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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전혀 다른 두 남녀가 만나서 호감을 가지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살다보니 더 실감하고 산다. 사실 나와 남편이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했는데도 결혼까지 하고 벌써 12년차 부부로 사는 것은 생각해 보면 신기하길 따름이다. 앞날을 모르고 사니까 망정이지 앞뒤 모두 원인과 결과로 따지고 들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고 의문투성인데 단지 두 글자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모두 가능했던 일임을 살면서 문득 문득 깨닫는다.
독일 의사, 코미디언, 웃음트레이너, 베스트 셀러 작가인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이라는 비교적 긴 이름의 저자의 밝은 표정과 입에 문 세잎 클로버- 행복을 상징-가 인상적이다. 그의 전작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에 이은 사랑을 위한 오직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디로 흘러 가는지 3년에 걸친 철학, 심리학, 학문적 연구결과로 인한 유머를 한 데 모아 놓은 종합 전문서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2013. 3 은행나무)다.
행복이 혼자 오지 않는 것처럼 사랑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저자는 상관없어 보이는 주제들을 과학적 근거와 연구결과에 의해 무대위에 공연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정로 재밌게 말하고 있다.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익히 알고 있어서 너무 몰랐던 사랑의 동반자를 찾는 인간의 보편적 진실은 틀렸다- 특히, 상극이 서로 끌린다는 말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만 가능할 듯하다. 고.. 우리는 서로 끌린다는 것은 우리의 유전자도 비슷하기에 그(그녀)와 함께 살고 싶어지고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는 진화심리학자들의 설명을 덧붙여 닮아가는 것은 학문적 사실이었다.
" 여자들은 멋진 남자에게 눈이 가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에게 눈이 간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연애시장도 마치 노동시장과 같아 기존의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게 실직자가 직업을 구하는 것보다 쉬운것과 같아 클럽에도 혼자 가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지만 매력적인 여자와 함께 가면 하나둘씩 다가온다는 사실은 웃음으로 끝나지 않고 아.. 정말 몰랐었네 하는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진다.
휴가지에서는 새 삼푸를 쓰세요.
스트레스를 잊고 풀어버리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더 싸우게 되는 것은 종종 보게 된다. 따라서 휴가는 짧게 여러 번 휴가를 다녀오는 게 길게 한 번 떠나는 것보다 기분전환에 더 좋다라는 여행의 기술과 함께 휴가지에서 새삼푸를 사용하고 그런 다음 일상에 돌아와 문득 긍정적인 '추억'이 필요할 때 그 샴푸를 다시 쓰면 그 새로운 향을 기억하고 있는 뇌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를 북돋아 준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까지 알게 된다. 덧붙여 내 여행 타입을 알아볼 수 있는 미니 테스트까지..
좋은 기억은 이자로 좋은 감정까지 챙겨 주고 오래 묵을수록 그 가치가 상승합니다.
남자들은 여자에게 작업을 걸기 전에 먼저 돈부터 세어 본다고 한다. 또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나라일수록 개인 가계 부채와 우울증 빈도가 높다는 사실과 우연이 아닌 것은 돈이 가진 위력에는 비단 장점보다 단점이 더 부각되는 이야기지만 돈을 모은 것보다 좋은 추억을 위해 쓰는 것이 더 큰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다른 점은 챕터 중간에 들어 있는 사랑의 증거 카드와 싸움카드에 젉힌 짧은 문구와 사진이다.독일어로 되어 있지만 해석이 달려 있다. 유머러스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 한 참 들여다 봐야 했지만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보면 훨씬 효과가 있었다. 행복하려면 사랑은 필수요소다. 그 누가 되든 물건이 되든 사랑을 한다는 것은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꼭 있어야 할 것이 모두 갖춘 것이라 것을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마음껏 미워할 때 느끼는 죄책감이 마음을 짖누른다면 나는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할때 오는 희열, 행복을 선택하고 싶다.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멈추지 않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