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st Eye (Paperback) - Oprah Book Club
토니 모리슨 지음 / Plume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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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정받는데 25년이 걸린 작품..70년에 이런 책이 나왔다니 놀라울 뿐. 어린 흑인 여성의 삶을 너무 사실적으로 나타내서 도발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아버지의 아이를 갖게 되어버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라 2010년대 지금 시점에서 줄거리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70년에 이 작품이 나왔고 문체와 묘사 방법이 시적이라 의미심장하다. 제목 그대로 여주인공 피콜라는 푸른 눈을 갖고 싶어한다. 검은 피부에 푸른 눈. 참으로 아이러니한데, 결국 그 아이는 소원대로 푸른 눈을 갖게 되지만 돌파리 목사에게 속아 실명하게 되는 듯하다. 처참한 이야기를 이렇게 시적으로 고발할 수 있다니 참으로 대단하다.

시 같기도 하고 소설같기도 한 이 작품에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흑인 군상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왜 그렇게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흑인 특유의 문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분량이 200여페이지라 쉽게 읽힌다.

흑인들도 참 그들만의 한이 많은 듯하다.

토니 모리슨은 어떤 심정으로 이 작품을 썼을까..

To the two who gave me life
And the one who made me free

처녀작을 누군가에게 바친다는 소리인데 앞의 누군가는 두명인 걸 보니 부모인가본데 뒤의 누군가는 누굴까. 세상이 가족이 돈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책은 문학은 영원히 우리를 자유케하리라. 토니 모리슨에게도 문학이 구원인 듯하다. 이런 작품을 쓴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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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lmost Moon (Mass Market Paperback)
앨리스 세볼드 지음 / Hachette Book Group USA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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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의 끊을 수 없는 애증을 다룬 작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집에만 머무는 엄마 때문에 아빠와 내가 겪는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결국 아빠는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내가 늙어서까지 엄마를 부양한다. 물론 나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지만 비정상적인 가족 환경에서 자란 탓에 스스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능력도 없고 그것을 위한 노력도 할 수 없게 된다. 평생 엄마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린 가족들. 결국 나는 충동적으로, 하지만 평생 꿈꾸워왔던 것일 수도 있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엄마를 살해하고 자신도 죽는 것. 하지만 자신의 자녀들을 생각하며 유서를 쓰다가 끝까지 살아남으려 애썼던 이웃의 글들을 보고 자살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것으로 끝난다. 이 부분이 약간 설득력이 떨어지는데 그 점이 아쉽다. 항상 앨리스 시볼드의 작품은 용두사미인 경향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 줄거리를 쓰고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심리 묘사가 탁월해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참으로 미묘한 것인데 그 미묘한 애증의 감정을 잘 표현한 듯하다. complex ties within families, the wages of devotion, and the line between love and h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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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okin' Seventeen (Mass Market Paperback)
재닛 에바노비치 지음 / Random House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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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어 까페가 스타벅스로, 전화가 아이폰으로 바뀌었지만 스토리는 변함없다. 사건이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고 누가 범인인지 처음부터 눈치챌 수 있다. 벌써 열일곱번째 울궈먹은 플롯이니. 전자기기의 변화 말고 다른 변화를 굳이 꼽으라면 레인저와의 애정전선이 급진전되었다는 정도? 하지만 후지고도 후진 스테파니 플럼에게 왜 모렐리 말고 레인저까지 들이대는지 이해 안 된다.  

 18권이 11월에 나온다는데 안 읽어도 될 듯..그냥 술렁술렁 읽히는 쉽디 쉬운 단문 덕에 끝까지 읽어내려갈 수 있었나보다. 1권부터 17권까지 판매량의 급감 그래프를 보고 싶다. 얼마나 급감했는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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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orizontal World: Growing Up Wild in the Middle of Nowhere (Paperback)
Debra Marquart / Counterpoint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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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입해 읽다.  표지의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에서 끝없는 스산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미국에서 버림받은 주 중 하나인 north dakoda 출신 작가의 인생 이야기. 알고보니 그녀는 에임스에 사는 아이오와 주립대 영문과 교수였다.

그녀가 태어나서 자라온 북다코다에서는 남자는 농부, 은행원, 목사 뿐이고 여자는 교사와 주부, 간호사 뿐이었단다. 북다코다 주 달력은 아내를 구하는 독신남 사진으로 가득차고, 젖소들 젖을 시간에 맞춰 짜주어야 하기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고 매일 오후에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단다. 아들은 가업의 대를 이을 농사꾼으로 키워져 어려서부터 힘든 농사일을 감내해야 하고, 여자아이들은 도시 출신의 남자를 만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곳이 꿈이고. 그녀 역시 20대에는 중서부를 떠돌며 노래를 불렀던 락커. 그런 그녀가 30대에 공부를 해서 40대에 교수가 될 수 있는 곳도 미국 뿐이겠지..

중반부에 역사나 지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약간 지루한 감이 있지만 미국의 시골 이야기를 읽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나 부모님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 부모님은 평생 농사일을 해야했고 그녀도 역시 그들을 도와야 했다. 미국의 시골에서는 모두 엄청난 농기계를 사용하는데 힘든 노동과 일상화된 기계의 사용이 큰 부상을 많이 겪게 만든다는 대목은 아주 끔찍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가 교수가 되어 한 학기에 2과목만 강의해도 되고 방학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음에는 40시간 노동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얻을 것이냐고 묻는 대목에서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척 하지 않는 진솔함이 그녀의 매력인 것도 같고. 이 책의 부제는 growing up wild in the middle of nowhere..여기서는 midwest가 in the middle of nowhere로 여겨진다.

그녀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 농부의 아내로서 농사일과 집안일과 아이를 키우는 일로 인생 내내 끝없는 일을 감내해야 했던 엄마를 표현한 구절. Hers is like the hand of God in this way-nowhere visible, everywhere in evidence.

북다코다에 대한 구절. here in the monotonous square states, the survey subdivided the land easily into square upon square.. 

미국 시골 이야기. 시골은 그곳이 미국이어도 살기 쉽지 않다.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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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Key (Paperback)
De Rosnay, Tatiana 지음 / Griffin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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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6월 프랑스에 평화롭게 살던 유태인들이 새벽녘에 끌려가 결국 아우슈비츠에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우리의 일제강점 시기나 625처럼 서구인들에게 아우슈비츠는 영원한 화두이다.

나치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프랑스경찰이 새벽에 사라의 집에 와 사라와 사라엄마를 데려간다. 그 와중에 숨어있던 아빠도 같이 가게 되지만 사라는 동생 미첼을 자신들이 숨기놀이를 했던 찬장에 숨겨놓고 문을 잠근 열쇠를 들고 나온다. 그래야 동생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얼른 돌아와 동생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사라는 사라대로 뿔뿔이 흩어져 결국 아우슈비츠로 끌려가지만 자신을 아는 경찰을 만나 겨우 사라만 탈출해서 친절한 프랑스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위험한 파리 시내로 돌아와 집의 찬장을 열지만 역시나 동생은 누나를 기다리다 굶어죽은 상태로 발견되고..그 이후에 도움을 받았던 프랑스인에게 입양되어 십년을 살고 새로운 삶을 위해 미국으로 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게 되고 하지만 남편과 아들로도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사라의 열쇠가 말 그대로 열쇠가 되어 여러 실마리를 남겨주어 사라의 흔적을 찾을 수 있게 되는데 사고로 알려졌던 사라의 죽음은 결국 자살로 판명되고 유서도 발견이 된다. 그 유서는 정말 사라의 피눈물이 담긴 유서. 가족을 잃은 상실감, 혼자 남겨진 자의 슬픔, 자신이 동생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은 사라를 평생 따라다니지만 사라는 남편에게도 아들에게도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철저하게 숨기고 죽는다.

이러한 이야기를 저널리스트 줄리아가 사실을 추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긴장감도 있고 감동도 있다. 사라의 유서를 읽을 때는 누구나 울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인생에, 우리네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없지만 만약 사라의 아빠가 끝까지 숨어있어서 사라의 열쇠로 아들을 구할 수 있었더라면, 동생 미첼이 살아남아서 사라를 만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그들은 끝끝내 질긴 우리네 인생을 살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 누가 감히 평화롭던 가족을 송두리째 흩어놓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지, 그것도 한 두 가족이 아니라 몇 천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유대인들은 강제로 이송되고 그들이 남긴 좋은 집들은 눈감고 귀닫은 프랑스인들이 차지하게 되고..인간처럼 잔인한 존재가 또 있을까 싶은데 감추고 덮은 프랑스인 남편의 가족사를 미국인 아내인 줄리아가 파헤쳐 내게 되고 진실은 밝혀지게 된다. 감추고 싶은 과거지만 진실은 언젠가 누구에 의해선가 밝혀지게 마련인가 보다.

사라가 평생 그 열쇠를 만지작거리며 했을 생각을 하면 가슴 저 깊은 곳이 저려온다. 그녀의 죄책감, 상실감..오랜만에 깊은 울림이 있는 소설을 읽은 듯하다. 소설가는 정말 언어의 연금술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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