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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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의 저자 바버라 립스카는 신경과학자이자 분자생물학자인 뇌 전문가입니다.

그러나 임상의는 아니고,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산하 인간두뇌수집원 원장입니다.

그곳에서 30년간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의 뇌 조직과 세포, 분자 연구를 통해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온 뇌신경과학자입니다.

특히 조현병의 원인을 전두피질에서 발견한 장본인입니다.

이 발견은 전 세계에서 크나큰 관심을 받으며 '조현병의 신생아 해마 병변 모델' 또는 짧게 줄여 '립스카 모델'로 알려졌습니다.


이 책은 뇌과학 연구 보고서가 아닙니다.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 바버라 립스카의 생존기입니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밝은 에너지가 넘쳤고, 무엇이든 절대 포기하지 않도록 스스로 훈련할 정도로 강인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뇌가 망가지는 순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습니다.


2009년에는 유방암 3기를, 2011년에는 가장 치명적인 형태의 피부암인 흑색종 1B기를 이겨냈고,

2013년 국립정신보건원 산하 뇌 은행 원장으로 임명되어 조현병과 같은 질병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전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잘되어갈 것만 같은 그때... 2015년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습니다.

실제 손목이 잘린 것이 아니라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증상입니다. 그건 바로 뇌종양의 증상.

유방암과 흑색종은 종종 뇌로 전이되어 뇌 뒤쪽에서 시각을 통제하는 영역인 후두엽에 생긴 뇌종양 때문에 이런 기괴한 시각 상실 증상이 벌어집니다.


2015년 6월, 아무런 경고 없이 뇌에 전이된 흑색종으로 인해 정신질환에 빠져들었고 그 상태는 약 두 달간 지속되었습니다.

너무나 끔찍한 건 뇌가 파괴되는 동안 가족들과의 관계도 파탄 직전이었는데 당시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남편 미레크와 딸 카시아는 병원에서 돌아온 그날 저녁의 바버라를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에 나오는 어린 소년 카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바버라의 텅 빈 눈빛과 싸늘한 표정, 신랄한 말들... 놀랍게도 바버라는 자신이 얼마나 지독하게 굴었는지는 전혀 모른 채 도리어 주변 사람들이 음모를 꾸민다고 확신했습니다.

뇌수술과 임상 시험 면역치료 이후 바버라의 전두엽은 공격을 받는 중이었고, 그로 인해 성격이 변했던 것입니다. 여섯 개의 종양과 그 주변의 부기가 자기 성찰을 하는 부위인 전두엽의 작동을 멈춰버렸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전두엽의 이상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멀쩡한 전두엽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장애를 인지하는 못하는 것은 정신질환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특징입니다. 조현병이나 양극성장애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처음에는 부인이나 대처 기제로 보일지 모르나 사실은 그 병 자체가 발현되는 양상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것을 믿지 않으므로 치료를 거부하기 때문에 치료할 방법이 없습니다.


뇌종양과 정신질환이라는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 뒤, 치료에 성공한 저자는 정신장애의 어두운 세계에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바버라는 수십 년간 뇌를 공부하고 정신질환을 연구해왔지만, 자신이 몸소 정신질환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 고통을 온전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은 눈의 여왕에게 잡혀간 카이를 찾아나섰던 겔다처럼 끝까지 바버라 곁을 지켜줬습니다.

특히 남편 미레크는 감동적인 말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일축합니다.


"인생은 팀 스포츠야!"  (362p)


바버라는 이 책을 통해서 뇌과학자 입장이 아니라 아팠던 사람으로서 진심어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암이 환자의 잘못이 아닌 것과 똑같이 정신질환도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신질환을 대하는 가장 적절한 태도는 공감과 치료법을 찾으려는 헌신임을 깨닫게 하는 일에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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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특별한 직업
알라 구트니첸코 지음, 줄리아 콜로모에츠 그림, 김선희 옮김 / 스푼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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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커서 무슨 일을 하게 될까요?

아직은 잘 몰라요. 요리사, 화가, 소방관, 의사, 과학자, 축구선수...

세상에 대해 배우고, 알게 될수록 하고 싶은 일들도 점점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자신에게 꼭맞는 일을 선택할 날이 오겠지요?


<우리 가족의 특별한 직업>은 어린이들을 위한 직업 그림책이에요.

주인공 안드리코는 어른이 되면 판다 사육사나 강아지 조련사가 되고 싶어요. 또 어떤 때는 천문학자나 열기구 조종사가 되고 싶기도 해요.

아직 확실하게 정한 건 아니에요. 뭘 선택하든, 이 세상에서 특별한 직업을 갖게 될 거예요.

왜냐고요?  안드리코의 가족은 모두 정말 신나고 특이한 일을 하거든요.

지금부터 그 특별한 직업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예쁜 그림 덕분에 직업의 특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첫 장면에서 안드리코는 가족들의 사진을 한 장씩 붙이고 있어요.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책을 다 읽은 후에 알아맞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빠는 고생물학자예요. 아주 오래전에 죽은 생물의 화석을 발굴해 연구하는 일이에요.

고생물학자들이 사용하는 도구들은 모종삽, 망치, 괭이, 스쿠루드라이버, 송곳, 전동드릴, 빗자루, 카메라, 동물뼈 보존을 위한 석고 용액, 실험실로 뼈를 담아 보내기 위한 상자, 지도, 나침반, 헬멧, 장갑 등등 정말 많네요. 아주 오래전 지구에 살았으나 지금은 멸종된 동물들 중 공룡이 그림으로 소개되어 있어요.

엄마는 꽃집에서 일해요. 플로리스트예요. 언뜻 보면 평범한 직업 같은데 실제로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색에 대한 감각도 남달라야 한대요. 무엇보다도 꽃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해요. 플로리스트에게 필요한 도구는 꽃집에서 봤던 것들이라서 익숙해요. 꽃가위, 니퍼, 모종삽, 플로랄 폼, 플로랄 테이프, 침봉, 물뿌리개, 분무기, 화분, 꽃병, 앞치마 등등 꽃다발을 만들거나 화분에 식물을 심을 수 있는 도구들이에요. 장미, 안개꽃, 카네이션, 은방울꽃, 안개꽃, 소국... 그밖에 꽃이름은 공부해야 될 것 같아요.

세르지 할아버지는 양봉 일을 해요. 양봉가는 벌을 길러 꿀을 얻는 사람이에요. 달콤한 꿀은 좋지만 윙윙 날아다니는 벌은 무서워서 양봉 일은 아무래도 구경만 해야 될 것 같아요. 대신 벌집 모양으로 된 미로찾기 놀이를 해볼까요?

올렉시 할아버지는 티 테스터예요. 차를 맛보고 감정하는 일을 해요. 다양한 종류의 차를 섞어 새로운 차 맛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에 향기와 미묘한 맛에 대해 남다른 감각이 필요해요. 책에는 홍차, 녹차, 황차, 백차, 우롱차, 보이차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적정온도와 우려내는 시간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라 누나는 수의사예요. 그런데 동물만 돌보는 게 아니라 판다를 안아주는 일도 한대요. 하루에도 몇 번씩 판다를 안아주고, 사진도 찍고, 의료일지에 꼼꼼하게 기록한대요. 세상에나, 귀여운 판다를 좋아하지 않을 어린이가 있을까요. 그러니 판다를 돌봐주는 건 이 세상에서 최고의 일인 것 같아요.

사촌 릴리아 누나도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해요. 누나는 강아지 조련사예요. 강아지를 보살피고 훈련시켜요. 훈련받은 강아지들은 경찰을 돕고, 국경을 지키고,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어요. 훌륭한 강아지 조련사는 인내심이 많고 끈기와 균형 감각이 있어야 해요.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이겠죠?

시베리안허스키, 닥스훈트, 독일세퍼드, 달마티안, 푸들, 골든리트리버, 치와와, 불테리어, 퍼그, 프렌치불도그... 생김새는 달라도 저마다 귀엽고 멋진 것 같아요.

올레 사촌 형은 열기구 조종사예요. 열기구는 하늘 위 11킬로미터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어요. 열기구 조종은 굉장히 흥미롭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열기구 조종을 위해 필요한 물건, 장비 및 기타 도구들을 보니 모험가가 된 기분이 들어요. 이건 비밀인데, 안드리코가 가장 되고 싶은 직업이래요.

고소공포증이 없고, 모험을 즐기는 어린이라면 열기구 조종사처럼 멋진 직업은 없을 것 같아요.

이어호르 삼촌은 피자 만드는 일을 해요. 삼촌은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끝내주게 맛있는 피자를 구워요. 쩝쩝, 피자 생각을 하니까 입에 침이 고이네요. 맛있는 피자를 만들지는 못해도 아주 먹음직스럽게 잘 먹을 자신은 있어요.

소피아 할머니는 방송국에서 전문 수화 통역사로 일해요. 수화는 말을 듣거나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몸짓언어예요. 간단하게 자음 19자와 모음 17자 수화가 나와 있어요. 오호~ 신기해요.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수화와 연결시키니까 손 동작이 글자로 보이네요.

올리아 숙모는 건축가예요. 건축가는 설계도를 그려요. 건축가가 되면 설계한 건물 덕분에 널리 이름이 알려지기도 해요.

유명한 건축가와 건축물을 살펴볼까요?

안토니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대성당,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가 있어요.

조이아 누나는 장난감 회사에서 유리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어요. 유리 공예가거든요. 유리 공예은 섬세하게 유리를 다루는 일이라서 조심스럽고 위험하지만 흥미로운 직업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유리 공예를 보면 유리 공예가는 기술자보다는 예술가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비탈리티 할아버지는 천문학자예요.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찰하고 연구해요. 천문대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는 일은, 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책에 나오는 직업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직업들이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부터 하나씩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직업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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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결 - 결을 따라 풀어낸 당신의 마음 이야기
태희 지음 / 피어오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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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결>은 태희 작가님이 들려주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예요.

우리는 흔히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경우를 '결이 다르다'라고 표현해요.

이때 '결'이란 나무, 돌, 살갗, 비단 따위의 조직이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를 뜻해요.

그래서 '마음의 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좀더 뚜렷하게 보여주는 모든 것들을 담고 있어요.


이 책은 우리가 삶에 대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내려놓음', 즉 모든 삶이 그럴 수도 있음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하는 거라고 이야기해요.

그건 자신의 삶뿐 아니라 타인의 삶을 바라볼 때도 똑같아요. 우리의 삶은 하나의 정답으로 설명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이 책은 여러 가지의 결을 따라 마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남들에게 보여주는 삶에 지쳐있다면

... 우리는 살아가며 문득 밀려오는 회의감에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돌아보는 때는,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때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회의감이 든다고 말한다.

... 조금 남들을 의식한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금 당장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 세상에는 무조건 나쁜 것, 잘못된 것은 없다.

그것을 내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삶에 영향을 미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 당신의 삶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18-19p)


착한 사람이라는 프레임, 욱하는 감정, SNS 인간관계에 드는 회의감, 우울한 날, 직장 내 인간관계의 어려움, 질투, 무기력, 의기소침, 지루함, 외로움, 오해와 상처, 사랑과 이별, 이별 후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들, 진정한 친구와 우정 등등.

이 책에서 들려주는 마음 대처법은 해결책보다는 위로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누구나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혹은 누군가로 인해서 힘들고 아플 때가 있다는 것.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말 것.

나 자신이 나를 귀히 여기고 스스로를 당당하게 여기는 것부터 시작할 것.


근래 부모님께 훌륭한 자식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으로 편지를 쓴 적이 있어요.

편지를 읽은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셨어요. 그런 마음일랑 갖지 말라고, 지금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고.

책에서 똑같은 문장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존재만으로 부모님의 자랑이자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임을."  (220p)


다른 건 다 잊어도, 그것만 기억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존재만으로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에요. 부정적인 감정들은 마치 먼지처럼 켜켜이 쌓이는 것 같아요.

훌훌 털어내세요.

마음의 결을 따라 읽어보세요.

당신의 삶을 결코 틀리지 않았어요.

그 말이 흔들리던 제 마음을 단단히 잡아줬어요.

어쩌면 누군가에게도 이 책이 위로와 힘이 될 것 같아서, 그 마음을 선물하고 싶네요.

​당신은

반드시 잘 살아야 한다, 여 보란 듯이

가끔 안타까운 상황들을 볼 때가 있다. 과거의 상처나 잊고 싶은 기억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잇다.

그것이 말에 의한 기억이든,

육체적 성적 트라우마든,

왕따나 학교 폭력이든,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이든,

결코 그것이 당신의 삶의 가치를 좌지우지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 감정을 흘려 보내기 위해 억지로 용서를 하거나,

그것에 얽매여 계속 상대방을 원망하며 살 수도 없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일은,

지금, 오늘 하루를,

이 순간을 내가 더 잘 살아가는 것이다.

... 내가 괴로워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진심으로 죄책감을 안을까?

아니다.

그런 것들로 인해서 그들에게 내 아픔이 전해지지 않는다.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보란 듯이 잘 살아가는 것이다.

좌절해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 내 삶의 가치는 결코 타인에 의해,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타인이 만들어놓은 상황에 의해 매겨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내가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238-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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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걸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 지음, 제나 크라제스키 엮음, 공경희 옮김, 아말 클루니 서문 / 북트리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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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걸>은 나디아 무라드의 자서전입니다.

우리에게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은 낯선 미지의 땅입니다.

뉴스를 통해 간간히 들리는 전쟁, 테러, IS의 잔혹한 범죄들이 너무나 끔찍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지옥 같은 현실을 봤습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나디아 무라드는 생존자이자 침묵을 거부한 용사입니다.

그녀의 고향 코초는 이라크 북쪽 지역에 있는 작은 야지디 마을입니다.

야지디는 고대 일신교로, 성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고 합니다. 중동의 여러 종교와 공통점이 많지만, 엄연히 다른 종교입니다. 오늘날 세계에 사는 야지디는 겨우 백만 명 정도이며, 수백 년 동안 다른 종교 집단들에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2014년 이전에도 외부 세력들이 73차례나 야지디를 공격하고 파괴시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야지디에 대한 공격을 오스만어로 '피르만(firman)'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야지디는 이라크의 수니파 아랍족과 수니파 쿠르드족 사이에 끼어 살았습니다.

이라크는 항상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수니파 마을들은 점점 야지디에 대한 증오를 키워갔고 급기야 폭력으로 번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2014년 초여름, 나디아는 고교 졸업반 준비로 바쁜 시기에 마을의 두 농부가 납치되면서 동시에 닭 한 마리와 병아리 몇 마리를 도난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납치범들이 가축 중 암탉, 병아리들, 양 두 마리만 훔쳐간 이유가 무엇인지 모른 채 2주가 흘렀습니다.

그즈음 ISIS가 코초와 신자르 대부분을 점령한 상태였습니다. 훗날 모든 코초 주민들을 학교로 몰아넣었던 ISIS 무장 단체원이 마을 여자들에게 납치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암탉과 병아리들을 가져간 것은, 야지디 여자들과 애들을 데려갈 거라는 경고였고, 숫양을 가져간 것은 부족 지도자들을 데려가 죽일 계획이라는 뜻이었습니다.

ISIS는 야지디를 집단 학살했고, 여자와 아이들을 끌고가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어린 소년들은 세뇌시켜서 야지디라는 이유로 어머니를 증오하게 만들고, 여자들은 성 노예로 사고 팔았습니다.

가장 힘없는 약자에게 행해진 폭력의 참상은 지옥 그 자체라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입니다. 종교가 인간을 구원하기는커녕 타인의 영혼을 파괴하고, 스스로 타락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 건지...


"신이 그걸 원하셨던 거야, 나디아. 신은 네가 살아서 집에 오기를 바라셔."  (276p)


이라크와 시리아에는 ISIS와 그들의 추종자 같은 악마만 있는 게 아니라 나디아의 탈출을 도와준 나세르네 같은 가족도 있었습니다. 사실 나세르의 가족은 나디아를 도우면서 처음엔 죄책감이 든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완전히 변했습니다. 노예가 된 여자들을 더 많이 돕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놀랍게도 야지디를 구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자신들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야지디를 도왔습니다.

신이 전쟁과 악인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간의 선한 의지를 일깨워줄 수는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나디아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ISIS의 범죄를 세상에 낱낱이 밝혔습니다. 나디아의 용기있는 행동 덕분에 UN은 ISIS가 야디지족에게 저지른 짓을 집단 학살로 공식 인정했으며 캐나다는 야지디 난민을 더 많이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디아 무라드의 목소리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인권 운동가로 변신했습니다.

나디아 무라드는 2018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정의와 가해자 처벌만이 존엄성을 되살리는 유일한 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391p)


신이 함께 하기를,

종교는 달라도 신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합니다.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삼는 무리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기에, 그들을 단죄할 수 있는 건 신이 아닌 칼인 것 같습니다. 정의의 칼.

<더 라스트 걸>은 나디아 무라드가 이 세상에서 자신과 같은 사연을 가진 마지막 여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은 책입니다.

책을 덮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고통과 감동이 교차했습니다.



***  ISIS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는 2003년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에서 출발해,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로 거점을 옮겨 활동하였으며 세력을 넓혔다.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로, 집단 학살과 잔인한 테러를 일삼았다.

ISIS 는 IS (Islamic State)가 그들 스스로 국가 수립을 선언하기 이전의 이름이다.

2019년 현재 IS 는 대부분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에서는 IS 와 ISIS 가 혼용되어 쓰였음.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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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분 손가락 요가 달력 - 막힌 기혈을 풀고 유연성을 높이는 손가락 요가!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달력 시리즈 6
다츠무라 오사무 지음, 정윤아 옮김 / 이덴슬리벨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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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달력 시리즈》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키우기에 제격이거든요.

탁상달력 형태로 만든 것이 굿아이디어예요.

식탁 위에 놓아두면 짬짬이 시간이 날때마다 활용할 수 있어요.


<하루 1분 손가락 요가달력>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손가락 마사지 운동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저자 다츠무라 오사무는 요가와 호흡법의 세계적 권위자라고 해요.

'손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는 말처럼 손은 온몸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손가락 자극만으로도 전신을 자극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손가락 요가는 간단한 손동작으로 막힌 기혈을 풀어주고 '기'의 흐름을 활발하게 만들어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요.


평소 손바닥에 기본 뜸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뜸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 번거로워서 자주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손가락 요가는 이 책만 있으면 다른 준비물은 필요가 없어서 편리한 것 같아요.

손가락 요가 달력 사용법은 다음과 같아요.

매월마다 오늘 날짜가 적혀 있는 페이지를 열고, 이미지를 보면서 번호 순서대로 따라 하면 돼요.

평소 증상이 있는 부위를 체크해 해당 페이지를 중심으로 실천할 수도 있어요.

손가락 요가 방법 이외에도 건강 정보가 짝수 페이지, 반대편에 나와 있는데 내용이 알차고 유익해요.


건강 정보>  머리를 맑게 하는 차

농촌진흥청의 조사에 따르면 만성 피로와 무력감, 나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미자, 구기자, 산수유와 같은 약초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오미자는 피로회복과 간 기능 강화에 효과가 있고,

구기자는 특히 눈이 지친 사람에게 좋다.

산수유는 나른할 때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46p)


스탠드형 스프링북이라서 언제든지 휴대하기도 편하고, 수시로 건강 체크를 하며 건강을 위한 손가락 요가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손가락 요가 방법은 크게 '기본 코스'와 '셀프 힐링 코스'로 나뉘어져 있어요.

기본 코스는 기본적인 손가락 자극 방법으로, 이 모든 과정이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다음으로 셀프 힐링 코스는 몸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법과 좋지 않은 몸 상태를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나누어 필요할 때마다 선택해서 실시할 수 있어요.

또한 가족간에 서로 손가락 요가를 해주니까 화목한 시간을 만들 수 있어서 더욱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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