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의 끊을 수 없는 애증을 다룬 작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집에만 머무는 엄마 때문에 아빠와 내가 겪는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결국 아빠는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내가 늙어서까지 엄마를 부양한다. 물론 나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지만 비정상적인 가족 환경에서 자란 탓에 스스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능력도 없고 그것을 위한 노력도 할 수 없게 된다. 평생 엄마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린 가족들. 결국 나는 충동적으로, 하지만 평생 꿈꾸워왔던 것일 수도 있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엄마를 살해하고 자신도 죽는 것. 하지만 자신의 자녀들을 생각하며 유서를 쓰다가 끝까지 살아남으려 애썼던 이웃의 글들을 보고 자살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것으로 끝난다. 이 부분이 약간 설득력이 떨어지는데 그 점이 아쉽다. 항상 앨리스 시볼드의 작품은 용두사미인 경향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 줄거리를 쓰고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심리 묘사가 탁월해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참으로 미묘한 것인데 그 미묘한 애증의 감정을 잘 표현한 듯하다. complex ties within families, the wages of devotion, and the line between love and h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