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유시찬 신부의 인생공감
유시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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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다큐 프로그램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TV가 나오지 않는 외딴 섬나라에서 미의 기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랐는데 TV의 보급과 함께 많은 여성들에게 다이어트의 열풍이 불었다는 내용이었다. 몸은 늘씬하고 가슴만  큰 글래머의 몸매를 위해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이는 것은  이제 세계 공통 과제가 되었다.

 

    몸과 함께 부의 대한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매체들은 모든 것의  첫째를  물론 부, 즉 돈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을 나누는 절대적인 중심에 선 것이 돈이 되버린 현대사회, 그러면서  돈만 가진 졸부들을 경멸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젊은이들에게 그릇된 이상향만 만들어 놓은 것은 안타깝다는 생각만 든다.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씹는 것조차도 귀찮고  천천히 맛과 향기를 맡는 것도 번거로워 모든 것을 한 번에 넣고 해결하는 믹스커피만큼 바쁘게 살다 문득 돌아보니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르는 요즘 청년멘토 유시찬신부님의 에세이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2013.4 한경BP)는 진정 내가 사는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다.

 

   사랑은 마음수행 과정이다.

 

  취업과 경력을 위해 많은 스펙을 쌓는데는 돈과 시간을 쏟아부으면서도 사실 진정 해야하는 마음공부가 없다면 균형잡히지 못해 절둑거리는 절름발이공부이라는 데 공감한다.  급격한 이혼율의 증가의 이면에는 서로의 외적인 면모에 높은 가치를 두고 선택하고 나머지를 살피지 못한 것에서 비롯됨을 결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내 인생의 멘토를 넘어선 스승이 있는가

 

  흔한 자판기처럼 누르면 뚝딱 하고 나오고 해결책을 알려주는 처세술 같은 멘토들의 등장에 때로 많은 감동을 받지만 어딘게 부족한 것을 느끼고 산다. 그것은  현실적인 멘토보다 중요한 참된 스승과의 만남, 인생이라는 강 한복판에서 물살의 방향을 틀어주는 그런 스승과의 만남 또 그러한 스승이 되길 강조한다.

 

  고난이나 상처는 '나'를 키우는 자양분이다.

 

  과거의 아픈 추억을 지워버리는 것은 고사하고 끌려다니고 있는것은 아닌지.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겪었던 상처의 실체가 뚜렷하고 지금까지 시퍼렇게 살아 꿈틀거리며 삶에 깊숙이 들어와 영향을 미치며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지금 이 순간을 놓쳐버리는 것이다.

 

   종교를 가지고 있고 없고를 떠나 살다보면 벽에 부딫치고 차일 때, 세상에 오직 해결책이라곤 아무것도 없어 보일 때가 있다.  많은 책들이 강조하는 이야기도 위로가 되어주지 않을 때 꺼내 읽어보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알게 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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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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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혀 다른 두 남녀가 만나서 호감을 가지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살다보니 더 실감하고 산다.  사실  나와 남편이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했는데도 결혼까지 하고 벌써 12년차 부부로 사는 것은 생각해 보면 신기하길 따름이다.  앞날을 모르고 사니까 망정이지 앞뒤 모두 원인과 결과로 따지고 들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고 의문투성인데 단지 두 글자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모두 가능했던 일임을 살면서 문득 문득 깨닫는다.

 

  독일 의사, 코미디언, 웃음트레이너, 베스트 셀러 작가인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이라는 비교적 긴 이름의 저자의 밝은 표정과 입에 문 세잎 클로버- 행복을 상징-가 인상적이다. 그의 전작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에 이은 사랑을 위한 오직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디로 흘러 가는지 3년에 걸친 철학, 심리학, 학문적 연구결과로 인한 유머를 한 데 모아 놓은 종합 전문서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2013. 3 은행나무)다.

 

  행복이 혼자 오지 않는 것처럼 사랑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저자는 상관없어 보이는 주제들을 과학적 근거와 연구결과에 의해 무대위에 공연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정로 재밌게 말하고  있다.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익히 알고 있어서 너무 몰랐던 사랑의 동반자를 찾는 인간의 보편적 진실은 틀렸다- 특히, 상극이 서로 끌린다는 말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만 가능할 듯하다. 고.. 우리는 서로 끌린다는 것은 우리의 유전자도 비슷하기에 그(그녀)와 함께 살고 싶어지고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는 진화심리학자들의 설명을 덧붙여 닮아가는 것은 학문적 사실이었다.

 

 " 여자들은 멋진 남자에게 눈이 가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에게 눈이 간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연애시장도 마치 노동시장과 같아 기존의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게 실직자가 직업을 구하는 것보다 쉬운것과 같아 클럽에도 혼자 가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지만 매력적인 여자와 함께 가면 하나둘씩 다가온다는 사실은 웃음으로 끝나지 않고 아.. 정말 몰랐었네 하는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진다.

 

  휴가지에서는 새 삼푸를 쓰세요.

 

   스트레스를 잊고 풀어버리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더 싸우게 되는 것은 종종 보게 된다. 따라서 휴가는 짧게 여러 번 휴가를 다녀오는 게 길게 한 번 떠나는 것보다 기분전환에 더 좋다라는 여행의 기술과 함께 휴가지에서 새삼푸를 사용하고 그런 다음 일상에 돌아와 문득 긍정적인 '추억'이 필요할 때 그 샴푸를 다시 쓰면 그 새로운 향을 기억하고 있는 뇌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를 북돋아 준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까지 알게 된다. 덧붙여 내 여행 타입을 알아볼 수 있는 미니 테스트까지..

 

  좋은 기억은 이자로 좋은 감정까지 챙겨 주고 오래 묵을수록 그 가치가 상승합니다.

 

  남자들은 여자에게 작업을 걸기 전에 먼저 돈부터 세어 본다고 한다. 또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나라일수록 개인 가계 부채와 우울증 빈도가 높다는 사실과 우연이 아닌 것은 돈이 가진 위력에는 비단 장점보다 단점이 더 부각되는 이야기지만 돈을 모은 것보다 좋은 추억을 위해 쓰는 것이  더 큰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다른 점은 챕터 중간에 들어 있는 사랑의 증거 카드와 싸움카드에 젉힌 짧은 문구와 사진이다.독일어로 되어 있지만 해석이 달려 있다.  유머러스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 한 참 들여다 봐야 했지만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보면 훨씬 효과가 있었다. 행복하려면 사랑은 필수요소다. 그 누가 되든 물건이 되든 사랑을 한다는 것은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꼭 있어야 할 것이 모두 갖춘 것이라 것을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마음껏 미워할 때 느끼는 죄책감이 마음을 짖누른다면 나는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할때 오는 희열, 행복을 선택하고 싶다.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멈추지 않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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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독이는 한국의 명수필 : 살며 생각하며 느끼며
피천득 외 지음, 손광성 엮음 / 을유문화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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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수업시간에 수필을 자주 낭독하셨던 국어선생님이 계셨는데 고운목소리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의 아우성에 매시간 못 이기시는 척 하시면서 읽어 주셨다.  그때 선생님의 낭창낭창하고 시처럼 천천히 읽으시던 모습이 선하다. 눈물도 많으셔서 우리가 생각하기에 별로 슬프지도 않은 대목에서도 울컥하시곤 하셨다. 

 

    너희들도 나이 먹어봐 많이 다를거야.

 

   그런 나이가 되었나보다 . 국어시간에는 그렇게도 졸면서 들었는데 다시 읽어 보고 싶어지는 것을 보니. 특히 내가 제일 좋아했던 피천득선생님과 작가 이상의 온통 초록을 둘러싼 여름날 시골살이의 내용"권태" 의 전문을 만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마음을 다독이는" <한국의 명수필>(2013.2 을유문화사)이다.

 

   총60편의 수필을 담고 있는데 저마다 정말 다양한 생활모습이 소박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그려져 어느 글을 펴서 읽어도 좋다.

 

   짜장면에 얽힌 추억을 군침이 돌게 그려내고 힘들고 어려운 장작패기를 이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머나먼 타국에서 커피포트하나로 저녁밥상을 차리면서 행복했던 유학생 시절의 회상,  지금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비닐우산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으로 인생을 비유한다.

 

  무엇보다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은 언제 읽어도 좋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도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읽으면서도 아니 만나도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이 구절은 정말 가슴 절절하다.

 

  <광야를 달리는 말>은 김훈작가의 아버지를 덤덤하게 그려내고, <움직이는 고향>은 홀로 되는 어머니가 자식들의 집을 다닐 때 가지고 계신 비닐 가방안에 든 내용물은 들여다 보는 작가, 그의 어머니가  움직이는 고향 그 자체였음을 표현하고 있다.

 

  산책을 하면서, 홀로 길을 따라 가다가 혹은 바다를 보면서 생활 틈틈히 느껴지지 못한 감흥까지 속속들이 한 편의 멋진 글이 될 수 있음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눈물이 핑 돈다.  겨울이 유난히 길어던 2012년은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직도 바람이 차다. 휑하니 부는 바람에 그만 눈에 눈물이 고일 틈도 없이 주르륵 내린다. 얼마전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이란 시집의 제목을 보니 눈물을 자른다라는 표현이 정겹다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문구가 잊고 거칠어진 마음을 토닥여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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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독이는 한국의 명수필 : 살며 생각하며 느끼며
피천득 외 지음, 손광성 엮음 / 을유문화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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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마음을 만들어 주는 청량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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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문학 - 흔들리는 직장인을 위한
이호건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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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강의에서 질문을 받았다. "지금 절망 스럽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강의실에 모인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죽음이요" " 돈없는거요""애들이 말을 안들어요" 등등 공감하기도 하도 혀를 끌끌 차는 머리 희끗희끗하신 분들도 있다. 강의를 하시는 철학과 교수님은 모두 답이 아니라고 하신다.

 

  한 참뒤에야 답을 해 주신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때 절망스러운 것입니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이라..  아픈 사람은 자신의 병을 낫기 위해 열심히 치료를 하지 못하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 데 공부를 하지 못하고 계속 딴 생각을 하는 경우등을 예로 들며 이해를 도와 주셨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인문학 그 중에서도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중에 하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직장생활을 많이 해 본것은 아니지만 십수년이 지나도 억울했던 일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힘없고 대항할 능력이 없이 속으로 참아내는 것이 오직 내 해결방법이었다. 지금은  남편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 얼굴표정하나 하나를 살피게 된다.

 

  흔들리는 직장인을 위한 <30일 인문학>(2013. 2) 은 인문학의 많은 분야중에서도 철학을 통해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색하고 요즘 대세인 삶의 힐링이 되는 효과를 얻었다.

 

  직장에서 겪게 되는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부터 업무를 통해 동기와의 경쟁, 삶의 진로를 바꾸어야 하는 길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처럼 흔한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에피소드가 소개하고 어려워 쉽게 찾기 조차 어려운 철학자들의 저서와 함께 적절한 해석까지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 앉은 난쟁이처럼  보다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

 

  요즘처럼 경조사비가 부담이 될 때 특히 공감가는 예로 축의금 사례를 보고 지난 날 내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기도 했다. 분명히  내가 축의금을 내고 결혼식장을 찾아가기까지 했는데 내 결혼식에는 축의금도 찾아오지고 않았을 때 얼마나 억울했던지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고 싶기까지 했었는데. 축의금은 지인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의미의 선물로 간주하고 주는 순간 잊어야 대가를 바라고 주는 뇌물이 아닌 것이 된다. 오랜 숙원이었던 앙금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매일 아이가 내게 준 아무대가를 원하지 않는 사랑, 웃음, 행복이야 말로 오늘 내가 받은 선물이었던 것이다.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칼 퇴근하는 미스김의 모습을 보니 내가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생각난다. 우물쭈물 상사 눈치보며 결국 야근을 밥먹듯 하고 후회하곤 했기 때문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맇게 말했다>의 말을 인용하여 저자는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아이로의 변신을 통해 삶을 긍정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고 말한다. 조직생활에서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살다보면 정작 자신만의 삶을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이름도 처음 듣는 철학자의 등장에 살짝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다. 사실 어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비록 그 산을 넘지 못하는 것을 알지만 한 발 한 발 내딛어보다는 생각으로 계속 찾아 읽어볼 여유도 동시에 갖게 만드는 책이다.

 

  인문학이야말로 내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학문임을 알 수록 더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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