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이 돌아왔다. 책 욕심도 없고 두 번 읽은 책은 더더구나 없어서 책을 그것도 종이책을 구매해서 보는 경우는 나에게 있어 매우 드물어서 내 집 책장에서 내 책은 그야말로 빈약하기 그지 없는데(반면 전자책 책장은 매우 화려한 편이다. ) 그 빈약한 책장을 채우고 있는 몇 안 되는 책이 바로 박상영의 책이다. (박상영의 이 책도 전자책과 동시 출간 되었으면 전자책으로 소장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차가 있어서, 그 시차를 기다릴 자신이 없어 바로 구매해서 보았다.)
돌아온 박상영은 더 훌륭해져 있었다. 박상영의 무엇이 너를 사로잡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우선은 대답을 주저할 것이다. 가장 먼저 꼽을 장점은 바로 속사포같은 그의 문체가 아닐까 한다. 속사포같이 밀어붙이는 그의 문체와 속도감이 나는 제일 좋다. 거기에 그는 늘 시대를 앞선다. 아니 시대의 최전방에 있다. 나는 예민하지만 새로운 상황을 눈치채는데 둔감하고 그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것에는 더 둔감해서 늘 그 뒤늦은 사후 처리에 전전긍긍하며 고생하는 스타일인데 어쩌면 박상영은 그렇게 발빠른 대처를 하는 것인지 그의 작품들을 볼 때면 놀라곤 한다.
이번에도 어림없이 그는 코비드 19 상황의 최전선에서 글을 썼다. 아직 우리는 이 상황을, 2년 넘게 벌어진 이 상황을 씹어 삼키지 못해 미처 소화하지 못 하고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상황에 전전긍긍하며 적응하기 바쁜데 박상영은 어느새 이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다 소화하고 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 속에서 시대의 최첨단을 읽고 그에 대한 해석을 내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사랑 3부작이라는데 3부작 완결편답게 그의 작품이 깊어졌다. 책장을 덮음과 동시에 차기작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박상영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늘 그는 시대의 최전방에서 사랑을, 믿음을 외친다. 믿고 보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