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걸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 지음, 제나 크라제스키 엮음, 공경희 옮김, 아말 클루니 서문 / 북트리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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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걸>은 나디아 무라드의 자서전입니다.

우리에게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은 낯선 미지의 땅입니다.

뉴스를 통해 간간히 들리는 전쟁, 테러, IS의 잔혹한 범죄들이 너무나 끔찍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지옥 같은 현실을 봤습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나디아 무라드는 생존자이자 침묵을 거부한 용사입니다.

그녀의 고향 코초는 이라크 북쪽 지역에 있는 작은 야지디 마을입니다.

야지디는 고대 일신교로, 성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고 합니다. 중동의 여러 종교와 공통점이 많지만, 엄연히 다른 종교입니다. 오늘날 세계에 사는 야지디는 겨우 백만 명 정도이며, 수백 년 동안 다른 종교 집단들에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2014년 이전에도 외부 세력들이 73차례나 야지디를 공격하고 파괴시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야지디에 대한 공격을 오스만어로 '피르만(firman)'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야지디는 이라크의 수니파 아랍족과 수니파 쿠르드족 사이에 끼어 살았습니다.

이라크는 항상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수니파 마을들은 점점 야지디에 대한 증오를 키워갔고 급기야 폭력으로 번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2014년 초여름, 나디아는 고교 졸업반 준비로 바쁜 시기에 마을의 두 농부가 납치되면서 동시에 닭 한 마리와 병아리 몇 마리를 도난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납치범들이 가축 중 암탉, 병아리들, 양 두 마리만 훔쳐간 이유가 무엇인지 모른 채 2주가 흘렀습니다.

그즈음 ISIS가 코초와 신자르 대부분을 점령한 상태였습니다. 훗날 모든 코초 주민들을 학교로 몰아넣었던 ISIS 무장 단체원이 마을 여자들에게 납치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암탉과 병아리들을 가져간 것은, 야지디 여자들과 애들을 데려갈 거라는 경고였고, 숫양을 가져간 것은 부족 지도자들을 데려가 죽일 계획이라는 뜻이었습니다.

ISIS는 야지디를 집단 학살했고, 여자와 아이들을 끌고가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어린 소년들은 세뇌시켜서 야지디라는 이유로 어머니를 증오하게 만들고, 여자들은 성 노예로 사고 팔았습니다.

가장 힘없는 약자에게 행해진 폭력의 참상은 지옥 그 자체라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입니다. 종교가 인간을 구원하기는커녕 타인의 영혼을 파괴하고, 스스로 타락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 건지...


"신이 그걸 원하셨던 거야, 나디아. 신은 네가 살아서 집에 오기를 바라셔."  (276p)


이라크와 시리아에는 ISIS와 그들의 추종자 같은 악마만 있는 게 아니라 나디아의 탈출을 도와준 나세르네 같은 가족도 있었습니다. 사실 나세르의 가족은 나디아를 도우면서 처음엔 죄책감이 든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완전히 변했습니다. 노예가 된 여자들을 더 많이 돕겠다고 맹세했습니다. 놀랍게도 야지디를 구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자신들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야지디를 도왔습니다.

신이 전쟁과 악인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간의 선한 의지를 일깨워줄 수는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나디아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ISIS의 범죄를 세상에 낱낱이 밝혔습니다. 나디아의 용기있는 행동 덕분에 UN은 ISIS가 야디지족에게 저지른 짓을 집단 학살로 공식 인정했으며 캐나다는 야지디 난민을 더 많이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디아 무라드의 목소리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인권 운동가로 변신했습니다.

나디아 무라드는 2018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정의와 가해자 처벌만이 존엄성을 되살리는 유일한 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391p)


신이 함께 하기를,

종교는 달라도 신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합니다.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삼는 무리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기에, 그들을 단죄할 수 있는 건 신이 아닌 칼인 것 같습니다. 정의의 칼.

<더 라스트 걸>은 나디아 무라드가 이 세상에서 자신과 같은 사연을 가진 마지막 여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은 책입니다.

책을 덮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고통과 감동이 교차했습니다.



***  ISIS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는 2003년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에서 출발해,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로 거점을 옮겨 활동하였으며 세력을 넓혔다.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로, 집단 학살과 잔인한 테러를 일삼았다.

ISIS 는 IS (Islamic State)가 그들 스스로 국가 수립을 선언하기 이전의 이름이다.

2019년 현재 IS 는 대부분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에서는 IS 와 ISIS 가 혼용되어 쓰였음.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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