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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는 반짝일 거야
마달레나 모니스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주앙은 조심성이 많고, 팀은 겁이 없었다. 주앙은 종이배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팀은 직접 큰 배를 몰아 보고 싶어 했다. 주앙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었고, 팀에게 필요한 것은 신중함이었다. 이렇게 너무도 다른 두 아이였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둘은 멋진 한 팀이기도 했다. 주앙이 멋진 계획을 세우면, 팀이 착착 실행에 옮겼고, 주앙이 망설일 때마다 팀이 손을 잡아 주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언덕을 지나, 숲을 건너, 한바탕 달려나간다. 주앙은 팀과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팀은 주앙을 세상 누구보다 믿었다.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투명한 색채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포르투갈의 작가 마달레나 모니스는 특유의 따스하고 장난스러운 감성으로 둘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온통 초록으로 가득한 숲을 지나고, 흐르는 강물 위를 통나무를 타고 건너는데,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악어의 등에서 뛰어 내리는 두 아이가 보인다. 커다란 배를 타고 고래도 만나고, 대왕 문어도 만나며, 숲에 내려서는 거대한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두 아이의 모험은 그렇게 반짝거리며 아름답게 펼쳐진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모험은 마지막 장면의 작은 반전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페이지의 귀여운 반전을 만나고 나면 다시 첫 번째 페이지로 돌아가게 된다. 응 뭐지? 싶었던 마음은 첫 문장을 읽고 나면 그제야 수긍이 된다. 그리고 주앙과 팀의 이야기가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모험이야말로 어린 시절의 가장 큰 로망이 아니었을까. 판타지, 모험 서사가 동화 속에 많은 것도 그 이유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보물을 찾고, 악당을 물리치고,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모험물을 정말 좋아했었다. 이 예쁜 그림책은 잊고 있던 그 시절의 꿈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드는 상대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가벼운 붓질로 쓱쓱 그려지는 그림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바로 그 소중한 상대와 함께 떠나는 우리 마음 속의 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그림책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모험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옅어지게 마련이지만, 이렇게 그림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일상의 모든 것들을 잊어 버리고 작가가 그려놓은 멋진 세계로 떠나보자. 그리고 그 모험을 함께 떠날 수 있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먼저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잊지 말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