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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Journal (Paperback)
Auster, Paul / faber and faber / 2013년 9월
평점 :
도서관 신간 코너를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하지만 라지프린트 밖에 없어서 그냥 라지프린트로..ㅜㅜ. 워낙 폴 오스터의 문체가 끊이지 않은 만연체라 문단 구분도 거의 없는데 한 장당 큰 글씨만 빼곡해서 정말 볼. 만. 했다. ㅋ
각설..
폴 오스터의 최근작을 읽노라면 그의 초기작이 그리워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의 향연에 빨려들어가는 그 느낌이 그리운데..최근작들은 그 묘미가 꽤 많이 떨어지는 듯 하다. 이 책도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모자이크 식으로 펼쳐낸 것이니 순수 픽션은 아니다.
윈터 저널이라는 제목과 폴 오스터라는 작가만 보고 이 책을 골라 읽었는데..윈터 저널이라는 제목은 지금과 딱 맞는 분위기일 것 같았는데 말미에 You have entered the winter of your life.라는 문장을 보면 인생의 노년기를 의미하는 듯하다. 폴 오스터도 노년기에 접어들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걸 정리해보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천재 폴 오스터답게 자신의 인생을 순서대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얘기 저얘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하도 그 특유의 주저리주저리 문체로 이야기해서 이 사람은 내가 이 이야기를 했나 안 했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Sneezing and laughing, yawning and crying, burping and coughing, scratching your ears, rubbing your eyes, blowing your nose, clearing your throat, chewing your lips, rolling your tongue over the backs of your lower teeth, shuddering, farting, hiccuping, wiping sweat from your forehead, running your hands through your hair..뭐 이런 식이다.
하지만 그가 펼쳐놓은 삶의 조각들을 따라가며 전체 그림을 생각해 보면 그의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압권은 역시나 형식미에 있다.
다시 뉴욕 3부작이나 읽어볼까나..천재 오스터..겨울밤 윈터저널로 오스터의 삶을 짜깁기 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