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없인 볼 수 없는 책.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사연이 ‘소년이 온다‘ 때와 무엇이 나아졌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인구소멸이라고 난리라면서도 사회가 인명경시로 가득하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이 만연하고 인간을 소모품으로 여긴다. 이번 대통령과 spc 관계자와의 대화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cj는 사고가 없고 spc는 있다는 논리는 매우 거칠다. 오십보 백보의 차이이다. 산업재해와 특성화고라는 조합은 우리 사회가 가장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가 합쳐진 총체적 난국의 표상인 것 같다. 산업계와 교육계 더 나아가 사회의 인식과 문화가 선진화되었으면 한다. 이런 책을 써준 은유 작가에게 감사하다. 읽는데에도 이렇게 힘든데 쓰는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자식을 억울하게 잃은 부모들의 고통이야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입에 담을 수조차 없지만 말이다.
내 최애 시리즈인 아무튼 시리즈에 드디어 은유가 나타났다. 허겁지겁 읽어보니 이렇게 업계 비밀을 다 알려줘도 되나 싶게 상세하다. 그렇다고 전혀 (당연히!) 따분하지 않고 잘 읽힌다. 이십년 인터뷰 인생이 담겨있다. 대가들은 노하우를 의외로 다 알려주기는데 거리낌이 없다고 한다. 알려줘봤자 그걸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에 그렇다지.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가 참으로 멋지다. 인터뷰를 이십년 넘게 해왔으면서도 아직도 첫 마음을 유지하고 인터뷰를 사랑하고 잘 하려고 얘쓰는 은유가 여가에 있었다. 멋지다는 말이 부족하다.
뭘 알아야 물어볼 게 있다. 질문은 앎을 토대로 더 나은 삶을 찾아가는 일이다. 질문의 시간은 공부의 시간 다음에 온다. - P83
2019년작. 문유석 박주영 등 법조계 인사들의 글읽기를 줄긴다. 박영화 전 판사 현 변호사의 글도 뒤늦었지만 뜻깊게 읽었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신 것 같지만 그의 법에 대한 열정, 판사직에 대한 진심 등은 매우 높이 살 만하다. 바쁜 분들은 그 와중에 어찌 책까지 내시는지. 재능은 원래 몰아주시는 건가. 원래 다들 노력형이신가. 둘 다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