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한권으로 인간 심리세계를 통찰하는 심리학 여행서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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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명언 한마디에 힘을 얻은 적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의 자양강장제가 되어줄 거예요.

저자는 30년 1만 권의 독서에서 인간심리에 통찰력을 키워줄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문장을 찾아냈다고 해요.

우리가 몸에 좋은 한약 재료를 푹푹 고아서 꽉 짜낸 진액을 먹듯이.

이 한 권의 책 속에는 수많은 심리학자들의 인간 탐구가 명언 700문장으로 요약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언뜻 생각하면 명언 700문장이니, 술술 읽을 것 같지만 직접 읽어보면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한 문장을 한 번 읽는 게 아니라 여러 번 곱씹게 되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야 그 의미가 와 닿는 것 같아요.


책의 구성은 다섯 파트로 나뉘어 있어요.

첫 번째 파트는 마음속에 숨겨둔 무의식과 잠재력, 두 번째 파트는 인간 행동 심리학에 대한 모든 것, 세 번째 파트는 개인과 집단에 관한 사회심리학, 네 번째 파트는 심리치유와 마음챙김의 비법, 다섯 번째 파트는 관계와 대화법에 대한 심리학 비밀이에요. 각 파트마다 저자가 설명해주고, 그 다음에 심리학자들의 명언이 소개되어 있어요.

심리학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소개된 심리학자들의 이름이 익숙할 거예요.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 말콤 글래드웰, 에리히 프롬, 알프레드 아들러, 에이브러햄 매슬로우, 스탠리 밀그램, 필립 짐바르도, 밀턴 에릭슨, 빅터 프랭클, 존 가트맨,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로버트 치알디니...

이미 읽었던 책도 있지만 생소한 심리학자들의 책들을 보니 찾아서 읽고 싶네요. 명언만 읽어도 좋지만 여유가 된다면 해당 명언을 이야기한 심리학자의 책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요즘 책 한 권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다는 사람들에겐 이 책으로 명언이 주는 강력한 에너지를 느껴보길 추천해요. 무엇보다도 각 명언마다 영어로도 적혀 있어서 영어 공부까지 일석이조라는 점. 우리말로 읽는 것과 영어로 읽는 것이 뭔가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물론 문장 속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저한테는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수시로 곁에 두고 펼쳐보는 책이 될 것 같아요. 가끔은 주변 지인들에게 명언을 쏴 주는 것도 괜찮고요. 주절주절 위로하는 것보다는 명언 한마디로 충분할 때가 있거든요.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천재 의사 밀턴 에릭슨(Milton H. Erickson, 1901~1980)의 명언이 도움이 될 거예요.

프로이트가 무의식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찾으려 했다면, 밀턴 에릭슨은 문제를 찾는 것에서 나아가 무의식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주목했다고 해요.

에릭슨은 의료 최면과 가족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였는데, 그와 그의 제자들은 최면요법으로 많은 사람들의 심리적 고통을 해결해 주었대요.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대부분 과거의 사실들인 경우가 많아요. 그걸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그러니 과거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나간 대로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에릭슨의 치유 방법은 무의식을 일깨우는 힘이었다고 하네요.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을 빠져나오게 하는 것, 후회라는 꿈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것이 에릭슨의 치료법이었대요. 결국 우리가 스스로를 알고, 안다는 걸 수시로 깨달아야만 지금 이순간을 온전히 즐기면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485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사실이 아닐 때야말로 골치 아픈 일이다.

What bothers us is not what we don't know.  The real trouble happens when what we have known is not true. 


486  알지만 아는 줄 모르는 것은 더 큰 문제다.

Knowing but not knowing that is the bigger problem.


490  내게 번민을 안겨주는 것은 일어난 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우리의 견해다.

It is not event itself, but our view of it that makes me suffer.


493  삶을 즐겨라. 온전히 즐겨라. 삶에 유머를 더할수록 우리는 더 잘 살게 된다.

Enjoy your life.  Enjoy it as a whole. The more humor we add to life, the better we live.


499  네가 독특한 존재임을 항상 기억하라. 그리고 네가 해야 할 일은 너의 있는 그대로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뿐이다.

Always remember that you are unique.  And all you have to do is to show people who you are.  


   (211-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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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변신
피에레트 플뢰티오 지음, 이상해 옮김 / 레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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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에 나는 문득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들을 다시 꺼내 읽고 싶었다.

그 동화들은 아주 일찍 우리의 의식을 파고들어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실을 구성한다.

... 동화들은 분명히 내 정신이 기꺼이 환대할 수 있는 유일한 '문학'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환대에 못지않은 거부도 있었다. 

모든 것이 돌처럼 굳어 있던 내 안에서 뭔가가 움직였던 것도,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되살아났던 것도

아마 이러한 이중적 움직임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자 거의 곧바로 이 동화들을 다시 써보고 싶은, 고쳐보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작가의 말을 그대로 옮겨 적은 이유는,

놀랍게도 <여왕의 변신>을 읽는 내내, 내 안에서도 똑같은 이중적 움직임이 일어났기 때문이에요.

어릴 때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서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던 터라 작가의 말에 이백퍼센트 공감했어요.

그러나 막상 <여왕의 변신>을 읽으면서 뭔가 후련함보다는 당혹스러움을 느꼈어요. 문화적인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관점의 차이라고 봐야 할까요.

정확하게 어떤 감정인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읽는 내내 나만의 방식대로 '동화 다시 쓰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어요. 물론 작가가 되겠다는 건 아니고, 뭔가 창작욕에 불을 지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머릿속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한마디로 잠시 엉뚱한 상상 속에 빠졌들었네요.


<여왕의 변신>은 저자 페에레트 플뢰티오가 1985년 샤를 페로의 동화를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다시 쓴 책이라고 해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잔혹하고 적나라한 욕망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모두 일곱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식인귀의 아내>, <신데렐로>, <도대체 사랑은 언제 하나>, <빨간 바지, 푸른 수염, 그리고 주석>, <일곱 여자 거인>, <잠자는 숲속의 왕비>, <여왕의 궁궐>인데, 원작의 등장인물과 배경만 같을 뿐이지 이야기 전개는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백설공주」는 페로가 쓴 것이 아니지만 거울 앞에 선 불쌍한 계모가 저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바람에 이 책 속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오호, 이 부분도 신기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저자의 이야기 중에서 「백설공주」를 다시 쓴 <일곱 여자 거인>이 가장 인상적이었거든요. 일곱 개의 거울은 매우 사악한 마법이 깃들어 있어서 새 왕비를 불행에 빠뜨렸어요. 자세한 줄거리를 소개하는 건 읽는 재미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으니 그냥 제 느낌만 이야기할게요. 일단 새 왕비는 못된 여자가 아니에요. 오히려 사악한 거울들과 어리석은 왕 때문에 버려지는 비련의 주인공이지요. 여기서 주목할 건 그 거울들의 정체인 것 같아요. 마술거울이라고만 설명되어 있는데, 왠지 SNS처럼 느껴졌어요.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소통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오히려 SNS 때문에 불행해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멋진 일상을 뽐내는 타인들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 우울감을 느끼는 거죠. 자신도 모르게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라는. 다행히 저자는 굉장한 일곱 여자 거인을 등장시켜서 단숨에 반전을 보여줬어요. 

<빨간 바지, 푸른 수염, 그리고 주석>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푸른 수염 이야기에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빨간 바지'라고 불리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해요. 재미있는 건 푸른 수염이 지하 벽장에 가둬둔 일곱 명의 여자들이 풀려나면서 나누는 대화였어요. 


"저런, 가엾은 사람!" 가장 약한 목소리가 말했다.

"가엾은 사람 좋아하시네." 가장 확고한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저런 악당을 가엾게 여기다니 자넨 정말 착하기도 하네. 그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그새 잊었는가."

...

"저 사람한테는 뭐라고 말하고요?"

"사실대로 말해야지. 아주 오랫동안 지하 벽장에 갇혀 있다보니 우리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여자들이 행복하기 위해 남자 따위는 전혀 필요 없다고."  (173p)


일곱 명의 여자들 중에서 한 명을 제외하고는 지하 벽장에서 꼭 붙어 지내는 동안 애틋한 마음이 생겼고, 서로를 사랑하게 됐던 거예요. 그러면 한 명의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주인공 빨간 바지는 어떻게 됐냐고요? 이 질문의 답은 각자 상상에 맡길게요. 워낙 작가의 상상력이 뛰어나서 몇 번 놀라긴 했지만 덕분에 자극이 된 것 같아요. 뭘 상상하든, 더 상상할 게 있다는 걸 알려줬거든요. 

<여왕의 변신>은 '동화의 변신'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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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이야기 (리커버 특별판)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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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엘 엔데의 책은 뭔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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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넌 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 클래식 클라우드 20
이다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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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코넌 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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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 폭력의 시대를 넘는 페미니즘의 응답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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