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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정글만리3"
정글만리의 마지막 권이다. 1권이 지나가고 2권이 지나가고...
이야기가 계속 될 수록 과연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가 바로 성형이고, 티비프로그램을 봐도 중국에는 성형 열품이 불고 있는 것 같다.
정글만리 1권의 시작에서 성형외과의사 서하원이 들어와 성형일을 하게 되고,
중심 주인공인 전대광의 아내도 성형이야기를 한다.
성형은 중국에서 하나의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성형을 수출하고.. 성형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드는 우리나라는 좀 대단한 것 같다.
"사람이 귀해야 바뀌든 말든 하지요. 중국은 끝없이 런타이둬에요, 런타이둬! 그러니 바뀔 필요가 없지요."
이 책을 읽으며 충격적이었던 것 하나는 인부들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도 공사판 복지가 안 좋지만..
한 사람이 분신자살을 했는데 다음 날 뉴스 한 줄도 없었다는 글은 정말 충격이었다.
런타이둬...라는 말이 가슴에 박혔다. 무서운 말이다.

중국사람들은 돈을 얼마나 무섭게 밝히는가.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돈을 놓치지 말아라"하지 않았는가. 그런 사람들이 "일본과 전쟁이 붙으면 전재산을 내놓겠다."고 하다니! 그 시퍼런 증오는 감동이었다.
작가의 의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1, 2권에서는 그저 판단 정도였던 일본에 대한 감정이 3권에서는 명백한 증오가 되었다.
난징 대학살 박물관 관람 및 세미나로 시작한 증오는 반일 시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났다.

계란도 아까워서 가짜계란을 챙겨 왔다는 리옌링.
웃음이 나왔다.
일본은 우리나라가 제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중국도 일본을 증오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라에 정책이 있으면 우리에게는 대책이 있다.'
"그래, 엉망인 것 같으면서 진지하고, 무질서한 것 같으면서 질서가 있고, 짝퉁천국이면서 이런 진귀한 것도 만들어내고, 알다가도 모를 나라야."-도요토미 아라키
반일 시위와 일본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정이 더더 안 좋아짐에 따라 일본 상사원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책은 계속해서 다른 나라의 시각으로 본 다른 나라가 보인다.
중국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 일본
한국인의 시각에서 본 중국, 일본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 중국
이 시각에 이 책의 흥미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사업에서 술은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의 한 가지지만, 술은 상대방을 취하게 하려고 사는 것이지 내가 취하려고 사는 게 아니오-전대광
상사원으로서 '장글만리'라는 이 책에서 주인공이자 중심화자인 전대광이 사업을 하기 위해 퇴직을 결심한다.
그러면서 후배를 키우는 모습이 나온다. 꽌시를 얻는 법, 중국인들을 대하는 법, 사회생활하는 법까지 꽤 많은 페이지를 쓰인다.
전대광의 교육은 상사원 강정규에게 유용할 뿐 아니라 많은 직딩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나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고달프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고, 외롭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더냐. 자기 인생은 자기 혼자서 갈 뿐이다. 남이 가르쳐 주는 건 그 사람이 겪은 과거일 뿐이고, 네가 해야 할 일은 혼자서 겪어 나아가야 하는 너의 미래이다.'-전대광

중요한 것은 딱 한 가지요. 중국과 중국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려는 마음가짐이오. 그러면 공해도 별 문제 아니게 되고, 가래침 뱉고 지나가는 길바닥에서 1위안짜리 국수를 사 먹어도 맛있소. -전대광
진심으로 사랑하라. 흔한 이야기지만,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인지.
이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책은 끝났지만, 이 먹고 먹히는 세계란 정글 속에서 살아남는 일은 계속된다.
정글이 만리다.
이 책을 보며 사회에 대해, 근처 이웃 나라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현대의 국제 정세를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역사 안에서의 삼국을 볼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역시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조정래님의 정글만리의 인기에도 이유가 있다.
책은 좋아하지만, 장편에는 약한 내가 이리 순식간에 결말을 아쉬워하고 있을 줄이야.
다시 한 번 조정래님의 필력에 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