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ment of Lift: How Empowering Women Changes the World (Paperback) -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원서
Melinda Gates / Flatiron Books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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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댈러스의 중산층 4남매 중 둘째딸로 태어나, 아폴로 프로젝트에 엔지니어로 참여했던 아버지를 두었고, 듀크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고 MBA 과정까지 마친, 마이크로소프트 1세대 여성 엔지니어. 그녀는 바로 멜린다 게이츠. 아이비엠에서도 오퍼를 받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발전가능성에 반해 마이크로 소프트 1세대 여성 엔지니어가 되었고 마이크로 소프트 직원들을 위한 저녁 파티에서 만난 빌 게이츠와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십년 간 다니던 마이크로 소프트를 그만두고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자선 사업에 뛰어든 사람. 


이렇게 알려진 그녀의 이력만으로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이건 너무 전형적이지 않은가. 이 책에서 저자 자신도, 사람들이 그녀가 밟아온  빌과의 결혼 이후의 삶이 전형적이라고 너무나 쉽게 판단한다며 놀라워한다. 본인은 모든 면에서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왔다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사적으로 아무리 부부간의 평등을 이루기 위해 매사에 노력했다 하더라도,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인 빌이 결혼 후 아이를 키우기 위해 십 년을 매진해 온 회사를 그만두고 자선사업에 몰두한다고 하면 정말 칭송하겠지만, 그 반대라면 당연히 그것은 너무나 전형적이다. 그래도 그나마 높이 살 만한 것은 그녀의 자선사업이 전 세계의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재단의 사업을 홍보하고, 자신들의 과업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실책을 변호하는 책이라고 비판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좋은 의도로 정말 거대한 자선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간중간 언뜻언뜻 비춰지는 그녀의 사생활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슬프게도 우리들 대부분이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글들이 많았다. 물론 자세한 세부 사항들을 알 수 있게 되고, 팩트풀니스의 한스 고슬링,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등 유명 인사들도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은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이 책은 그렇지 못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250페이지 미만의 이 책은 "How Empowering Women Changes the World"라는 부제에 걸맞지 못하게 여성들에게 힘을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회고록인 듯, 에세이인 듯, 아니면 보고서인 듯..이도저도 아닌 듯한 포지셔닝 때문인지 내용에 비해 설득력은 그리 높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여성을 위한 자선 사업 보고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으니 끝까지 읽긴 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옮겨 본다. 


We can look at each of these issues as a wall or a door. I think I already know which way we see it. In the hearts and minds of empowered women today, “ every wall is a door.” P.28


I have been surprised when I have sometimes found friends assuming that Bill’s and my marriage would have traditional gender roles because of Bill’s role at Microsoft, but he and I have worked hard to shed any hierarchy except for a natural, flexible, alternating hierarchy based on talent, interest, and experience. We have agreed that our various roles in life, past or present, should have no effect on an equal partnership in our marriage, or at the foundation. P.148


American billionaires giving away money will mess everything up! By Hans Gosling p.171


세계에서 가장 큰 재단을 이끄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그 재단의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리려는 듯 해 보일 수도 있는, 재단 활동 보고서격인 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아이러니하게도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며 눈물짓게 된 것도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좋은 집안에서 잘 자라 좋은 교육을 받아 회사를 차리고 크게 성공해 결국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어 전 세계를 상대로 자선 사업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스티브 잡스의 굴곡진 삶, 그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그의 독창성, 그의 찬란함을 떠올리며 혼자 감상에 젖었었다. 그렇지. 이렇게 잘 자란 사람들이 자선 사업으로 세계를 향해 자신이 받은 것을 환원해야지. 위대한 혁신은 잡스 같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말이다. 


왠지 잡스가 더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아래의 대목은 마음에 든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아프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그 정도의 댓가는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일 수 있다. 


The lesson I have learned from women in social movements all over the world is that to bring about a revolution of the heart, you have to let your heart break. Letting your heart break means sinking into the pain that is underneath the anger. This is how I make sense of the scriptural instruction “Resist not evil.” I don’t take this to mean “Make way for evil in the world.” I think it means “Don’t resist the feeling; accept the suffering.” If you don’t accept the suffering, hurt can turn to hatred. P.258


The power of letting your heart break is not just something to admire in others. All of us have to let our hearts break; it is the price of being present to someone who is suffering. P.259


Earn an income. Work outside the home. Walk outside the home. Spend their own money. Shape their budget. Start a business. Get a loan. Own a property. Divorce a husband. See a doctor. Run for office. Ride a bike. Drive a car. Go to college. Study computers. Find investors. All these rights are denied to women in some parts of the world. Sometimes these rights are denied under law, but even when they are allowed by law, they are still often denied by cultural bias against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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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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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에 LGBTQ를 가장 멋지게 선보인 독보적인 작가. 90년대 윤대녕, 김영하의 등장과 같이 눈이 부시다. 게이든 바이든 스트레이트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사랑이라는 걸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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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Is Possible (Paperback, Reprint)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Random House Inc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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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루시 바튼'의 속편 격인 책. 미국 사람들은 왜 이 작가를 그리 좋아하는지. 보통 얽히고 섥힌 인간관계-가족이나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냥 믿고 듣는 작가의 책이 바로 다운 받아서 들을 수 있길래 들었다. 분량도 짧고.형제와 친척, 이웃들이 서로서로 소문을 주고 받고 서로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고 결론은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우리네 인생 속성이라 이 사람의 소설이 인기 있는 것일까


미국의 박완서 같은 작가의 소품집이다. 


-20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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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Closed Doors (Paperback) - 『비하인드 도어』원서
B. A. Paris / Harlequin (UK)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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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스의 데뷔작. 이 작가의 책을 다시는 안 읽어야지 싶었는데 - 그래봤자 세 권 정도 - 홀드된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읽었다기 보다, 솔직히 완벽한 결혼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행복은 하나고 불행은 다종다기하다는 말처럼 완벽한 결혼생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진. 부. 함. 드라마에서도 그려지는 그 모습 그대로다. 부인은 젊고 예쁘고 요리를 잘 한다. 남편은 미남이고 좋은 집에 살며 배려심이 깊다. 사람들을 초대해서 행복을 가장하지만 문 뒤에서는..


패리스는 과대포장으로 급부상한 작가가 아닌가 싶다. 가독성이 장점이긴 한데 이 작품은 앞부분 몇 페이지를 제외하면 가독성이 그리 높지 않다. 지지부진한 서술이 거의 대부분이다. 차라리 최근작이 많이 좋아진 것이었다. 


엠마 도노휴의 'Room'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도노휴의 작품이 훨씬 좋다. 


'닫힌' 문 뒤 쪽이라는 제목에서 당연히 누군가가 갇혀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닫힌'이라는 단어가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하는데 번역서 제목에는 빠져있다. 


'룸'에서도 다섯살짜리 꼬마 덕에 탈출에 성공하는데 이 책에서도 다운증후군인 여동생이 문제 해결에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숙한 대신 직관이 뛰어나다는 점. 그래서 정상인이나 어른들이 알아채지 못한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 


결말은 너무나 충분히 예상되지만 그래도 그 결말을 위해 읽었으나 영 개운하지 않다. 멋진 구절도 찾을 수 없었다. 결말도 참 나이브하다. 친하지도 않던, 남편의 회사 동료 와이프가 자신을 위해 증언을 해 줄 것을 약속하다니. 부러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읽어볼까. 아님 역시 정통 문학으로 돌아가야할까. 이렇게 올 여름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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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g Me Back (Hardcover)
B. A. 패리스 / St Martins Pr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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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의 장점은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점. 모든 인물이 범인일 수 있다고 의심된다. 

단점은 피튀기는 살인이 등장한다는 점. 물론 이 소설의 주된 사건에서는 살인인지, 단순 행방불명인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결말은 살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그러나 여주인공의 과거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있어서 역시나 스릴러는 스릴러다 싶다. 


정말 그녀를 사랑했다면 어떻게든 그녀를 알아봤어야지. 정말 그럴까. 정말 모든 걸 바꾸면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모를 수 있을까. 어떻게든 느낄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설득력이 그리 높지 않다. 아무리 시골이라고 해도 살인이 전혀 없었던 일로 묻혀지고 신분세탁?도 가능하고. 현대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반전이라고도 할 수 없다. 결말이 예상치 못한 결말이라고 해서 그것을 꼭 반전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심리 스릴러라지만 이 소설은 주인공 핀의 복잡한 머릿속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짧게 짧게 화자를 바꿔가면서 서술한 방식은 가독성을 불어넣어줬으나 그 정도까지. 


+ 읽다가 만 비하인드 도어를 빌리려다가 도서관에 그 책은 없고  대신 이 책이 있어 읽게 되었는데  끝까지 읽긴 했지만 이 작가의 책을 다시 읽을 것 같는 않다. 다소 실망스럽다. 괜히 사일런트 페이션트가 생각난다. 사일런트 페이션트가 훨씬 재밌다. 이제 이 작품이 나의 스릴러 판단 기준이 되는 건 아닐지. 


++ 책표지는 러시아 인형보다는 이 책 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이 책 표지는 핀이 어렸을 때 부숴버렸던 문의 모양이 아닐지. 핀의 잠재워진 폭력성이 표출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여준다. 


+++ 라일라가 나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달라(Bring me back)는 마지막 편지대로 그녀를 되돌려 놓았으나 죽은 채로 되돌려 놓게되었다는 결말이 참 슬프고 마음에 남는다. 정말 이 두 주인공의 운명은 이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었던 것이란 말인가. 

If I had truly loved Layla, I would have known her an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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