally Rooney / Hogarth Pr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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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샘플과 '친구들과의 대화' 샘플을 읽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읽기로 했다. 노멀 피플은 훌루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어봐야지 싶었나 보다. (아니면 이 책이 아주 조금 더 싸서? ㅠ) 그러나 다 읽고 보니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이유는 솔직히 구매한 돈이 아까워서였으니까. 


저자 샐리 루니에 대한 찬사 문구인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 더블린의 사강 중에서 그래도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다. 홀든이 이 시대에 여자로 태어난다면 매리엔 같았을까. 유감스럽게도 난 샐린저의 팬은 아니지만 말이다. 뭔가 젊음의 혼돈스러움을 두서없이?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샐린저도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솔직한 내 느낌이니 샐리 루니도 과대 평가되었다고 느끼는 것일 게다. 


이 책을 구매하기 전에 아마존과 아이북스 사이트 리뷰를 훑어보았는데 아마존은 혹평 일색이었고 아이북스는 호평 일색이어서 판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샐리 루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 일단 읽게 되었는데, 데뷔작이라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최종 소감이다. 


유러피안들의 분방한 인간관계가 놀라울 뿐이었고 스토리는 별로 색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끝까지 뭔가 기대를 품었었는데 결말도 마음에 안 들었다. 결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젊은 여성의 자아 찾기라는 평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아 찾기가 꼭 성장이나 깨달음이어야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노멀 피플'은 더 나으려나. 읽어야 하나 훌루를 봐야하나. 이도저도 다 시도하지 말아야 하나 잘 모르겠다. 암튼 정말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은 절.대. 아니었다. 많이 우울해지는 책이라 우선은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 할 듯하다. 나는 한 작가가 맘에 들면 모든 작품을 다 한꺼번에 읽어버리는 스타일이지만 또다시 샐리 루니 문체에 빠지기엔 문체가 너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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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the Silence: After the Crash (Paperback)
Eduardo Strauch / Amazoncrossing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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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있었던 안데스 산맥 비행기 추락 사고 때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는 45명 탑승자 가운데 살아남았던 16명 중 한 명이었던 우르과이 출신 Eduardo Strauch. 


우선은 이들의 생존투쟁 기간이 72시간이 아니라 72일이라는 것이 가장 놀라운 부분 중 하나. 호흡도 쉽지 않은 고도의 산맥에서, 72일 동안, 그것도 구조대가 자신들에게 와줄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아니 구조대가 오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한 상태에서- 살아남은 그들이 새삼 대단하다. 


남들은 평생 해보지 못할 경험을 한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해 준 바로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근 30년간 그날들-그 72일 동안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자신이 구출될 때 미처 가지고 오지 못했던 자신의 외투를 바로 그 장소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는 되살리고 싶지 않았던 그 기억들을, 너무나 끔찍해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그 기억들을, 생생하게 하나하나 떠올리며 글로 옮길 마음을 먹게 된다. 


고도가 높아 인육 밖에는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죽은 동료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로 논쟁을 벌이고 결국 그 논쟁도 필요없어져 버리게 된 상황들, 각종 부상과 극도의 갈증, 영양 결핍 속에서도 버텨온 그들에게 눈사태로 동료들을 순식간에 잃게 되는 과정 등등 왜 이 사고가 영화화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을 법한 사건 사고가 많고 모든 것이 극적이다. 그들이 구출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 과정도 모두. (실제로 이 추락 사고는 Alive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잔인하게도- 다른 재난 영화와 뭐가 다른가 묻는다면 큰 차이가 없다고 답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우리는 재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이다.  오히려 저자가 살짝 언급만 하고 지나갔던, 구조 후에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좀 더 나와주었으면 더 인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존 Discover World Book Day 기념 도서 2탄으로 열심히 읽었는데 - 이 작품을 두 번째로 읽게 된 이유는 먼저 읽은 책과 같이 분량이 두번째로 짧았기 때문 - 짧은 분량 치고는 - 180쪽 정도- 읽는 데 오래 걸렸다. 


전체 15 챕터 중 중간쯤에 구출되는 내용이 담긴 챕터에서는 정말 눈물이 절로 흐르는 광경이 펼쳐졌으나, 전체적인 구성이 하나로 모아지지는 못 한 것 같다. 소재는 경이로우나 그것을 적절하게 구성해 내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대부분 독자들에게 전달된 듯 싶다.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삶의 경이는 정말로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이해 불가능한 상상의 영역이지만, 그것을 살짝 느껴본 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다 한 것이 아닐까 한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온 지구가 재난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50여년 전에 있었던 비행기 추락사고 생존기를 읽고 보니 우리네 인생이란 것이 무엇인가 싶다. 재난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온다.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모습으로.  


++ 남반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크리스마스 직전에 날이 풀려 구출이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새로웠다. 10월에 사고가 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던지 날이 풀려 그들이 구조될 수 있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라니 새로웠다. 덕분에 우루과이도 찾아보고, 안데스 산맥도 찾아보고, 수도인 몬테비데오도 찾아보았다. 이래서 아마존에서 월드북을 발견하자고 했나보다. 아무래도 남반구의 삶을 다룬 논픽션을 읽은 것이 처음인가 보다. 세상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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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g the Tapaj? (Hardcover)
페르난두 빌렐라 / Two Lions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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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Discover World Book Day 이벤트.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아홉 권의 책 (단 3일 이내) 중 유일한 그림책. 내용은 정말 평범했지만 그림이 아름답고 이국적이었으며 우리에게는 좀 거리가 먼 아마존 유역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 해설 한 페이지도 알찼다. 아이들에게도 아마존이 조금이나마 더 친숙해질 것 같다. 얘네들도 우리랑 똑같네. 비록 계절이나 거주 환경이 다르지만. 같은 생각들 말이다. 


 그림책인데 그림이 예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보는 내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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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al Storm (Paperback)
Nathan Wolfe / St Martins Pr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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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현실이 더 소설같은 요즈음에 픽션이라는 것이 도대체 손에 잡히지 않아 읽게 된 책.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는 이런 정보전달 글 읽기가 도움이 된다. 


백년만에 다시 도래한 끔찍한 판데믹 시기에 이 책을 읽어보니 우리가 알게 된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 방안이 고스란히 나온다. 모든 것이 가능해 보였던 시대가 갑자기 가능한 것이 전혀 없는 시대로 바뀌어버린 듯한 이 시점에 바이러스에 대한 모든 것에 해당할 만한 책을 읽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비전공자로서 중간중간 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들어온 바이러스에 대한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와중에 바이러스의 역사 및 기원, 현황,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해 준 책이라 이 시대에 적합한 책이다. 


손을 자주 씻고, 가급적 코와 입을 비롯한 얼굴을 만지지 마라. 마스크를 쓰고, 악수를 팔꿈치로 해라. 이 간단한 수칙만으로도 바이러스의 창궐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데도 서구에서는 이 수칙마저도 지키지 않아 이렇게 큰 재앙으로 발전하게 된 것일까. 


첨단 테크놀로지의 발달, 교통 수단의 발달,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인류 역사 이래 최고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칼이 되어 다시 우리를 공격하게 된 상황이 바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바로 그 판데믹 상황이다. 이것이 바로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되고 복사 변형될 수 있는 정말 유효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기대 수명을 높인 장기 이식, 수혈 등으로 대표되는 의학 기술의 발달과 하루면 웬만한 곳이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된 환경이 바이러스 폭풍 전파에도 최고의 환경이었다니 끔찍할 뿐이다. 그리고 어떻게 야생 동물에게서 우리 인간에게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가에 대한 과정을 세계 각국의 사례들로 설명해 이해가 쉽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도 아직 규명은 되지 않았지만 박쥐나 천산갑 같은 동물에게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바로 이런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전파 과정도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몇 년 전에 나온 책이라 바이러스가 창궐하기에 너무나 적합한 환경이 된 현재에 대한 경고와 함께 그래도 인간의 연구는 계속 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과연 바이러스계의 일인자라 불리는 저자가 이번 판데믹 이후에 이번 판데믹을 어떻게 정리할 지 궁금하다. 과연 이 전 인류의 총체적 난국은 정리될 수 있을 것인가 착잡하다. 인류의 마지막 정복 과제 하지만 가장 연구가 안 된 것. 바로 바이러스다. 


+ 440 페이지에 달하는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가 뒤늦게 놀랐다. 하지만 참고문헌이 많아 실제 내용은 340쪽 정도의 분량으로 끝난다.

++ 단어는 어렵지 않다. 전자책의 장점은 바로바로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 하지만 그 단어가 많지는 않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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