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영혼의 왈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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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여러 번의 생을 산다고 한번 상상해 봐.」

「악몽일 거야.」

니콜라가 단박에 말을 자른다.

「태어나서 살다가 죽었는데, 이걸 다시 시작하라고? 삶이 끝나지 않는다는 거잖아. 정말 끔찍하다.」

그녀는 카푸어 교수가 알려 준 무드라 명상을 떠올리며 손가락을 움직인다. 사...... 타...... 나...... 마...... 태어나서, 살다가, 죽어, 다시 태어난다.                   1권, p.299


외제니는 갑작스럽게 쓰러진 어머니로부터 오는 13일 금요일에 어둠의 세력이 세상을 지배해 종말이 올 거라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듣게 된다. 운명의 시간이 오기 전에 해결할 방법은 과거로부터 열쇠를 찾아 종말의 신호탄이 될 불부터 꺼야 한다는 거였다. 엄마는 혼수 상태에 빠졌고, 아빠는 외제니에게 '퇴행 최면'이라는 심리 기법에 대해 알려 준다. 일종의 유도 명상인 퇴행 최면 기술을 통해 전생을 방문할 수 있으며, 과거의 여러 삶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거다. 그렇게 외제니는 선사시대의 전생을 경험하게 되고, 다른 여성의 눈과 귀를 통해 보고 들으며 그 감각을 통해 당시의 세계를 인식한다. 과연 그녀는 이 방대한 시간 여행을 통해 현재에 다가올 파국을 막을 수 있을까. 


현재와 전생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 스펙타클한 이야기는 인류가 불을 발견한 선사 시대의 동굴부터 시작해 사피엔스가 다른 인류종을 학살하는 과정을 거쳐 인류 문명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통과해 나간다. 아포칼립스가 일어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5일, 외제니는 세상의 종말을 막고 현재를 구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그녀가 전생에서 벌어지는 최초의 인종 학살 범죄를 경험하는 순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사피엔스가 거짓과 배신과 폭력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게 된 순간을 목격하며 스스로가 죽임을 당했으니 말이다. 전생 체험은 단순히 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겪는 것이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맛과 냄새와 소리, 느낌까지 고스란히 겪을 수 있는 그곳에서 바로 전까지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남편으로부터 죽임을 당했으니 말이다. 이 작품 속에 전생 체험이 여러번 반복되지만, 이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해요. 내가 몇 가지 조언을 해줄 테니 꼭 기억했다 실천하도록 해요. 당신의 생각을 조심해요, 그것이 당신의 말이 돼요. 당신의 말을 조심해요, 그것이 당신의 행동이 돼요. 당신의 행동을 조심해요, 그것이 당신의 습관이 돼요. 당신의 습관을 조심해요, 그것이 당신의 성격이 돼요. 당신의 성격을 조심해요, 그것이 당신 영혼의…… 운명이 돼요.」 

「반드시 기억할게요.」                         2권, p.97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죽음 이후의 세계, 전생, 기억, 자유 의지라는 자신만의 핵심 주제를 한층 더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 보인다. 분명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문명의 기원과 인류에 대한 통찰이 그 어떤 역사, 인문학서 못지 않게 탁월한 작품이었다. <기억>과 <꿀벌의 예언>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작품이 더 흥미로울 것이다. 두 작품에서 활약한 르네가 이번 <영혼의 왈츠>에서는 딸인 외제니에게 주인공 자리를 넘겨주는데, 인물들이 작품 속에서 성장하고 세대가 바뀌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플라톤의 <향연>에 언급된 '영혼의 형제'라는 개념도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외제니의 엄마는 종말이 다가온다는 경고와 함께 영혼의 형제를 만나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흔해 빠진 사랑, 외로움을 덜어 줄 사랑, 위로받기 위한 사랑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찾으라고, 너와 운명적으로 연결된 상대, 네 부족함을 보완해 줄 상대를 만나야만 비로소 온전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본래 인간은 팔이 네 개, 다리가 네 개, 머리는 두 개, 영혼은 하나를 가진 존재로, 한 몸에 남자-여자, 남자-남자, 여자-여자, 이렇게 세 가지 조합이 가능했다. 하지만 신들의 분노를 사게 되어 결국 하나에서 둘로 나누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인간은 다시 온전한 존재로 돌아가기 위해 평생을 나머지 반쪽인 영혼의 형제를 찾는 데 바쳐야 했다. '영혼의 형제'라는 개념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극중 외제니가 자신의 '영혼의 형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매우 흥미로운 서사로 전개된다. 세상을 구하고, 자신을 완전한 존재로 만들어 줄 사랑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늘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번 신작은 특히나 흥미진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그의 압도적 상상력이 최신작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놀라운 작품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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