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세련되고 우아한 요리책이 있었을까. 에세이이기도 하고 시이기도 하고 레시피이기도 한 기묘한 책. 모조리 서양요리인데 우리 요리이야기도 이런 스타일의 책으로 나오면 어떨까 싶었다. 시인의 요리에세이란 이런 것이구나. 시인은 역시 언어의 연금술사!!
편의점 작가 봉달호의 신간. 부모님의 장사인생 이야기와 자신의 장사인생 이야기를 잘 섞어 한 권의 책으로 탄생시켰다. 중산층 먹물들의 이야기가 아닌 생활밀착형 보통 사람들의 리얼한 삶에 대한 이야기. 휘리릭 읽힌다. 봉달호의 글발의 연원도 알 수 있다. 그의 다음 책은 뭘까. 신선한 소재와 글발의 이상적인 조합.
연애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마지막에 실린 ‘러브 플랜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꽃집 이야기가 와닿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고 꽃집주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특색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적확한 표현이나 폐부를 찌르는 대목들이 있어 결국에는 인상깊어지는 느낌의 작품들.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