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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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등등 글 잘 쓰는 몇몇 법조인의 에세이를 찾아 읽었었다. 이 책도 그런 것이겠지 하면서도 당당한 직업을 갖고 글솜씨까지 갖춘 그들의 글을 읽는 것은 늘 재미있었가 때문에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초반 진입 장벽이 있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어 처음엔 씨익 웃다가 나중에는 혼자 낄낄거리면서 재미나게 다 읽었다. 아니 들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인공 지능이 읽어주는 오디오북에 빠져 있기 때문.

정명원 검사의 책은 무척 재미있었다. 처음엔 집중이 안 되다가 걸으면서 버스타면서 청소하면서 요리하면서 안 듣는 거보다는 나으니 들어보자는 심정으로 듣다가 ‘폭탄사‘에 이르러서 아 이 책 남다른데 싶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범상치 않았는데 당연히 그냥 중년 남성 법조인이겠거니 했는데 듣고보니 정명원 검사님은 밀레니얼 세대 여성이었다. 아 그래서 남다른 부분이 있었군.

로맨틱한 민원서에 혹했던 이야기, 어리버리했던 막내 검사시절 이야기, 순회 근무를 하면서 아이를 키워야했던 이야기, 고향 강원도 정선 이야기 등 이야기를 침 맛깔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남달랐다.

폭탄사(일명 건배사, 마돈나-마시고 돈내고 나가자를 제일 좋아하신다고.)를 매번 남다르게 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부터 빵 터졌던 나는 검사 엄마로서 아이들이 엄마를 감옥에 보내는 놀이를 하면서(역시 엄마가 검사면 노는 것도 다르구나.) 구속영장이 있어야 감옥에 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아이들도 죄가 없으면 48시간 내에 풀어 주어야 한다는 걸 기억해 엄마를 풀어줬다는 것, 같은 죄로 두 번 구속할 수는 없다는 것도 알려줄 걸 하고 생각했다는 식의 이야기에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검사들의 자리 순서 이야기를 하다가 겨드랑이 제모를 하러 갈 때도 몇 번이나 반복됐던 그 일을 이 순서대로 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언급에 그 장면이 너무 상상이 되면서 또 빵빵 터지고.

그런데 또 코믹한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성격에도 여러 결이 있고 한 직업이나 직장에서의 일도 여러 결이 있으니 그 결들을 잘 맞추어 내게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고 내 일의 어떤 부분에 내가 깅한지를 잘 파악해서 일하는 것이 적성에이 아니겠냐는 논리에 무릎을 쳤다. 이보다 더 현명한 혜안이 또 있을까 싶었다. 정말 맞고도 옳은 이야기이도 하고.

다른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마지막 독일 눈밭에서 핸드폰 찾기 에피소드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이야기로 손색이 없었다.

작가는 스스로를 외곽주의자고 시골 출신이라고 말하고 검사직도 중심부에서 빗겨난 신라 검사(대구경북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검사) 라고 하지만 글쓰기 솜씨,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면에서는 인싸 오브 인싸임을 알려드리고 싶다. 정명원 검사님 만세다!! 하하하.

유쾌 통쾌 상쾌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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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문해력 - 끊어진 대화의 시대, 텍스트와 세상을 새롭게 읽는 법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6
조병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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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시대에 인간의 문해력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짚어주는 책. 읽기 쉬우면서도 기존의 고정 관념들을 뛰어넘는 트렌디한 분석을 시도한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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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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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을 좋아해서 최근 세대론을 읽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정지우 작가도 세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

586세대와 x세대를 싸잡아 아재 세대라고 지칭하는 것은 좀 유감이지만, (정지우가 밀레니엄 세대의 보편 감성을 완전히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저출생, 낙태죄, 이해와 용납, 사립남고 고발, 여혐 분석, 심성의 강조 등 구세대가 보기에도 논리적이고 솔직하고 신박하면서도 적확한 견해들이 많았다. 부끄러워 차마 언급하지 못하던 것들까지 솔직하고도 직설적으로 다루어줘서 후련한 면도 있었다. 여러 사안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원인 분석이 놀라웠고 그에 대한 대안은 매우 발전적이었다.

2020년 작인데 후속작도 계속 읽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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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 - 10년 앞선 고령사회 리포트
김웅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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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초고령 비율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일본의 이야기라 우리의 근미래를 엿볼 수 있다.

75세 이상(65세였던가?) 노인의 네 명 중 한 명이 치매라고 했다. 암튼 너무나 놀라운 숫자. 이에 대처하는 일본의 모습도 경이로웠다. 궁즉통이라고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하나 싶은 것도 있지만 참고로 삼을 만한 것이 매우 많고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참으로 다양했다. 구강위생부터 성인기저귀 활용에서 가짜 버스 정류장까지 그들의 완벽 추구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출생률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매우 날카로웠다.

마지막 인터뷰 내용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은퇴 전문가와 내가 재미있게 읽은 고령화 소설을 여럿 집필한 가키야 미우 인터뷰였다. 나이들어가는 부부들의 자세가 의미심장했다.

우리도 고령사회이고 초고령사회가 얼마 안 남았는데 많이 참고로 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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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을 읽는 아침
이원재 지음 / 정미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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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작가의 글은 몇 개의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학급 경영이나 교과 학습 지도와 같은 전공과 관련된 실질적인 안내를 하는 책, 성장소설이나 관련 시 등의 문학책, 무용담이나 신적인 경지에 놓인 참스승상을 보여주는 책 등으로 거칠게 나눠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세 번째 종류로 묶을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 특성화 고등학교 근무 두 번이라는 이유가 있긴 하겠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용담처럼 읽혔다. 재미와 감동이 있었고 덕분에 책장도 휘리릭 넘어갔다. 하지만 그냥, 보통의, 월급받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하고 있을 대다수?의 교사들에게는 별천지 이야기로 읽힐 수 있겠다. 교직 경력이오래되면 언제 어디서든 꺼내놓을 수 있는 무용담은 다들 꽤나 있을 테지만 이 글은 다른 교사들에게 나도 이렇게 해 봐야지 라는 느낌을 주기 보다는 어떻게 이렇게 해, 나도 사생활이 있는데, 이런 거는 아무나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소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학교 축제에서나 열 수 있는 빵과 코코아를 나눠주는 까페를 주 1회 열었다는 이야기는 그 실행력이 정말 놀라울 뿐이었다.

아직도 이런 교사가 있다는 것에 우리 교육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보다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이겠다.

하지만 늘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교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수능 해킹으로 인해 학원과 인강이 넘쳐나는 현 고교 교육에 그리고 모든 것이 인공 지능으로 대체되어 나가는 현 시점에 참교육이란, 참인간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한 번 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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