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Hardcover) - 『비커밍』 원서
Michelle Obama / Crown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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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의 전기 A life를 아주 지루하게 읽어서 이 책을 읽게 되기 까지 근  삼 년의 시간이 흐른 듯 하다. A life를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미셸은 블루 칼라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의 힘 하나만 믿고 미셸을 후원해 준 부모 슬하에서 잘 자라 성공해서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흑인 여성으로 느껴졌다. 너무 모범생 이미지랄까. 그래서 더 이 책을 읽는 데 주저되었다. 게다가 발간 이후 미국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지금까지 리스트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기에 그런 분위기에 나까지 굳이 동참해야 하나 하는 오기도 한몫 했다. 오히려 버락 오바마의 팬이었던 나는 그의 자서전 두 권을 매우 감명깊게 읽었었다. 그래서인지 미셸이 이 책에서 버락 오바마가 첫 책 계약 날짜를 맞추지 못해 빚더미에 오르게 되어 결국 글을 쓰기 위해 신혼 때 혼자 발리 섬에 들어가 넉달 동안 책을 썼다는 말을 했을 때 더 흥미로웠다. 이런 가십성 멘트라니.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미셸의 어린 시절 이야기, 2부는 변호사가 되어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버락을 만나 결혼해서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버락이 정치에 뛰어들게 되고 버락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3부는 백악관에 머무른 8년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1부의 어린 시절은 전작을 읽어서 새롭지 않았지만 문체가 전작보다 더 자연스럽고 읽기 쉬웠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2부 becoming us 였던 것 같다. 정말 버락 오바마가 열일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부분.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는 말은 버락 오바마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초봉이 일억이 넘는 보장된 길을 마다하고 가시밭길을 걸으며 큰 비전을 제시하는 버락과 와인 정기구독과 유럽차, 비싼 피트니스 멤버쉽이 보장되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시카고 한복판 고층 빌딩 투명창이 달린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에 만족하지 못해 직업 노선을 변경하려는 고민을 하고 있던 미셸의 만남은 예고된 것이었을 수 있다. 그들은 변호사라는 직업과 시카고라는 접점이 있었고 백인 중심의 변호사 계에서 흑인 로스쿨 출신들이 극히 적은 상황에서 언젠가는 만나게 될 그들이었다. 고등학교 때 만나 평생을 해로해온 부모님 밑에서, 동네에 무수한 친척들에 둘러싸여 자랐던 미셸이 아프리카 출신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 양아버지, 백인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교육을 위해 어머니와 헤어지고 하와이에 다시 돌아와 캔자스 출신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그래서 당연히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버락을 설득해 결혼하는 과정이 상세히 나와있다. 인간적인 미셸의 면모가 가감없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연봉의 절반 이상을 포기하고 보다 의미있는 일을 향해 나아가는 부부. 버락은 시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버락이 시니어 렉처러가 되면서 시카고 대학 데이케어 비용을 절감하게 되어 가계에 큰 부담을 덜었다는 부분에서는 얼마나 그들이 가깝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얼마나 서민적인가. 미국의 비싼 데이케어 비용을 사회사업가와 상원의원의 낮은 소득으로는 감당하기 버거웠다는 이야기. 수려한 외모에, 빛나는 학벌, 늘 흑인최초가 붙는 그 무수한 타이틀에, 로스쿨 일년 차였을 때부터 무수한 로펌으로부터 잡 오퍼를 받았던 천재 오바마여도 그도 역시 가족을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는 흙수저 가장이었었다고 말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아무리 자수성가한 그들이라지만 금수저들이 아니기에 학자금융자를 갚아야 했다. 버락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그제서야 학자금 융자를 다 갚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여기에 드라마틱하다고 말하기에는 정말 부족한, 정치를 싫어하던 미셸을 전국 투어 길에 오르게 만들고 결국은 버락이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은 웬만한 영화보다 더 스펙터클하다. 


3부는 백악관 영부인 시절 자신이 펼쳤던 여러 사업에 대한 이야기(주로 마이너리티, 아이들, 군인 가족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부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시점까지 묘사되어 있다. 정원을 가꾸어 아이들의 비만을 막고 자신이 자랐던 시카고 남부 - 이제는 수십명의 십대들이 한낮에 총에 맞아 죽는 - 의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들이 나온다. 교육에 대한 힘을 믿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된 (남편의 정치적 활동을 지원하며 자신의 일을 하고 자녀들을 도맡아 키우던 미셸이 인스턴트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게 되면서 딸이 비만 경고를 받게 되었던 일) 미셸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벌인 학교급식 개선 활동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다 읽고 난 느낌은 오바마 부부는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 미국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이라는 것. 외롭게 자란 버락을 미셸의 대가족 마인드로 품어 주어 그의 능력이 더 잘 펼쳐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역할보다도 자신은 그냥 아이비 리그 출신 영부인 정도로만 묘사된다는 그녀의 언급이 와닿았다. 미셸도 공부를 많이 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온 사람인데 하루아침에 어떤 직업도 가질 수 없는 영부인이 되어서 황당하기도 했을 것이다. 여전히 미국은 여성 대통령을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힐러리 클린턴도 그 벽을 깨뜨릴 수는 없었던 것일까. 


요즘 미국의 상황이 그들이 발전시켜온 미국 역사를 그 이전으로 되돌린 것 같아 서글프지만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라고 외치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덧) 흑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느라 다른 것에는 지식도 부족하고 관심도 없다. 그런 면에서 버락 오바마의 외교 정책은 비판을 많이 받는다. 특히나 동남아시아 정책에서는.  아는 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이것도 고정관념일 수 있지만, 흑인들은 미국에서도 자신의 마이너리티 테두리 안에 라티노들은 넣어주지만 동양인은 넣어주지 않는다.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미국에서의 동양인인데 평등성을 외치는 흑인들의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요즘이다. 그들이 말하는 평등은 누구를 위한 누구에 대한 평등일까. 


그녀의 성장은 계속 되고 있으니 앞으로 그녀의 활약을 더 기대해도 될까. 미국인들은 혹시나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가 정치를 혐오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언가가 그녀를 자극해 다시 정치로 되돌아 오기를 말이다. 


+ 프린스턴 대학 시절 자신만 흑인이고 여성이었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1) Poppy seeds in a bowl of rice 파피 시드는 정말 까맣고 알갱이가 작아 크고 하얀 쌀과 대조적이다. 그럼 동양인은 뭘까. millet in a bowl of rice 쯤 될까. 하얀 밥 속의 노란 좁쌀. 색깔 뿐 아니라 곡물의 알갱이 크기까지 대조적이라 깔깔 웃었던 대목. 


2) a cork floating on the ocean of another place. 정말 적확한 표현이다. 


3) everyday drain of being a deep minority 이것도 공감 백배. 집에 오면 정말 하루 종일 애썼다는 마음이 가득. 


++버락의 정체성에 대한 묘사. his Afro-Kansan-Indonesian-Hawaiian-Chicagoan... 대단하다. 버락 오바마..이 와중에 그렇게 잘 성장했으니. 그것도 미국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정체성이 그를 만든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 아니라. 


+++a place for a black guy based in Chicago to try to define himself 맞다. 유색인종은 미국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온몸으로. 


They have to push back against the stereotypes that would get put on them, all the ways they'd be defined before they'd had a chance to define themselves. They'd need to fight the invisibility that comes with being poor, female, and of color. 그렇지 않으면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흑인은 모두 가난하고 못 배웠을 것이고 음악이나 체육에만 소질이 있다. 동양인은 돈이 많고 공부를 잘 한다는 등. 이런 고정관념에 맞으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 존재감 제로가 되는 유색 인종의 현실. 고정관념에 맞아도 문제 안 맞아도 문제다. invisibility..정말 의도적으로 못 본 척 하는 사람도 많다. 


++++I grew up with a disabled dad in a too-small house with not much money in a starting-to-fall neighborhood, and I also grew up surrounded by love and music in a diverse city in a country where an education can take you far. I had nothing or I had everything. It depends on which way you want to tell it. 모든 것이 관점과 태도에서 나온다. 


+++++에필로그의 유명한 한 구절 

There's power in allowing yourself to be known and heard, in owning your unique story, in using your authentic voice. And there's grace in being willing to know and hear others. This, for me, is how we become. 


(덧2) 이제 넷플릭스 비커밍을 보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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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nocent Wife (Mass Market Paperback, Original)
Amy Lloyd / Hanover Square Pr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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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는 사형수를 사랑하게 되어 그와 결혼을 했는데 운 좋게도 남편의 누명이 풀려 남편과 자유롭게 살게 되었지만 결국 아내는 남편이 누명을 쓴 것이 아니라 원래 범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과연 그 아내는 어떻게 할까. 이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최신작에서 여러 가지 사례 -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 를 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전 여자친구를 죽이려 해서 여러 정황만으로 봤을 때는 꽤 중형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깊이 반성하는 자세를 높이 인정받아 금방 풀려나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애초에 본인이 죽이려 했던 그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사례이다. 만약 기계나 인공지능 뭐 이런 것들이 형을 내렸다면 그 전 여자친구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결국 초범이라거나 깊이 반성하는 태도 등이 재판관이나 배심원의 감정을 흔들어 살인을 막지 못했다는 것. 이 작품의 1/3은 이런 내용이다. 구체적인 증거 없이 소녀 살인범으로 몰려 사형까지 받게 된 데니스에게는 빛나는 그의 외모 덕에 많은 팬이 있고 팬들이 끈질기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의 무죄를 주장하던 와중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어 무죄로 석방된다. 무죄 판결 전에 사만다와 결혼도 하게 되고. 만약 그가 누가 봐도 범죄자의 인상착의를 하고 있었더라면 이런 상황이 가능하기나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알투나, 뉴욕, 레드 리버로 배경이 세 번 바뀌는데 뉴욕 파트까지는 전형적인 미국의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모습들 말이다. 그래서인지 2/3 정도는 대체로 지루하고 평이하게 읽혔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으로. 하지만 모든 걸 알게 된 그 아내는 어떻게 행동했을까에 대한 호기심 하나 때문에 마지막 부분을 초집중해서 읽었는데 끝까지 실.망.이.었.다. 그래서 혹시 작가가 남자인가 재삼 확인해 보았다. 이 작품에 나온 여성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남성의 시선에서 쓰여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아내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이 많다. 파일럿의 아내, 시간 여행자의 아내, 헤밍웨이와 파리의 아내, 완벽한 아내, 더 굿 와이프, the zookeeper's wife 등등. 그 중 이 책이 제일 실망스러운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데니스를 끝까지 지원해준 캐리, 데니스의 제한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와 편지를 주고받다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고 끝까지 남편에게 끌려다니는 아내 사만다, 주체적이지 못하고 데니스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기만 하는 린지. 정상적이지 않은 남편의 애정을 갈구하고 끝까지 기다리고 그리 따스하지 못한 손길에도 기뻐하는 여성상은 도대체 어느 시대의 여성상인지 구태의연하기 이를 수 없다. 


미국의 모든 소설은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다는 말처럼 이 작품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보고나면 그리 썩 유쾌해지지 못하는 그런 작품이다. 물론 결국 누명과 오명은 벗겨지고 진실이 밝혀져 인과응보로 끝나는 결말이지만 그것이 항상 유쾌한 결말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한다면 너무 앞서간 것일까. 마지막에 임신하게 된 사만다의 태도가 마음에 걸려서 그렇게 느낀 것인가. 용두사미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고, 무죄 판결을 받게 된 남편이 진범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내의 태도가 상당히 진부하고, 부부 관계이지만 결코 평등한 관계에서 갖게 된 아이도 아니고 남편이 다시 무기 징역을 받게 되는 데도 의연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 등등 앞뒤가 맞지 않다거나 뭔가 설명이 누락된 부분이 많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갑자기 무죄의 결정적 증거가 나온 것도 석연치 않고  뭔가 그에 대한 내막이 나올 듯 하다가 그냥 없어져 버리기도 하고. 도대체 사만다는 여전사인가, 무대책인가, 애정결핍인가. 도대체 앞뒤를 잴 수 없는 특이한 여자 주인공 캐릭터인데 가장 놀라운 것은 이런 캐릭터를 여자 작가가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진취적인 여성상은 아니더라도 뭔가 innocent wife 라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다. 하긴 innocent 라는 단어가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분개했다. 오랜만이군. 


+ 빨리 기분전환할 다른 책을 찾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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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l People (Paperback) - '노멀 피플' 원작
샐리 루니 / Hogarth Pr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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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도 결국 그녀의 최근작을 훌루 시리즈로 볼까 책으로 볼까 고민하다가 책을 구매해 보게 되었다. 이것이 샐리 루니의 마력인가. 총평은 이 작품이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는 것. 분량도 더 짧고 가독성도 훨씬 좋다. 


그녀의 작품에는 늘 계층 문제가 나온다. 상위 계층에 대한 선망과 혐오, 속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미묘한 감정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다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메리엔과 코넬은 서로 사랑했던걸까.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가는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제인 오스틴 시대가 더 편했겠다 싶다. 그 시대에는 조건만 보면 되는데(제인 오스틴은 섭섭해하겠지만) 이 시대에는 조건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가도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온전한 사랑을 하고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아이는 자라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극복이 가능하긴 한 걸까. 훌루로 봤다면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되었을 것 같아 책을 읽은 것이 더 나은 선택인 듯 싶었다. 


메리엔의 자아는 너무 어둡다. 아니 샐리 루니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둡다. 좀 더 밝을 수는 없는 것일까. 밀레니얼 세대는 정말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한 것인가. 새로운 '시대의 우울'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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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sations With Friends (Paperback, Reprint)
Sally Rooney / Hogarth Pr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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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샘플과 '친구들과의 대화' 샘플을 읽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읽기로 했다. 노멀 피플은 훌루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책을 먼저 읽어봐야지 싶었나 보다. (아니면 이 책이 아주 조금 더 싸서? ㅠ) 그러나 다 읽고 보니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이유는 솔직히 구매한 돈이 아까워서였으니까. 


저자 샐리 루니에 대한 찬사 문구인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 더블린의 사강 중에서 그래도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스냅쳇 시대의 샐린저'다. 홀든이 이 시대에 여자로 태어난다면 매리엔 같았을까. 유감스럽게도 난 샐린저의 팬은 아니지만 말이다. 뭔가 젊음의 혼돈스러움을 두서없이?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샐린저도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솔직한 내 느낌이니 샐리 루니도 과대 평가되었다고 느끼는 것일 게다. 


이 책을 구매하기 전에 아마존과 아이북스 사이트 리뷰를 훑어보았는데 아마존은 혹평 일색이었고 아이북스는 호평 일색이어서 판단이 어려웠다. 하지만 샐리 루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 일단 읽게 되었는데, 데뷔작이라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최종 소감이다. 


유러피안들의 분방한 인간관계가 놀라울 뿐이었고 스토리는 별로 색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끝까지 뭔가 기대를 품었었는데 결말도 마음에 안 들었다. 결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젊은 여성의 자아 찾기라는 평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아 찾기가 꼭 성장이나 깨달음이어야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노멀 피플'은 더 나으려나. 읽어야 하나 훌루를 봐야하나. 이도저도 다 시도하지 말아야 하나 잘 모르겠다. 암튼 정말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은 절.대. 아니었다. 많이 우울해지는 책이라 우선은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 할 듯하다. 나는 한 작가가 맘에 들면 모든 작품을 다 한꺼번에 읽어버리는 스타일이지만 또다시 샐리 루니 문체에 빠지기엔 문체가 너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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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the Silence: After the Crash (Paperback)
Eduardo Strauch / Amazoncrossing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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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있었던 안데스 산맥 비행기 추락 사고 때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는 45명 탑승자 가운데 살아남았던 16명 중 한 명이었던 우르과이 출신 Eduardo Strauch. 


우선은 이들의 생존투쟁 기간이 72시간이 아니라 72일이라는 것이 가장 놀라운 부분 중 하나. 호흡도 쉽지 않은 고도의 산맥에서, 72일 동안, 그것도 구조대가 자신들에게 와줄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아니 구조대가 오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한 상태에서- 살아남은 그들이 새삼 대단하다. 


남들은 평생 해보지 못할 경험을 한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해 준 바로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근 30년간 그날들-그 72일 동안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자신이 구출될 때 미처 가지고 오지 못했던 자신의 외투를 바로 그 장소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는 되살리고 싶지 않았던 그 기억들을, 너무나 끔찍해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그 기억들을, 생생하게 하나하나 떠올리며 글로 옮길 마음을 먹게 된다. 


고도가 높아 인육 밖에는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죽은 동료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로 논쟁을 벌이고 결국 그 논쟁도 필요없어져 버리게 된 상황들, 각종 부상과 극도의 갈증, 영양 결핍 속에서도 버텨온 그들에게 눈사태로 동료들을 순식간에 잃게 되는 과정 등등 왜 이 사고가 영화화될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을 법한 사건 사고가 많고 모든 것이 극적이다. 그들이 구출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 과정도 모두. (실제로 이 추락 사고는 Alive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잔인하게도- 다른 재난 영화와 뭐가 다른가 묻는다면 큰 차이가 없다고 답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우리는 재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이다.  오히려 저자가 살짝 언급만 하고 지나갔던, 구조 후에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좀 더 나와주었으면 더 인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존 Discover World Book Day 기념 도서 2탄으로 열심히 읽었는데 - 이 작품을 두 번째로 읽게 된 이유는 먼저 읽은 책과 같이 분량이 두번째로 짧았기 때문 - 짧은 분량 치고는 - 180쪽 정도- 읽는 데 오래 걸렸다. 


전체 15 챕터 중 중간쯤에 구출되는 내용이 담긴 챕터에서는 정말 눈물이 절로 흐르는 광경이 펼쳐졌으나, 전체적인 구성이 하나로 모아지지는 못 한 것 같다. 소재는 경이로우나 그것을 적절하게 구성해 내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대부분 독자들에게 전달된 듯 싶다.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삶의 경이는 정말로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이해 불가능한 상상의 영역이지만, 그것을 살짝 느껴본 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다 한 것이 아닐까 한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온 지구가 재난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50여년 전에 있었던 비행기 추락사고 생존기를 읽고 보니 우리네 인생이란 것이 무엇인가 싶다. 재난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온다.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모습으로.  


++ 남반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크리스마스 직전에 날이 풀려 구출이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새로웠다. 10월에 사고가 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던지 날이 풀려 그들이 구조될 수 있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라니 새로웠다. 덕분에 우루과이도 찾아보고, 안데스 산맥도 찾아보고, 수도인 몬테비데오도 찾아보았다. 이래서 아마존에서 월드북을 발견하자고 했나보다. 아무래도 남반구의 삶을 다룬 논픽션을 읽은 것이 처음인가 보다. 세상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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