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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늘 위에서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리고 있어 - Novel Engine POP
코가라시 와온 지음, 나나카와 그림, 이지연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9년 5월
평점 :
고등학생들의 삶이란... 아이고, 의미없다...
이미 오래 전의 일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미스즈라면?
<이 하늘 위에서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리고 있어>의 주인공은 고등학생 미스즈 이치즈카입니다.
기말시험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교내의 이곳저곳에서 작은 환호성이 일었습니다.
"끝났다!"
방과 후, 교실 뒤에 모인 여학생들이 모두 똑같이 해방감에 벅찬 함성을 지르고나서 어김없이 시험에 대한 무의미한 반성과 불평을 늘어놓을 때,
미스즈는 달랐습니다.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기만 했습니다. 굳이 말해봐야 달라질 것도 없는데 뭣하러...
그래서 어쩐지 혼자만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현실적인 고민은 여느 고등학생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공부는 어렵고 운동은 지루하고, 친구관계는 귀찮을 때가 많고, 유행하는 소설도, 영화도, 음악도, 애니메이션도, 만화도, 게임도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고, 가끔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해도 대개 중단된 채 끝이 납니다. 대개 속마음이 이러면 공부도 안하고 방황할 것 같은데, 미스즈는 굉장히 모범적인 학생입니다.
솔직한 심정은 도태되기 싫어서, 달리 잘하는 게 없어서 열심히 공부하는 건데 다행히 성적이 우수한 편이라 자존심은 지켰다고 해야 되나.
암튼 시험도 끝났고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으니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뒹굴뒹굴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시야에 수상한 형체가 비집고 들어와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와이셔츠와 슬랙스 차림의 남학생이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도로 옆의 잡목림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음, 이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봤던 시계 든 토끼 장면과 닮은 듯.
미스즈는 더위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 학생을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한가하니까 몰래 따라가 보자면서 잡목림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잡목림으로 둘러싸인 원형의 공터에는 끔찍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 남학생은 잡동사니를 헤집고 있는 중.
미스즈가 자신도 모르게 앗, 소리를 내는 바람에 잡동사니가 와르르 쏟아져서 남학생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미스즈가 너무나 당당해서 뻔뻔하다면 그 남학생은 어수룩할 정도로 순진하고 착한 느낌이라는 것.
알고보니 그 작은 체구의 남학생은 미스즈와 같은 반인 아즈마야 토모히로.
그날 이후, 미스즈는 무엇에 홀린 듯 그 잡목림에 갔습니다. 도대체 아즈마야는 잡동사니 산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집요하게 묻는 미스즈에게 아즈마야가 털어놓은 비밀은... 바로 로켓을 만드는 중이라는 것, 그것도 우주까지 날아갈 수 있는 로켓.
아이고, 다 큰 고등학생이 폐고물로 로켓을 만들어 우주까지 날아가는 꿈을 꾸고 있다니...
미스즈는 아즈마야에게 '잡동사니 왕'이라고 부르며 놀렸지만 이상하게 아즈마야의 꿈이 부러웠습니다. 잡동사니를 모으고, 로켓을 만드는 아즈마야가 정말 즐거워보여서.
문득 미스즈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뭐가 하고 싶은 건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즈마야 때문에 죽어서라도 보고 싶은 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과연 이 하늘 위에서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은 누구일까요?
영화 같은 이야기, 마지막에 가서야 아즈마야의 꿈에 숨겨진 진실이 밝혀집니다.
- 인생이 재미없다는 건 내가 인생을 재미없게 만든 게 아닐까? (96p)
- 삶의 방식은 버릇이 된다. 언젠가 바뀔 거라고 기대하고 있으면 영원히 변하지 못한다.
변하려면 지금이다. (161p)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너야, 미스즈." (215p)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519/pimg_770266113219818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