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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Jane (Hardcover)
Patricia Park / Pamela Dorman Books / 2015년 5월
평점 :
한국인 엄마과 미국인 아빠를 두었지만 불가피하게, 미국으로 이민 가서 1세대 한인교포 사회의 일원이 된 외삼촌 슬하에서 성장한 이제인이라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제인에어와 비슷하게 그리려고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 듯 여주가 거의 고아 설정이다.
플러싱의 삶(교포사회)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강남에서의 생활(원어민 강사시절)도 나름의 리얼리티가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의 보통 일상이 미국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이렇게 보이는 구나 싶고. 눈치도 없냐 는 식의
한국말이 그대로 영문표기로 나와서 미국사람들은 잘 이해 안 되겠다 싶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한 많은 이들에게는 공감을 얻을 만 하다.
줌파 라히리의 인도 2세대, 마가렛 딜로웨이의 일본 2세대의 그것과 비교해 본다면, 인도 2세대들은 참으로
부유하고 고학력이라는 것이 이제인과의 큰 차이였다. 인도인은 어려서부터 영어를 쓰고 자라서 그런지 1세대들이 다 고학력에 자리를 잘 잡아 2세대들은 그들의 울타리에서 안전하게 자란다.
그들에게는 돈과 명예, 학벌은 기본이라 그냥 문화차이만 극복하면 된다.
하지만 한인 1세대들은 한국에서는 고학력이었으나 영어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자영업을 하게 된다. 대동강, 금강산 등등을 가게이름으로 내걸고 세탁소,
슈퍼마켓을 경영한다. 그들의 영어는 애처로울 뿐이고 특유의 소통불능과 무뚝뚝함으로
미국에서 자란 그들의 자식들 - 바로 한인 2세대-과 소통하지 못한다. 그나마 그들의 터전이었던 플러싱도 이제 중국인들에게 잠식되어
더 북쪽으로 옮겨간다는데 언제 한 번 플러싱이라는 곳에도 가보고 싶다.
아는 것들,
경험만 것들을 주로 써서 휘리릭 써나갈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한데 이 작품이 처녀작인데 아직 후속작이 없다. 제인에어에서 영감을 얻어 제목과 주인공 이름을 붙였다는데 작품성보다는 미국에서의 한인 교포사회에 대한 리얼한 묘사가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이래도 미국은 아직도 그들에게, 우리들에게 기회의 땅이고 미국은 여전히 이민자의 나라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