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등등 글 잘 쓰는 몇몇 법조인의 에세이를 찾아 읽었었다. 이 책도 그런 것이겠지 하면서도 당당한 직업을 갖고 글솜씨까지 갖춘 그들의 글을 읽는 것은 늘 재미있었가 때문에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초반 진입 장벽이 있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어 처음엔 씨익 웃다가 나중에는 혼자 낄낄거리면서 재미나게 다 읽었다. 아니 들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인공 지능이 읽어주는 오디오북에 빠져 있기 때문. 정명원 검사의 책은 무척 재미있었다. 처음엔 집중이 안 되다가 걸으면서 버스타면서 청소하면서 요리하면서 안 듣는 거보다는 나으니 들어보자는 심정으로 듣다가 ‘폭탄사‘에 이르러서 아 이 책 남다른데 싶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범상치 않았는데 당연히 그냥 중년 남성 법조인이겠거니 했는데 듣고보니 정명원 검사님은 밀레니얼 세대 여성이었다. 아 그래서 남다른 부분이 있었군. 로맨틱한 민원서에 혹했던 이야기, 어리버리했던 막내 검사시절 이야기, 순회 근무를 하면서 아이를 키워야했던 이야기, 고향 강원도 정선 이야기 등 이야기를 침 맛깔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남달랐다. 폭탄사(일명 건배사, 마돈나-마시고 돈내고 나가자를 제일 좋아하신다고.)를 매번 남다르게 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부터 빵 터졌던 나는 검사 엄마로서 아이들이 엄마를 감옥에 보내는 놀이를 하면서(역시 엄마가 검사면 노는 것도 다르구나.) 구속영장이 있어야 감옥에 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아이들도 죄가 없으면 48시간 내에 풀어 주어야 한다는 걸 기억해 엄마를 풀어줬다는 것, 같은 죄로 두 번 구속할 수는 없다는 것도 알려줄 걸 하고 생각했다는 식의 이야기에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검사들의 자리 순서 이야기를 하다가 겨드랑이 제모를 하러 갈 때도 몇 번이나 반복됐던 그 일을 이 순서대로 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언급에 그 장면이 너무 상상이 되면서 또 빵빵 터지고. 그런데 또 코믹한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성격에도 여러 결이 있고 한 직업이나 직장에서의 일도 여러 결이 있으니 그 결들을 잘 맞추어 내게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고 내 일의 어떤 부분에 내가 깅한지를 잘 파악해서 일하는 것이 적성에이 아니겠냐는 논리에 무릎을 쳤다. 이보다 더 현명한 혜안이 또 있을까 싶었다. 정말 맞고도 옳은 이야기이도 하고. 다른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마지막 독일 눈밭에서 핸드폰 찾기 에피소드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이야기로 손색이 없었다. 작가는 스스로를 외곽주의자고 시골 출신이라고 말하고 검사직도 중심부에서 빗겨난 신라 검사(대구경북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검사) 라고 하지만 글쓰기 솜씨,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면에서는 인싸 오브 인싸임을 알려드리고 싶다. 정명원 검사님 만세다!! 하하하. 유쾌 통쾌 상쾌한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