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느긋한 공기를 이곳으로 옮겨다 줄 것 같은 과자를 만들고 싶습니다. 평소 마시는 차에 수제 비스킷을 곁들이고, 친한 친구가 놀러 오는
오후에는 15분이면 오븐에
넣을 수 있는 레몬 드리즐 케이크를 굽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주말에는 커다란 빅토리아 샌드위치를 구워볼까요?
p.2
이 책은 티타임의 나라 영국, 그 본고장의 레시피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달콤한 케이크,
소박한 스콘,
건강에 좋은 오트밀 쿠키 등 영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다양한 레시피들과 각각의 레시피의 유래와 그에
얽힌 사연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가 사랑했던 쇼트브레드는 지금이야 일상 속에서 차와 함께 먹는
디저트이지만, 당시에는 아주
비쌌기 때문에 결혼식이나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남편 알버트공을 잃고 실의에 빠진 빅토리아 여왕을 위로해준 빅토리아 샌드위치는 영국
스펀지케이크의 기본이다. 평소
차와 함께 곁들이는 건 물론 생일케이크로도 자주 사용되는,
영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하고 또 중요한 케이크라고 한다.
단순하고 꾸밈없는 담백한 맛의 대명사 스콘!
스콘을 잘 만드는 요령은 바로
'마치 영국 할머니가 된 것처럼 다정한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워낙 레시피가 심플하기 때문에 그날의 날씨나
기분에도 구워진 상태가 달라진다는 마법의 디저트가 아닐 수 없다.
플레인 스콘,
프루트 스콘,
체리 스콘,
애플 라운드 스콘,
치즈 스콘,
마마이트 스콘,
크레송 앤 치즈 스콘,
로즈마리 앤 감자 스콘 등... 아마도 역대 가장 다양한 스콘 레시피가 실려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워낙 스콘을 좋아하는
편이라, 다양한 스콘
레시피들을 보고 있자니, 당장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샘솟는다.
제과점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균일화된 빵과 과자가 아닌, 영국의 소박한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전해주는 진짜 영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레시피들이라서 그런지 대부분의 레시피들이 복잡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단순하지만 손
맛이 필요한, 같은 레시피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맛이 달라질 수 있는 그런 레시피야말로 빵과 과자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너무도 도전하고 싶은 레시피가 아닐까
싶다.
뱀의 꼬임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먹어버린 이브.
가을이면 가지가 휘도록 매달려 있는 새빨간 사과는 이브가 아니어도, 뱀의 유혹이 없어도 먹고
싶어집니다. 살살 녹는
새콤달콤한 사과를 스펀지케이크 밑에 살짝 숨긴,
그야말로 이브의 금단의 푸딩.
한 번 먹으면 계속 손이 가는 멈출 수 없는 맛입니다.
p.107
영국에는 각 가정마다 비스킷 통이 하나씩은 있다고 한다.
가정의 티타임에는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도 머그컵 옆에는 언제나 비스킷이 있을 정도로 영국인들의 비스킷 사랑은
유명하다. 특히나 영국인들은
적셔 먹기 전문가들로, 홍차에
적셔 먹기는 그들만의 독특한 먹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레시피
중에 '초콜릿 기네스
케이크'라는 것도
있었는데, 이름에서 보이듯이
아릴랜드의 흑맥주 기네스가 레시피에 들어가는 케이크이다.
흑맥주와 코코아의 씁쓸한 맛이 기분 좋게 섞여 맛에 깊이를 더하고, 마치 기네스 거품 같은 크림치즈 프로스팅도 정말
잘 어울리는 케이크라고 한다. '맥주 케이크'라니.. 단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한번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어질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이 '친절하고 자상한 레시피북'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쪼록 할머니의 레시피 수첩을 떠올려 달라고.
만드는 과정 사진 같은 건 없지만, 오랜 경험으로 익힌 소중한 요령과 가족들에게 사랑받아온 레시피로 채워진 할머니의
요리수첩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이다. 단순한 재료로 간단한 레시피를 통해 만드는 베이킹은 따라 하기도 좋고, 읽기에도 수월했다. 대부분 영국에서 일반적으로 만들고 있는 기본 배합 그대로이라고
하니, 영국의 티타임과 디저트
문화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에게 너무도 훌륭한 책이 될 것 같다.
영국의 과자와 빵은 이웃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소박하고 투박한 경우가 많은데,
그 담백한 맛에 담겨 있는 그것을 참 좋아한다. 영국 과자 전문가인 저자 야스다 마리코는 영국에서
과자 교실을 운영하며 주변의 친구, 단골 레스토랑, 소박한 시골 가정집 등에서 영국 본고장의 레시피를 익혔다고 한다.
진짜 영국의 홈메이드 과자를 맛보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베이킹에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