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특파원 국경을 넘다
이정옥 지음 / 행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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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이제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화려한 스펙에 미모과 지성을 겸비하고  게다가 요즘은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려움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고 오직 편안하고 안락한 모습만이 비춰지기 때문이다.
 

 관심있게 보질 않아서인지 매일 보는 뉴스에서 여성 특파원을 만난적이 드물다. 여성특파원이 들여주는 이 땅에서 여자아나운서로의 이야기 <여성 특파원, 국경을 가다>(2010.7 행간)은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전쟁기자를 연상케 하는 그녀의 긴박했던 취재현장을 느낄 수 있다.

 

 그녀가 처음 아나운서가 되고 기사가 쓰인 서류을 보도국에 가져다 줄 때 운명처럼 해외연수 모집공고가 그녀가 다른 세상에 가게 되는 행운의 티켓이 되리라곤 예측 못했다. 이어진 파리연수시절 첫발을 내딘 세계와의 새롭고 멋진 생활을 만날 생각에 나역시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파리 연수생 시절 세계 여러나라에서 모여든 기자들과의 수업생활, 문화체험이 간접적이지만 피부로 느꼈을 넓은 세상과의 첫대면으로 느껴졌다.

 

 다시 10년 뒤 파리 특파원으로 다시 찾게 된 파리에서 많은 사건들중에 다이애나비의 사망사건은 지금 세월이 많이 지났어도 그 처참했던 그 현장을 보도한 뉴스보도가 기억난다. 바로 그 화면을 취재한 이정옥기자의 인간적으로 느낀 취재현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최초로 차도르르 쓰고 리포트를 한 기자, 엄격한 남녀의 구별이 심한 이란, 이라크의 여성들의 삶을 취재하면서 생명의 위험까지 감수하고 취재를 감행하고, 전쟁으로 숨진 어린 소년들의 무덤을 보면서 과연 이땅에 누굴 위한 전쟁을 하고 있는지 신을 존재하는지 떠올리게 한다. 파리 뿐 아니라 중동을 비롯한 인근지역의 지진과 전쟁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하면서 특히 터키지진의 참혹한 현장의 중심에서 그녀가 감각을 무디게 만들만큼 여진의 공포 순간에도 그 모습을 촬영할 생각을 하다니.. 

 

  무엇보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화가 천경자의 <미인도> 위작 사건은 취재를 하면서 화가 천경자씨와의 인터뷰에서 작가의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다. 결국 화가는 떠나고 진범이 자수를 해서 가짜그림으로 판명났지만 누구하나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은 불합리함을 보여준 사례였다.

 

 우리가 뉴스를 보고 듣을 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그 뉴스를 보고 기자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아무래소 공정하고 진실된 보도를 위해 자신의 의견은 뒤로하고 냉정한 판단을 한 결과물이겠지. 하지만 그들의 눈을 통해 받아들여지는 다수의 사람들을 생각하고 일을 한다는 사명감이 주는 무거운 책임감을 진심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겠구나.

 

 여자 특파원 이정옥기자의 기사는 가슴으로 전해지는 따듯하지만 과감하고 거침없는 취재현장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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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충전소
최진기 지음 / 한빛비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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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평생 부동산에 관한 뉴스를 눈과 귀 심지어 오감을 다 동원해서 관심이 있어본 적은 바로 내집마련을 서두렀던 2년전이다. 아무래도 첫집이 될 모양인 것은 분명했는지 중도금 대출이며 입주할 때까지 나는 밤잠을 설쳐야했다. 그래도 대학에서 전공을 경제쪽이었는데 이렇게 내가 무식할 수 있는지도 통감했다.
 

 집하나 마련하는 데 경제와 무슨 상관이랴 싶지만 저자의 말대로 상식수준에 그친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앞으로 내가 짊어지고 가게 될 대출이자가 발목을 잡을 생각에 작은 집하나에 모든 신경이 곤두서야했다.

 

 신문을 읽어도 경제면을 들여다 볼 때는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것을 비롯 중국의 철강수입이 급증하면서 자재값이 오르는 것이 나와 무슨상관이랴 싶은데 막상 내돈 주머니에서 나간다 싶으니까 이거 아니다 싶었다. 피부로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를 알아야했던 이유다.

 

 경제뉴스를 읽다보면 온통 어려운 단어에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든다. 경제에 관한한 그래프까지 동원해 설명을 하기 쉬운데 그래프를 보는 것 자체가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다.

 

 역시 명성답게 최진기의 <경제상식충전소>(2010.6 한빛비즈)는 방전에 방전에 거듭한 경제상식 뇌를 채워줄 만하다. 신문에서 흔히 접하는 금융, 경제지표, 증권, 부동산, 경제정책, 세계경제까지 총망라한 궁금했던 기본적인 경제용어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그리스의 IMF구제금융을 지원받을 것이냐는 주목받는 이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짚어주고 있다.

 

  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KIKO의 폐해, 실업자통계가 보여준 생각보다 어려운 실업자 되기, 재정적자가 심한 나라가 일본?, 골디락스 경제의 비밀까지 흥미를 끄는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느 것 먼저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그래프가 번개치듯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정신없게 만드는 주식시장 그래프를 보는 방법, 각 챕터를 지나면서 재밌는 경제이야기에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특히나 이목이 집중된 부동산의 관한한 부문이 이해하기 도움이 많이 된다.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겪게 된 사회적인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우리나라처럼 비정상적인 부동산의 추세가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부담없이 읽히고 또 경제상식을 폭넓히고 깊이 있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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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 윤판사가 보내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윤재윤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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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이런일이>란 프로는  장수하는 프로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매주 기다리게 보게 되는 이유는 밝고 따뜻한 이야기부터 안타까운 사연까지 있어서다.

   지난 방송에서는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해 집 뒤에 있는 아내의 묘를 매일 돌보는 아저씨의 사연과 어제는 뇌사상태에 빠진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남편의 이야기까지 만약에 나도 그렇게 아프게 되면 애들아빠가 나를 그렇게 해줄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거꾸로 그렇게 된다면 나는? 이렇게 묻지 않고 말이다.

  사람이 삶을 살아가다보면 늘 마음을 속이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잠시 잠깐 뒤를 돌아보는 일이 쉬어가도 좋으련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병원에 가면 아픈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시장에 가면 서로 목청을 돋우며 바쁜 사람들이 많고, 또 법정에 가면 왜 그리도 서로 싸우고 억울한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나자신에 대한 생각은 언제할런지 모르고 산다.

  눈물의 현장 법정에서 사람들의 많은 사연과 마주한 윤재윤 판사의 희망의 메세지<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2010.4 좋은생각)은 나는 언제 우는 사람과 한마음이 되어 같이 울어 주었는지 기억을 더듬게 한다.

  고등학교때  한 친구는  부모님이 가게를 운영하느라 바빠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토요일에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가서 같이 있는 걸 좋아해서 나도 몇번 간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안계신 조용한 집에 잠시나마 북적거리는 데 친구는 만족하고 있는 듯 했다.

  시간이 지나 학년이 올라가고  다른반이 되었는데 마침 미술과제를 못했던 그 친구한테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검사만 받고 돌려줄 테니 잠깐 빌려달라는.. 순간 나는 이건 안되거라고 생각하고 냉정하게 거절을 했다. 며칠 뒤 미술선생님이 서로 과제를 빌려준 친구들을 알게 되신 선생님은 그 친구를 비롯해 빌려준 친구까지 모두 미술점수를 영점처리하셨다.

  나중에 다른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나에 대해 굉장히 서운해했다고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라고 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정말 섭섭했다는 말을 들었고 그애와 나는 그 뒤로 만날 수 없었다.

  그때 만약에 내가 그 애를 위해 과제물을 빌려주었다면 굉장히 고마워했을 테고 나중에 사실이 알려져 같이 벌을 받았다면 지금도 연락을 하게 되는 절친으로 남아있을까 .

  사람의 일생의 한순간의 실수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만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분출하는 등 평생 씻지 못한 낙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그 때 그 친구를 그렇게 냉정하게 거절하는 게 아니라 같이 도와 주겠다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잊고 있었던 그 일, 아마 그 친구를 나를 지웠을 수 있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 자신안의 살고 있는 '상처받아 눈물 흘리는 어린아이'를 꽁꽁 숨기지 말고 품어 줄 수 있는 사랑에 대해 나를 들여다 보게 된다.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돌보는 할아버지에게 한 질문, "부부가 뭔가요?"에 답하는 환한 웃음의 할아버지의 대답은 "부부는 일신이죠. 그러니까 사랑하는 것죠" 정말 눈앞이 흐려지는 감동적인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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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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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산속에 움집과  할머니와 이별이 이어지면서 혼자서 목숨을 건 극적인 탈북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 험난한 여정을 따라간 황석영의 <바리데기>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거칠다 하지만 실남난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황석영식의 기법에 맞추어 숨가쁘게 읽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내가 처음으로 읽은 황석영의 작품 <바리데기>였다.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이번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가 되게 만든 <강남몽>(2010.6 창비)은 제목만 들어서는 한번 꾸고 나면 현실이 아닌 것을 안도하게 되는 꿈 또는 꿈에 관한 책인가 싶었다.

 

  하루 아침에 멀쩡하던 건물이 한 순간 우루루 무너지고 그순간 한 여인의 일생도 무너져 콘크리트에 깔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움집마냥 암흑처럼 어둡고 숨막히게 만드는 작은 공간에 분위기는 어둡다.

 

  그녀가 그 곳에 갇히기까지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그 처음과 끝을 따라가는 데 어디로 어떻게 가서 누굴 만나봐야 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게 만든 이들의 처음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자본주의가 이땅에 발을 들여놓은 바로 그 시점부터다.

 

  이데올로기가 휩쓸고 간 조그만 이 땅에서 약자는 더욱 약하게 강자는 더욱 강하게 만든 자본의 힘이 권력과 맞물려 급기야는 부동산으로 알을 낳듯 부를 낳아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돈을 벌고자 경쟁사회로 만들어져버린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꿈처럼 허망하다.

 

  각 인물들의 운명같은 일들은 거의 우연히 이루어진다. 박선녀가 운동선수로 발탁되는 처음도 김진이 일본의 밀정역할을 하게 된 것, 심남수가 박기섭을 만나 큰 돈을 만지게 된 일도 모두가 길을 가다가 운좋게 돈을 발견한 것처럼 일상적인 일처럼 이루어지지만 그 후의 일들이 실타래처럼 술술 풀리다가 얼키고 설킨다.

 

  박선녀와 같이 백화점 붕괴현장에서 있었지만 살아남게 되는 임정아의 일생은 다른 인물들과 반대로 철저히 피해자의 모습이다. 살기 위해 밀려났지만 살 수 없었고 발버둥쳤지만 늘 빈곤에 시달려야 했던 힘없는 서민의 실생활이 벼랑끝에 선 것처럼 늘 불안한 주변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박선녀와 임정아가 피해자의 모습을 가해자의 입장에서 김진과 심남수와 홍양태가 권력을 쥔 그들이 취한 막강한 부와 이권 다툼의 역사가 빠른 전개와 함께 숨쉴 시간조차 주지 않는 방대한 이야기가  제발 꿈이길 바랬던 일들이 이 땅에서 모두 일어난 일임이 분명한 것자체가 슬픈일들로 가득하다. 

 

  생각지도 감히 상상조차도 못해 더 비참하고 억울한 한국현대사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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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라오가 좋아
구경미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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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녀가 도망을 치고 있다. 둘이 도망다니는데 이유가 있지만 둘의 관계가 그러니까 같이 다니면 안되는 관계다. 남자는 지금 부인의 남동생, 처남의 처인 처남댁과 같이 있다. 누가 봐도 이거는 안된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가족을 위해 해외에서 오랜 시간 외롭게 일을 하며 돌아왔더니 이방인 취급을 당하기 일쑤고 가족에게도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 소원해졌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한구석에 있던 주인공 나는 어느날 불쑥 찾아온 처남댁 아메이와 막무가내 떠난다.

 

  로드무비를 연상시키는 <라오라오가 좋아>(2010.5 현대문학)은 어떻게 보면 외국인 며느리의 아픔이 깔려 있으면서 읽는 중간중간 재미있는 표현이 더해져 속도가 붙는 소설이다.

 

  갑자기 회사로 찾아와 더는 못살겠다고 속았다면서 원망을 늘어놓는데 나는 아무런 도움도 힘도 되지 못한다.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는데 술을 먹고 어떻게 하룻밤을 같이 있게 되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떠난다.

 

  여동생이 그들이 휴대폰위치 추적을 이용해 부산으로 가게 된 그들을 뒤쫓고, 부인은 탐정을 고용하기까지 하지만 번번히 놓치고 마는데..

 

  부산에서도 안전하지 못한것을 알고 일본으로 가는데 결국 얼마못가 돈을 떨어지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다시 도망다니는 신세가 된 그들은 남은 희망이라곤 천만원이 있는 통장이다. 간신히 중고차를 하나 장만하고 정한데도 없이 떠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도망자 신세다. 둘의 티격대격하는 말싸움이 꼭 장난하는 것처럼 같다. 아메이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게 하는 남편과 만나는 친구들과의 외국인 며느리로서 이땅에서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모두 소장님의 탓으로만 돌리려하는 게 철없이 보인다.

 

  더이상 갈 데도 없고 모텔에 갑자기 사라진 아메이를 찾기 위해 근처 힘깨나 쓰는 깡패들을 찾아가 아메이를 내놓으려고 하고 흠씩 두들겨 맞고 돌아온다.( 마치 풍차를 보고 달려가는 돈키호테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아메이는 남편인 처남이 데려가 간 것을 알게 되고 처남을 찾아간 그는 아메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어이없게도 데려가 달라고 전화한 사람은 다름아닌 아메이였고 배신감을 느끼지만..

 

 일하던 공사장에서 죽은 인부의 딸로 그녀를 동정한 것인지 아니면 한눈에 반한 것인지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학원에도 보내주고 한국으로 데려와 처남과 결혼을 시켜준 것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인 그의 속마음은 알 수가 없다. 다만 그가 그녀에게 해준 모든 일들은 그녀가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 하나였다는 것을 몰라 준 아메이가 그저 안따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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