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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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라스트 폴리스맨"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소행성이 떨어져 멸망을 앞두었다는 배경 설정도 그렇고,
모두가 자살하는 시대에 타살은 과연 어떠한가. 인류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 될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새내기 형사 팔라스이다.
세기말에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떠나는 사람들과 자살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남들이 어떻든, 팔라스형사는 일을 계속한다.
 
이 소설은 피터 젤이라는 사람의 죽음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시체로 발견된 그를 두고 대부분이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팔라스는 타살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라면, 많은 가능성을 두고 타살을 의심해 볼 테지만
세상이 몇 달 뒤면 멸망하는 세기말에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자살을 해서
죽음은 그저 자살로 여겨지며, 오히려 타살을 의심하는 팔라스 형사는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같이 여겨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한부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 세상의 멸망이 정해진다면, 시한부 인생이 된다면... 사람들은 자살을 하게 되는 걸까?
일을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러 다들 떠나서, 인터넷이나 통화망이 마비된다는 거나 마리화나나 담배 술같은 것에 의지하게 된다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설정이지만...
어차피 죽을 거 왜 자살을 한단 말인가...?
 
쨌든 모두가 자살하는 시대에서 타살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왜, 기억하시죠? 사람들이 미쳐 돌아가고 책상에 엎드려서 엉엉 울고. 그런데 젤은, 아까도 말했듯이, 그냥 머리를 숙인 채 하던 일만 계속 했어요. 마치 소행성이 자기만 피해 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처럼요."

"다들 우울하지 않은가요, 형사님? 어디에나 만연한 이 참을 수 없는 무게감 아래서 말이에요. 형사님은 괜찮으세요?"
 
모두가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팔라스는 의심의 끈을 놓치않고 끈질기게 추리하고 추적한다.

맞습니다. 도체스씨. 수많은 사람이 낙담하고 있고 그중 많은 사람이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임감 있는 경찰로서 이 단편적인 정황이 피터 젤이 자살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지구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서로 죽여도 괜찮다면 이 식당은 곧 텅비게 될 것입니다. 콩코드는 유령의 도시가 되겠지요. 결국 마이아는 한 사람도 죽이지 못 할 것입니다. 그전에 우리 모두 죽은 목숨일 테니까요. 
 
지구종말이 다가 왔다고 해서 사람들이 서로 죽여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죽을 것이기에 죽여도 된다면... 현재도 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다 죽는데 죽여도 된다는 것인가...
안락사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

어찌하여 그는 나쁜 놈이 되었는가.... 어찌하여 사람들은 자살을 하는가...?
타살인가 자살인가...? 어차피 죽을 사람을 죽이는 건 괜찮은가?
이 소설에서는 많은 의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음, 형사님? 죄송하지만 이 비극에서 그 친구는 어떻게 살인 피해자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요. 왜냐하면, 맙소사, 우린 아직 인간이잖아요. 안 그래요? 그냥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답게 행동할 순 없는 거에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답게......
이 책을 읽으면서 "내일 지구가 멸망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이 떠올랐다. 
 
맥컬리가 몸을 무겁게 일으키고는 나를 흘낏 보고 말했다. "자살이야, 타살이야?"

 

눈 앞에서 안드레아스가 뛰어들자 팔라스형사를 놀리듯 묻는다. 자살이냐고 타살이냐고....

 

이 책은 시리즈의 1권이라고 한다.

점점 소행성 마이아가 지구로 다가오면서 이야기가 전개 될 것이라고 한다.

뒷권은 어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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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레이철 조이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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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암에 걸린 친구를 구하기 위한 순례' 이 모티브를 알자 나는 이 책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졌다.

내가 해럴드 프라이와 비슷한 입장이라 여겨졌다.

나도, 내 친구도 해럴드나 퀴니처럼 나이가 많진 않지만,

내 친구는 갑상선 암에 걸렸고

나는 '암'이란 녀석이 우리 사이에 낀다는 것에 절망했다.

그리고 너무나 오랜 시간 그녀에 대해 무관심 했음을.... 반성했다.


해럴드는 평생 처음 우체통이 예상보다 빨리 머리를 쑥 내미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해럴드는 맞닥뜨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길을 건너려고 했으나, 우체통은 이미 포스브리지 로 모퉁이에 우뚝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뭔가를 시작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그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끝낼 수는 없었다. 

 

위대한 것, 놀라운 것.... 이런 것은 모두 미약한 시작에서 비롯된다.

퀴니에게 답장을 보내기 위해 우체통을 찾아 나선 길에서 긴 여행의 길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해럴드이지만, 나는 모린도 이 책의 중요한 주인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모린은 해럴드의 아내이다.

해럴드는 모린에게, 모린은 해럴드에게...

둘 사이의 벽은 높고 상처는 깊었다.

이 여행은, 이 순례는 어쩌면 둘 사이의 벽을 허물고 고름을 짜내고..치료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믿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약이니 뭐니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사람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믿어야 돼요. 인간의 마음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주 많아요. 하지만, 있잖아요, 믿음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출발한다고요. 내가 걷는 동안은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고. 이번에는 내가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전해주세요."

 

처음엔 동네 우체국, 그 다음에는 좀 더 먼 우체국...

우체통을 찾아다던 해럴드는 주유소에서 알바하는 소녀의 믿음에 결국 퀴니를 찾아가기로 맘을 먹는다.


해럴드가 중간에 말을 끊었기 때문에, 마치 자기 자신을 찾으러 나갔다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여행에서 가장 계획이 엉성한 부분은 바로 여행 자체였다. 그는 걷기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기가 걸을 것임을 알았다. 섬세하게 조율된 요소 같은 것들은 둘째 문제였다. 계획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는 데번의 도로는 잘 알았다. 그러나 그곳을 지나서는 그냥 북쪽을 향해서 갈 생각이었다. 

뒤에 백랍같은 바다가 있었고, 앞은 모두 버윅에 이르는 땅이었다. 어쩌면 다시 바다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출발했다. 출발을 하니 이미 끝이 보였다. 


왜 이런 걸 기억해야 하는 거지? 그는 어깨를 웅크리고 발을 더 강하게 내디뎠다. 퀴니에게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지려는 것 처럼. 
 

이 책의 글 중에 의미심장한 말들이 있다. 자기 자신을 찾으러 갔다오고,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이 이야기는 처음에는 남으로 시작해서,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진다. 모린에게서 멀어지고, 자신의 죽은 아들에게서 멀어지고...

처음에는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만 같다. 그러나 여행이 끝나고 책이 끝나고 남은 것은 찾음과 만남이다. 

이 여행이 어떻게 시작했든 그는 자신을 찾고, 아내를 찾고, 죽은 아들을 찾았다.


"우리 길이 다시 교차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만나서 기쁘구려. 이야기를 나누어서 기뻐요." 그들은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그는 이제 사람들이 작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마음 가득 경이감과 더불어 따뜻함을 느꼈다. 또 외로움도. 세상은 한 발 앞에 다음 발을 내딛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인생이 평범해 보이는 것은 그저 그 인생을 사는 사람이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일 뿐이었다. 헤럴드는 이제 낯선 사람을 지날 때마다 모두가 똑같은 동시에 단 하나뿐이라는 진리,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딜레마라는 진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너무 자신있게 걸어, 평생 의자에서 일어나기만 기다려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길을 걸어가며, 많은 사람을 만난다. 사업가를 만나기도 하고, 의사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종양학을 공부한 의사를 만나고 좌절에 빠지기도 하고... 많은 사람을 지나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길을 지나친다.

우연히 찍힌 사진 한 장에 그는 놀라운 순례자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퀴니를 응원하기 위해, 또는 자신을, 또는 주변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

그의 여행에 동참하고 싶어 했다.

 

그는 처음엔 얼떨떨하고 기뻐했고.. 사람이 늘어감에 따라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들이 다 떠나고는 홀가분했지만 외로웠다.

그의 길은 산보에서 시작해서 순례로 끝났다.

 

모린은 다시 바다로 고개를 돌렸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저 멀리 파도는 평평했고 금속 색깔이었다. 저 파도는 이제 곧 여행이 끝난다는 것을 알까?

몇 번 사랑을 했고, 사랑을 잃었다.  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삶을 어루만졌고, 삶과 잠깐 놀았다. 하지만 삶은 미끌미끌한 놈이지. 마침내 우리는 문을 닫고, 삶을 두고 떠나야 한다. 

 

모든 여행에는 끝이 있고, 모든 삶에도 끝은 있다. 삶과 잠깐 놀았으나 결국 문을 닫고...삶을 두고 떠나야 한다.

얼마나 시적인 표현인지!

 

이 책의 제목은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이다.

이 책에서 미약한 시작을 봤고, 쏟아지는 관심을 보았고, 후엔 그 모든 것을 넘어서서 자아를 찾은 부부를 보았다.

 순례. 작가는 왜 이 여행에 순례라는 의미를 부여 했을까?

간절한 소원이 있기 때문에?

보통의 순례는 성직자 또는 신을 믿는 이들이 신의 발자취, 그러니까 신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장소를 돌아다닌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봐도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그는 그저 한 여인이 있는 장소로 길도 모르는 채 나갔을 뿐이다.

나는 이 여행이 믿음으로 나아갔기 때문에 순례라고 이름 붙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해럴드처럼 걸어가진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암에 걸린 내 친구를 위한 순례를 가면서...

이런 순례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건강할 때 자주자주 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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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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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3"


정글만리의 마지막 권이다. 1권이 지나가고 2권이 지나가고...

이야기가 계속 될 수록 과연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가 바로 성형이고, 티비프로그램을 봐도 중국에는 성형 열품이 불고  있는 것 같다.

정글만리 1권의 시작에서 성형외과의사 서하원이 들어와 성형일을 하게 되고,

중심 주인공인 전대광의 아내도 성형이야기를 한다.

성형은 중국에서 하나의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성형을 수출하고.. 성형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드는 우리나라는 좀 대단한 것 같다.


"사람이 귀해야 바뀌든 말든 하지요. 중국은 끝없이 런타이둬에요, 런타이둬! 그러니 바뀔 필요가 없지요."

 

이 책을 읽으며 충격적이었던 것 하나는 인부들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도 공사판 복지가 안 좋지만..

한 사람이 분신자살을 했는데 다음 날 뉴스 한 줄도 없었다는 글은 정말 충격이었다.

런타이둬...라는 말이 가슴에 박혔다. 무서운 말이다.

중국사람들은 돈을 얼마나 무섭게 밝히는가.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돈을 놓치지 말아라"하지 않았는가. 그런 사람들이 "일본과 전쟁이 붙으면 전재산을 내놓겠다."고 하다니! 그 시퍼런 증오는 감동이었다. 

 

작가의 의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1, 2권에서는 그저 판단 정도였던 일본에 대한 감정이 3권에서는 명백한 증오가 되었다.

난징 대학살 박물관 관람 및 세미나로 시작한 증오는 반일 시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났다.

계란도 아까워서 가짜계란을 챙겨 왔다는 리옌링.

웃음이 나왔다.

일본은 우리나라가 제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중국도 일본을 증오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라에 정책이 있으면 우리에게는 대책이 있다.'

"그래, 엉망인 것 같으면서 진지하고, 무질서한 것 같으면서 질서가 있고, 짝퉁천국이면서 이런 진귀한 것도 만들어내고, 알다가도 모를 나라야."-도요토미 아라키

 

반일 시위와 일본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이 더더 안 좋아짐에 따라 일본 상사원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책은 계속해서 다른 나라의 시각으로 본 다른 나라가 보인다.

중국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 일본

한국인의 시각에서 본 중국, 일본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 중국

 

이 시각에 이 책의 흥미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사업에서 술은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의 한 가지지만, 술은 상대방을 취하게 하려고 사는 것이지 내가 취하려고 사는 게 아니오-전대광


상사원으로서 '장글만리'라는 이 책에서 주인공이자 중심화자인 전대광이 사업을 하기 위해 퇴직을 결심한다.

 그러면서 후배를 키우는 모습이 나온다. 꽌시를 얻는 법, 중국인들을 대하는 법, 사회생활하는 법까지 꽤 많은 페이지를 쓰인다.

전대광의 교육은 상사원 강정규에게 유용할 뿐 아니라 많은 직딩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나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고달프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고, 외롭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더냐. 자기 인생은 자기 혼자서 갈 뿐이다. 남이 가르쳐 주는 건 그 사람이 겪은 과거일 뿐이고, 네가 해야 할 일은 혼자서 겪어 나아가야 하는 너의 미래이다.'-전대광

중요한 것은 딱 한 가지요. 중국과 중국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려는 마음가짐이오. 그러면 공해도 별 문제 아니게 되고, 가래침 뱉고 지나가는 길바닥에서 1위안짜리 국수를 사 먹어도 맛있소. -전대광

 

진심으로 사랑하라. 흔한 이야기지만,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인지.

이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책은 끝났지만, 이 먹고 먹히는 세계란 정글 속에서 살아남는 일은 계속된다.

정글이 만리다.

 

이 책을 보며 사회에 대해, 근처 이웃 나라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현대의 국제 정세를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역사 안에서의 삼국을 볼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역시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조정래님의 정글만리의 인기에도 이유가 있다.

 

책은 좋아하지만, 장편에는 약한 내가 이리 순식간에 결말을 아쉬워하고 있을 줄이야.

다시 한 번 조정래님의 필력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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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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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2권"

 

정글만리 2권은 김현곤과 전대광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1권에서 철강 산업 대주기가 실패하고 시안이라는 곳으로 일명 좌천 당한 김현곤에게

미안함을 느낀 전대광은, 골드그룹 건설에 필요한 철강을 그에게 대주려고 시안까지 내려온다.

시안은 참 멋진 도시인 것 같다. 2권에서는 시안에 대해 여러 부분이 나온다. 병마총도 나오고, 마오쩌뚱의 심원춘도 나온다.

"예에, 역사는 어느 나라 역사나 그런 통쾌한 대목이 있지요. 제 생각으로는, 진시황의 업적을 천하통일 외에도 문자 통일, 도량형 통일, 만리장성 등을 드는데, 제일 큰 업적은 폭정을 하면 백성들의 힘에 왕조는 반드시 망한다는 시범을 보인거라고 생각해요."-시안 병마총 '김현곤' 전대광 대화중

 

지시황, 모택동, 마오쩌둥 등 중국의 지배자들을 살펴 보며 그들에 대해 말을 한다.

그들은 지배자였다. 지배자였을뿐, 백성들을 위한 자는 아니었다.

 

'이 장성에 올라 무수한 사람들의 신음과 통곡을 듣지 못하면 참 된 대장부가 아니다.'

 

지배자라면, 꼭 새겨야 할 말이 아닐까?


"중국인들은 결코 우리와 동화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평화와 복지에 위험한 존재다."-미국 22, 24대 대통령 클리블랜드
공산당 정부는 과거 중국 왕조를 옮겨 놓은 것이며, 마오쩌둥은 새로운 왕조를 건설한 황제의 카리스마를 복원했던 사람으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황제처럼 행동하고, 황제같은 대우를 받았다. 역사학자 왕저우의 말이었다.
 

 

클리블랜드의 말과 왕저우의 말이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해주는 것 같다.

과거 중국의 왕조는 여전히 미국과 동화되지 않고, 마오쩌둥의 중국으로 남았다.

이 책은 중국인들이 한국과 일본을 이야기 하기도 한국이 한국, 일본, 중국을 말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각 나라 사람들이 다른 모습의 서로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본 중국과 한국 사람이 본 중국, 일본 사람이 본 중국, 서양 사람이 본 중국이 각기 다른 모습이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문제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중국이 G2가 된 것은 제조업에 무한정 투입된 값싼 노동력의 힘이지 문화의 수준과는 아무 상관 없잔소. 서양 기자들이 자꾸 그 대목을 헛짚어요."

 

중국은 과소평가 되고 있을까 아니면 과대평가 되고 있을까?

중국은 어떤 면에선 과소평가 되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

'런타이둬,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는 이 책에서 계속 나오는 말이다. 나는 이 말들이 부정적으로 다가 왔다.

 

과소든 과대든 중국은 지금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며, G2로서 위용을 발하고 있다.

또 희멀건하게 웃는 짐꾼을 김현곤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남자는 전형적인 중국인이었다. 삶의 고난과 고통스러움을 묵묵히 참아내고 끈질기게 견디어내는, 그 무서울 정도의 인내심. 그것이 중국 특유의 기질이었다. 

 

 

2권에서는 중국의 역사, 문화 등등 중국이 많이 드러나 있다.

 

2권을 읽으면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 문물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다.

중국은 땅떵이가 넓은 많큼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 역사가 긴 만큼 많은 많은 왕조와 지배자들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문화,역사 유적이 있다.

1권이 중국의 현대라면, 2권은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중국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작년에 중국에 갔었는데, 난 그 때 중국의 과거는 거의 보지 못하고, 현재의 중국만 보고 온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그 역사도 제대로 걸어보고 싶다.

"책을 읽고 또 읽어라. 학교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부족을 책을 읽어서 채워야 한다. 책이 가장 좋은 스승이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만이 세상사를 통달할 수 있다."-왕링링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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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세계평화 VivaVivo (비바비보) 21
모리스 글레이츠먼 지음, 최설희 옮김 / 뜨인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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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꿈은 세계평화"

 

이 책의 주인공은 이제 14살인 소년 벤이다. 큰 정육점을 4개나 하는 아버지  덕에 잘 먹고 잘 살고,

별 부족함 없이 큰 남자 아이이다. 벤은 어느 날 엄청난 걸 깨닫게 된다.

왜 하필 나지? 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뚫어져라 보았다. 어째서 다른 애들이 아니고 나야? 혹시 다른 애들한테도 일어났는데 아직 모르고 있는 거 아닐까? 벤은 늘 관찰력이 좋다고 자부해 왔는데 일이 이렇게 되도록 알아채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빠에게 물려받은 남다른 관찰력으로 여태 몰랐다니. 정말 말도 안 된다. 

 

벤은 어느 날 놀라운 사실을 깨닫고 그 일에 대해 고찰 한다. 헐벗은 여자가 나온 잡지를 보고, 화장실에 들어가 한 동안 나오지 않으며 자신을 보기도 한다. 그에게는 어마어마한 고민이 있었다.


론은 두려웠다. 이런 느낌이 처음은 아니었다. 늘 타이밍이 엇나가는 느낌이다. 슈퍼마켓에서 카레 재료를 잔뜩 사가지고 나오면 그가 나오자마자 세일이 시작됐다. 급히 대출을 막고 나면 대출 금리가 폭락했다.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이 맛있는 건 모두 먹어치우고 맛없는 빵만 남겨 놓았다. 론은 차고 앞에 늘어선 자신의 값나가는 물건들 우울하게 쳐다보았다. 
"몇 마디면 돼. 하기 싫은 일도 해야지. 그게 인생이잖아."

 

그의 부모는 그가 사춘기가 왔다고 생각헸다. 엄마인 다이는 아빠인 론에게 벤의 성교육을 부탁한다.

론은 자신이 없다.


줄곧 따라다녔던 묘한 느낌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벤은 높게 쌓아 올린 잡지더미를 가리켰다. "세상에 이렇게 끔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린 어떻게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죠?"

그렇다. 아빠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섹스뿐이었던 거다. 세상에는 이렇게 심각한 일이 잔뜩 일어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묻고 싶은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답답했다. 하지만 벤은 알고 있었다. 답을 알게 된 후에도 힘들고 괴로울 거라는 사실을. 

 

사춘기 소년의 성에 관한 질문을 상상하며 벤의 방에 들어간 론은 더 어려운 질문에 처했다.

타임지의 기아에 대한 기사는 식수의 부족으로 깡마른 헐벗은 원주민의 사진 옆에 있었다.

벤은 한 편으론 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은 걸로 안심하며 얼버무리고 자리를 떴다.

벤에게는 답이 없는 질문만 남았다.

론과 다이는 충격에 휩싸여 아들을 쳐다보았다. 얼룩덜룩한 갈색 피부, 사타구니를 감싸고 있는 새하얀 식탁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빡빡머리까지. 이건 정말 서프라이즈 파티, 아니 대형사고다. 

"제 몸은 단단히 묶을 수 있지만, 마음까지 묶을 수는 없을 걸요."

 

아빠, 엄마, 누나 가족들에게 세계평화에 대해 물었지만, 그들은 대답을 주지 않았고..관심도 없었다.

벤은 어느 날 식탁에서 론의 농담과 그 농담에 웃는 가족들을 보며 큰 충격을 받고

가족들이 세계평화에 신경 쓸 수 있도록 충격요법을 강행하기로 한다.

 

첫 번 째는 파티에 선탠크림을 바르고 안경을 쓰고, 식탁보로 옷을 입고, 머리를 미는 것이다.

이 묘사에 떠오른 건 간디였다. 벤은 간디 코스프레를 하려고 했던 것일까?

가족들은 충격을 받고 그를 어떻게 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그는 그 이후에도 많은 사고를 친다.

아버지의 계약에 나타나 계약이 깨질 뻔 하기도 한다.

 

결국 론과 다이는 벤을 혼내기 대신 무시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편해요?" 벤이 직원을 내려다 보았다. "하루에 4만 명이나 되는 어린애들이 굶어 죽어 가는 현실이 편하냐고요? 아저씨는 그게 편해요?" 주위에서 쑥덕거리던 여자들의 입이 순간 얼었다. 점원은 샌들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소년의 엄마를 보았다. 이 여자는 어떻게 이토록 침착할 수 있는 걸까. 벤도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이 문제 많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이토록 침착할 수가 있는 걸까. 

그래, 물론 엄마 아빠는 가끔 섹스도 해야 하고, 일도 하고, 테니스도 치러 가고 바쁜 건 안다. 하지만 그런 걸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일 년 내내 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부모님이 세계의 불행을 무시하면서 흘려보내는 시간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엄마 아빠가 세계의 불행에 관심을 보이게 할 방법이 정말 없는 걸까?

 

몸에 하얀 식탁보 하나 걸친 선탠크림을 발라 얼룩덜룩한 갈색피부의 박박머리 소년과 신발을 사러 나왔다?

생각만 해도 '세상에 이런 일이'출연감이다.

다이는 부끄럽고 부끄럽고 부끄러웠지만, 그 상황을 무시하며 태연을 가장한다.

 

그러나 결국 벤의 계속된 저항(?)에 무너지고 만다.

"벤, 집에 돌아가도 네가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은 충분히 많아."

정말 아무것도 없이 살 수 있을까? 소나무틀 침대와 카펫, 전신 거울이 붙은 옷장, 노란 상판의 책상, 휴대폰, 컴퓨터, 손으로 직접 무늬를 그려 넣은 커튼, 최신식 삼파장 스탠드, 불이 들어오는 지구본까지.....정말 이런 것들 없이 살 수 있을까. 불가능 할 것 같았다. 그 말은 내가 세계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벤은 그러다 '동지'를 만난다. 모피코트 반대시위를 하며, 닭장에서 닭을 풀어주는 여자를 만난다.

결국 그녀의 집으로 가출 나온 벤은 그녀가 사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식사는 가장 저렴한 캔으로 그것도 돈 걱정을 하면서 먹고,

집은 바깥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녀.

 

결국 벤의 가출은 하루를 못 넘기고 집으로 돌아 오게 된다.

 

벤은 또 한 번의 사고를 치게 된다.

대형육류마트를 열게 된 론의 기념파티에서 벤은 돼지고기 퍼포먼스(?)를 하게 되고,

충격받은 론은 심장이 멎는다.


일주일 전에 중환자실 앞에서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졌다. 일주일간 집중 관리를 받은 덕에 아빠는 깨어났다. 그리고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수백만 명의 사람이 죽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희생으로 아빠가 깨어난 게 아니라는 걸 벤은 알고 있었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건 바로 오글거리게도, 행복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클레어 사이에 앉아 기지개를 켜고 있는 남편을 보았다. 건강하게 그을린 론은 행복해보였다. 다이는 론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마침내, 평범한 한 가족이 평범한 휴가를 오게 되었노라!"

 

론이 살아나긴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워커홀릭이다.

벤은 여전히 세계를 걱정하고 세계평화를 추구하지만, 가정의 평화를 깨트리진 않는다.

다이는 여전히 아이 둘에 치이지만 남편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고

누나인 클레어는 자신감을 찾았다.

 

그건 '오글거리게도' 행복이었다.

 

소년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위를 한다는 건

새롭게 다가왔고, 흥미로웠다.

소년이 벌이는 일은 외국에서 많이 하는 시위 같았다.

 

이 책을 보면서 소년의 질문은 어느새 나의 질문이 되었다.

세상에 못 먹고, 못 입고, 못 마시고, 못 배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참 잘 살고 있구나.

제 삶에 대해서도, 사회 문제에 대한 저의 관심도도 반성이 되었다.

 

내 꿈은 세계평화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평화를 바라지 않는 것은 더욱더 아니다.

세계평화가 당연해지는 그 날까지....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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