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
가오리.유카리 지음, 박선형 옮김, 하라다 스스무 감수 / 북폴리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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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 마을에 '마음 안경을 닦는 가게'가 있었다. 뭔가로 고민하는 분, 스트레스를 받는 분, 기분이 울적한 분들은 마음 안경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가게 앞에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가게의 주인인 다람쥐 엘리스는 얼마 전까지 구두 닦는 가게를 운영했다. 구두를 닦는 동안 손님들은 엘리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하지 못하는 말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오히려 편하게 말하게 되는 그런 심리 때문일 것이다.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엘리스는 마음 안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어서오세요, 마음 안경을 닦는 가게입니다.”

 

 

지금 어떤 일 때문에, 어떤 사람 때문에 힘들거나, 실수하는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불쑥불쑥 우울해지는 것은 사실 사건이나 타인 때문에 벌어지는 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 안경'에 묵은 때가 껴서 그런 거라고. ‘마음 안경사건에서감정이 일어나는 동안 정보를 처리하는 심리 기제로 누구나 마음속에 지녔고, 저마다 다른 마음 안경을 가지고 있다. 이 마음 안경을 닦으면 인생이 한결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고 엘리스는 말한다. 이 책의 부제가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인 이유가 있었다.

"인간의 마음은 일어나는 일에 따라 흐트러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흐트러지는 것이다."

 

사건이 직접적으로 감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가지고 있는 그 사람만의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마음 안경이 정보를 처리하는 결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좋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생각을 바꾸면 쓸데없는 고민이 사라진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감정이 정해진다는 것은 너무도 쉽게 공감할 수밖에 없어서,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마음 안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감정의 묵은 때를 만들어버리곤 한다. 일반적인 상식이나 가치관에 맞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더하게 되면서 일종의 집착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떤 상황에도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 모두에게 미움을 받으면 안 된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야 한다. 절대로 타인 앞에서 창피를 당하면 안 된다. 상황이나 환경은 항상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등등.. 그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왔던 것들이 묵은 때가 되어 우리의 마음 안경 렌즈를 어둡게 만들고 만다. 불필요하게 고민에 빠지게 하고, 쓸데없이 괴롭히게 되는 원인이 바로 이러한 것들 때문이었던 것이다.

다행인 것은 마음 안경 렌즈는 스스로 닦을 수 있다는 것. 이 책 속 엘리스는 마음 안경의 묵은 때를 닦아 내는 방법을 6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이란 것은 생각보다 무척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 끈기 있게 지속해야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 가오리와 유카리 자매는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앨버트 엘리스의 임상심리학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앨버트 엘리스는 수많은 임상경험을 통해 사고의 틀을 바꾸어 합리적인 신념을 갖게 하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문제를 치료할 수 있다고, 수동적으로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의 기존의 정신분석과 달리 내담자에게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는 치료법으로 정신분석에서 새로운 문을 여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책은 다람쥐 캐릭터 엘리스를 통해서 앨버트 엘리스가 창시한 REBT(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심리 치료를 받는 듯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제목은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이지만,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살자고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사는 게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분들, 스트레스로 인해 지쳐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하고, 우울하고 의기소침한 감정이 드는 빈도수를 줄어들게 하는 '마음 클리닝'을 통해서 당신의 마음도 평온함을 느낄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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