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고통은 어디선가 멈추게 되어있다. 바람이 분다고 항상 폭풍이 치지 않는 것처럼. - P23
프로가 된다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지 않은 날에도 열심히 한다는 뜻이다. - P19
본격 노키즈 분석서. 사카이 준코 책 중에서 가장 본격적으로 노키즈에 대해 논의한 책이 아닌가 싶다. 지역적,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바라보고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자식은 부모의 죽음을 처리해 주는 존재라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조카에게 사촌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해 하는 저자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조카에게 자신의 죽음을 처리해 줄 필요가 없어지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기도 하고. 그냥 편하게 살고 싶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가 아니라 이렇게 무자녀 부부가 늘어나고 출생률이 낮아지는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나 남자들이 오히려 더 결혼출산육아에 관심이 없다고 여러번 지적하기도 한다. 2017년작이라 일본 대신 한국을 넣어도 모두 말이 된다. 일본 한국도 어서어서 프랑스 처럼 결혼과 상관없이 낳은 아이들이 많아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사카이 준코는 범주화에 능한 작가인 듯하다. 그리고 남들이 차마 못하는 말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러니 ‘마케이누‘라는 말을 해서 떴을 것이다. 근간을 읽다가 2003년 작을 읽으니 시간을 거슬러 온 느낌이다. 처음부터 비혼녀와 품절녀(기혼녀)로 모든 사항을 구분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중간에는 비혼녀는 할 일이 없어서 쩔쩔 매고 품절녀는 할 일이 없어서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말까지 주저없이 말한다. 마지막에는 결혼을 선택한 사람을 위한 10가지 수칙, 비혼을 선택한 사람을 위한 10가지 수칙을 이야기하는데 이 언급은 곧이곧대로 믿어야하는 것이 아니라 비꼬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읽다보면 뒤늦게 느끼게 된다. 중간 부분에 ‘독신남‘의 특성을 나열한 부분이 있는데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비혼과 출생률 저하의 문제를 여자들이 힘든 것을 기피해서라고 몰아가지만 남자들도 절반은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진정 옳다. 이래저래 후련하고도 재미난 책인데 확실히 역주행을 하다보니 젊었을 때 더 서슴없었구나 싶다.
의사 부부의 상담이야기. 결혼, 부부관계, 자녀 양육과 관련된 대부분의 갈등 상황이 언급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폭넓은 내용이 담겨 있다. 주제가 폭넓으니만큼 깊이에 대해서는 실망할 수 있으나 빠지는 내용없이 간단하게라도 기본을 짚어주는 책. 주제를 좁혀 더 구체적이고 깊이있는 책으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언급처럼 우리는 남녀가 서로 좋아서 함께 살기 위해서 결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본다. 결혼은 그보다는 훨씬 심각하게 많은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 같다. 해놓고 그제서야 깨닫게 되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