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문학 - 흔들리는 직장인을 위한
이호건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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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강의에서 질문을 받았다. "지금 절망 스럽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강의실에 모인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죽음이요" " 돈없는거요""애들이 말을 안들어요" 등등 공감하기도 하도 혀를 끌끌 차는 머리 희끗희끗하신 분들도 있다. 강의를 하시는 철학과 교수님은 모두 답이 아니라고 하신다.

 

  한 참뒤에야 답을 해 주신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때 절망스러운 것입니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이라..  아픈 사람은 자신의 병을 낫기 위해 열심히 치료를 하지 못하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 데 공부를 하지 못하고 계속 딴 생각을 하는 경우등을 예로 들며 이해를 도와 주셨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인문학 그 중에서도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중에 하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직장생활을 많이 해 본것은 아니지만 십수년이 지나도 억울했던 일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힘없고 대항할 능력이 없이 속으로 참아내는 것이 오직 내 해결방법이었다. 지금은  남편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 얼굴표정하나 하나를 살피게 된다.

 

  흔들리는 직장인을 위한 <30일 인문학>(2013. 2) 은 인문학의 많은 분야중에서도 철학을 통해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색하고 요즘 대세인 삶의 힐링이 되는 효과를 얻었다.

 

  직장에서 겪게 되는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부터 업무를 통해 동기와의 경쟁, 삶의 진로를 바꾸어야 하는 길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처럼 흔한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에피소드가 소개하고 어려워 쉽게 찾기 조차 어려운 철학자들의 저서와 함께 적절한 해석까지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 앉은 난쟁이처럼  보다 넓은 시야를 보여준다.

 

  요즘처럼 경조사비가 부담이 될 때 특히 공감가는 예로 축의금 사례를 보고 지난 날 내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기도 했다. 분명히  내가 축의금을 내고 결혼식장을 찾아가기까지 했는데 내 결혼식에는 축의금도 찾아오지고 않았을 때 얼마나 억울했던지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고 싶기까지 했었는데. 축의금은 지인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의미의 선물로 간주하고 주는 순간 잊어야 대가를 바라고 주는 뇌물이 아닌 것이 된다. 오랜 숙원이었던 앙금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매일 아이가 내게 준 아무대가를 원하지 않는 사랑, 웃음, 행복이야 말로 오늘 내가 받은 선물이었던 것이다.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칼 퇴근하는 미스김의 모습을 보니 내가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생각난다. 우물쭈물 상사 눈치보며 결국 야근을 밥먹듯 하고 후회하곤 했기 때문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맇게 말했다>의 말을 인용하여 저자는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아이로의 변신을 통해 삶을 긍정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고 말한다. 조직생활에서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살다보면 정작 자신만의 삶을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이름도 처음 듣는 철학자의 등장에 살짝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다. 사실 어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비록 그 산을 넘지 못하는 것을 알지만 한 발 한 발 내딛어보다는 생각으로 계속 찾아 읽어볼 여유도 동시에 갖게 만드는 책이다.

 

  인문학이야말로 내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학문임을 알 수록 더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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