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인물 사전 - 일러스트로 보는
에노코로 공방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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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서명>은 <주홍색 연구>에 이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코난 도일이 처음으로 쓴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네 사람의 서명>에서는 홈즈에게 코카인을 사용하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 권투와 변장의 달인이라는 사실, 독특한 여성관의 소유자라는 사실 등도 밝혀진다. 여기에 전작에서는 이름이 없었던 221B번지의 여주인 이름이 '허드슨 부인'으로 밝혀진다든가 의뢰인이 찾아 오면서 사건이 시작되는 패턴이 사용되는 등 이후 시리즈의 기본이 되는 요소가 다수 등장한다.             p.65


영원히 읽히고 재창조되는 독보적인 캐릭터, 100년도 넘은 시대에 탄생했지만 여전히 동시대에 숨쉬고 있는 캐릭터, 바로 셜록 홈스이다. 그동안 수많은 셜록 홈즈 이야기를 만나왔고, 그를 소재로 변주된 또 많은 이야기를 읽어 왔지만 여전히 재미있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 없다. 셜록 홈즈가 없었다면 오늘날 법과학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홈즈는 최초의 과학 수사 요원이었고, 그가 썼던 방식을 현대에도 활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셜록홈즈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경찰들의 수사 방식은 주먹 구구식이라 현장을 보존하고, 증거를 찾는 다는 생각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셜록 홈즈는 아주 작은 증거와 흔적도 놓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단서를 찾는 캐릭터였다. 그는 백여년이나 앞선 과학 수사의 선구자였던 것이다. 그러니 작가보다 캐릭터가 더 많이 언급되고, 더 유명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1887년 탄생한 이래 여전히 만화, 영화, 드라마등으로 변주되며 사랑받는 고전이다. 그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250여 명의 인물을 비주얼화해 전격 해부한 셜록 홈즈 인물 해부 도감이다. 아서 코난 도일이 쓴 60편의 ‘셜록 홈즈 시리즈’ 중 장편 <주홍색 연구>와 <네 사람의 서명>, 단편집 <셜록 홈즈의 모험>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일러스트와 작품의 주요 배경인 221B번지 하숙집 거실 조감도, 사건이 벌어지는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근교와 광역 지도, 영국 그레이트브리턴 섬 전체 지도가 작품 속 연관 정보와 함께 수록 되어 있다. 각 작품마다 등장인물 관계도와 개성을 잘 살린 인물 해설 일러스트, 토막 지식, 체크 포인트를 담았고, 작품의 이해를 돕는 주요 배경 설명과 사건의 흐름 연표, 깊이 있는 다양한 주제의 칼럼과 핵심 관전 포인트,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기 명소, 셜록 홈즈의 세계를 장식하는 관련 아이템 이야기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홈즈와 왓슨이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은 작중에서 이따금 등장하지만 어떤 요리를 먹는지 까지 적혀 있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아침 식사의 정석인 베이컨 앤 에그가 등장하는 것도 <기술자의 엄지손가락>뿐이다. 그 밖에는 스크램블 에그가 1회(블랙 피터), 햄 앤 에그가 2회(네 사람의 서명, 해군 조약문), 삶은 달걀이 2회(토르 교 사건,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 등장했다... 그 밖의 아침 식사 메뉴는 <해군 조약문>에 나오는 커리맛 닭요리뿐이다. 왓슨이 허드슨 부인의 요리만이라도 조금 더 상세히 기록해 줬으면 어땠을까 싶어 아쉬울 따름이다.                p.174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온갖 판본의 셜록 홈즈를 다 읽어왔는데, 서재에 보관하고 있는 건 딱 세 버전이다. 가장 긴 버전, 가장 짧은 버전, 휴대가 편리한 버전이다. 가장 긴 버전은 당연히 '주석 달린' 셜록 홈즈 시리즈이고, 가장 짧은 버전은 '미니북' 버전의 셜록 홈즈, 그리고 휴대에 중점을 둔 것은 이북 버전이다. 그리고 이제 거기에 더해 바로 이 책 <셜록 홈즈 인물 사전>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등장인물을 전부 그려 보자'라고 생각한 것에서 시작된 이 책은 에노코로 공방이 <셜록 홈즈어 사전>을 작업하며 원작을 거듭 읽게 되면서 비로소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코난 도일의 뛰어난 캐릭터 창조력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이 책은 원작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최대한 충실히 따르고, 간혹 영상화 작품 등을 참고하면서 독자적인 해석을 가미해 시각화를 시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줄거리나 주목할 포인트, 사건의 핵심 부분 등 셜록 홈즈의 '기본'을 알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어, 셜록 홈즈 시리즈를 사랑한다면 반드시 소장해야만 하는 책이 되었다. 게다가 이 책은 셜록 홈즈 전체 시리즈의 첫 1/3에 해당하니, 이어질 다음 책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셜록 홈즈는 초등학교 시절 나를 처음으로 추리 소설에 입문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고, 그 이후 수십 년 동안 나의 확고한 독서 취향을 만들어준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양한 버전과 판본의 셜록 홈즈 작품들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가끔 펼쳐서 읽어보곤 한다. 그래서인지 정말 깨알같이 디테일한 정보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 책에 소개된 '셜록 홈즈'에 대한 묘사를 살펴보면 이렇다. 꿰뚫듯 날카로운 눈(주홍색 연구), 깡마른 얼굴(녹주석 보관), 검은 머리카락(춤추는 인형), 그을린 뺨(등이 굽은 남자). 살집이 없는 매부리코(빨간 머리 연맹), 근육질의 팔뚝(네 사람의 서명),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얇은 입술(빈집의 모험) 등 각각의 원작에서 묘사된 외모에 대한 묘사들을 모두 수집해 하나의 인물로 탄생시켰으니, 얼마나 탄탄한 정보를 기반으로 인물들을 구축시켰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소개된 작품들의 첫 페이지는 만화로 재구성된 장면들로 시작하는데, 만화 또한 아주 흥미진진하다. 사건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둔 것도 좋았고, 홈즈의 명언과 패션 체크, 코난 도일이 쓴 원문에 대한 고찰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그야말로 원작을 다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원작 소설을 보다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셜록 홈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입문서로도 좋을 것 같고, '셜록 홈즈' 전문가들인 셜로키언들에게도 너무나 훌륭한 선물같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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