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보다 민감한 사람의 사랑 - 더 아프고 더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단단한 심리 상담
일레인 N. 아론 지음, 정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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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인간이나 동물이나 사회적인 판단과 거절을 두려워하는 부끄러움 많은 성격을 타고난다는 증거는 없다. 부끄러움 많은 성격은 내향성과 마찬가지로 살면서 겪는 상황에 적응하면서 발달하지, 유전적인 특성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물론 민감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느끼기가 쉽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만 그렇다. 민감함은 좀 더 근본적인 특성이다. 민감함은 새로운 상황에서 잠시 멈추어 미묘한 점을 알아차리고 그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확인하도록 만든다. 다른 사람은 이 '잠시 멈춤'이 두려움이라고, 혹은 여차하는 순간 두려움으로 변하리라고 착각한다.    p.66

남의 생각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수는 눈치 채지 못하는 부분까지 날카롭게 대응하는 예민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전체 인구의 약 15~20퍼센트에 해당하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HSP는 매우 예민한 사람, 민감한 사람을 뜻한다. 최근에 이러한 HSP를 다루고 있는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이들 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약점이나 마음의 병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기존에 읽었던 그 책들은 예민해서 힘든 사람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살아갈 방법을 알려주고, 예민함이 약점이 아니라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려 주며, 자기다운 모습을 찾는 방법을 담고 있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이렇게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들의 기질이 관계에 있어서 사랑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한다. 민감성 연구의 권위자 일레인 아론 박사는 남들과 다른 예민함과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상처받고 고민해왔다. 그러다 중년의 위기가 찾아와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한 상담 치료를 받던 중 자신과 같은 민감한 사람들의 사랑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민감한 사람이 사랑할 때 마주하는 남다른 고민과 예기치 못한 갈등, 그리고 깊숙한 상처의 비밀을 이 책에 풀어 내게 된다.

 

 

'바로 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상대가 나타나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가장 일반적인 관점이다. 아트와 나는 연구의 일부분으로 참가자들에게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당연히 모두가 처음에 연인에게 큰 동경심을 보였다. "아름다웠어요.", "미남이었죠.", "성격이 무척 특별했어요" 처럼 상대방의 별나거나 구체적인 특징을 매우 사랑스럽게 여겼다.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거나 동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사랑을 느꼈다는 사람도 많았다. 친밀한 관계에서 감정에 솔직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p.197

이 책은 내가 민감한 사람인지에 대한 간단한 자가 테스트를 비롯해서 민감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와 민감하나 사람들이 이성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관계 속에서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민감한 사람들은 미세한 변화를 잘 포착하고, 깊이 사고하는 정교한 신경 체계를 타고났다. 이런 특성을 잘만 이해한다면, 민감성은 로맨틱한 관계를 이루는 데 이상적인 선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작은 감정의 움직임까지 알아차리고, 상대의 매력에 깊이 심취하며, 친밀한 관계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바로 이 민감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민감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은 연애나 결혼 생활에 있어 만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기 전에 깊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사랑을 시작할 때 더 망설이는 것도 특징이다. 그 외에도 민감한 사람들이 이성을 어색해하고, 어렵게 느끼도록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비단 민감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랑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는 결국 상대방의 기질을 수용하는 방법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니 과학적인 연구와 심층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케이스 분석의 사례, 민감한 혹은 그렇지 않은 커플들의 성격 조합에 따른 친절한 조언은 매우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랑으로 인해 고민하는 민감한 사람들뿐 아니라 민감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거나 혹은 주변의 그들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용할 것이고 말이다. 그로 인해 사랑을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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