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일거예요, 아마.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여 주고자 유명작가가 앞부분 글을 쓰고 아이들에게 뒷부분 글을 쓰게 해 수상하는 것이라고 해요. 옛날에 제가 이 책 수상작을 읽었었는데, 우연히 원래 제시된 이야기를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그 뒷 이야기를 써 본 거예요.. ^^;; 참고로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나오기 전에 쓴 글이랍니다.)
쥘르를 시작으로 아이들은 일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소바주는 일을 하지 않는 이들을 다그쳤다.
"너희들은 왜 일을 하지 않는 거지? 내가 일을 하라고 분명히 말했을텐데?"
" 그렇죠. 그러나 저희는 일을 하고 싶지 않네요. 이렇게 다수가 말이죠. 저 엑토르만 빼고요!"
쥘르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너희들에게 일을 하라고 했다! 너희들은 일을 해야해!"
" 허... 참. 선생님 왜 저희가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죠? 옛날 사회 선생님이신 뤼팽 소셜이 말하셨죠.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백성이 주인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절대 혼자서 모든일을 결정해선 안되고, 국민에게 물어봐야 한다고요!"
" 그래서 어떻하자는 거지? 그리고 난..."
선생님의 말을 자르고 쥘르가 이야기 했다.
" 그러나 선생님은 그러시지 않았어요! 선생님은 독재자에요!"
" 뭐? 독재자? 난 너희들의 보호자야! 독재..."
소바주의 말은 매들린의 외침으로 인해 또 끊겼다.
" 소바주는 독재자야!!!"
뒤따라 아이들이 외쳤다.
" 독재는 나빠!"
"독재는 물러가!"
소바주는 당황하여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은 만세를 불렀다. 아이들은 자유를 되찾았다며, 환호했다.
다음날 부터 모든 아이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다들 해가 중천에 뜰 때쯤 거리에 나왔다. 그들은 배가 고프자 집에 남아있던, 음식을 먹었다. 배가 부르면 아이들은 강당으로 모여 하루종일 놀 궁리만 했다. 차도 없는 거리에 나가 길거리에서 빈둥거리기도 하고, 도로에 물감을 쏟아 붓기도 했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나무에 올라도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었고, 아이들은 눈이 반쯤 감긴채로 웃음을 띠고 집으로 돌아갔다.
반면 소바주 선생은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고민에 잠겨 있었다.
아이들은 아무거나 먹고 아무곳이나 다 들어갔다. 하루종일 뭐하고 놀지에 대한 고민의 중심엔 언제나 쥘르가 있었다. 그러나 쥘르는 어떤 놀이를 하든지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법은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지낼것이고, 어떤것을 먹을 것인지 모두가 함께 결정했다. 그들은 '말뚝박이'. '나무오르기 시합' ,'전쟁놀이' 등을 하며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먹을 것은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겨울이 돌아왔지만 그들은 걱정을 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남겨두신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히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았기에 아무도 음식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 지 못했다.
맛있는 음식들이 다 떨어 졌을 때서야 그들은 음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들은 밀가루를 아무렇게나 떼어 먹었고, 집에 있던 가축들도 모두 힘을 함쳐 잡아 먹었다. 소바주는 그때까지 자신의 집과 농장 주변으로는 나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소바주가 눈에 보이지 않자, 곧 잊어버렸다. 다만 쥘르만이 소바주를 기억하고, 없애고 싶어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소바주를 없애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이 찬성하지 않는한 쥘르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겨울이 오고 그 겨울도 반이 지나가려 하는데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았다. 모리스와 나탈리의 밀가루도 바닥을 드러나고 있었다. 평화로운 나날을 끝내는 소리는 생각보다 일찍 울렸다.
그 날도 자노 형제는 11시 쯤 눈을 뜨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여느 날과 같이 밀가루를 조금 먹고자 나탈리의 집으로 갔다.
그날따라 항상 열려 있던 나탈리의 부엌은 잠겨있었다. 자노가 외쳤다.
" 나탈리,? 자니? 나 밀가루좀 줘. 배고파 미치겠어! 귀찮게 이 문은 왜 잠궈 놓은 거야?"
나탈리의 집문을 자노가 발로 뻥뻥 차기까지 했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자노의 소란으로 쥘르와 뤼손, 샘이 잇따라 깨어났다. 그들은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와 툴툴거렸다.
" 자노, 무슨일이길래 아침부터 이렇게 소란스러워? 잠을 못자겠다고!"
뤼손이 물었다.
" 나탈리가 부엌문도 잠궈놓고 일어나지도 않아! "
이 말을 듣고 쥘르가 나섰다.
" 나탈리, 아직 자는 거야? 우린 지금 너무 배가 고파. 부엌문 좀 열어줘!"
드디어 나탈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쥘르오빠. 그리고 자노 거기에 있는 모두들 잘 들어. 아이들이 모두 우리집 밀가루만 먹고 있어! 이 밀가루는 엄연히 나와 모리스의 것이야. 그 많고 많던 밀가루가 이제는 바닥을 보였다고! 꿀도 정말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고!"
" 그게 무슨소리야? 나탈리?" 쥘르가 되물었다.
" 말 끊지마 쥘르오빠. 그러니 난 이제 밀가루를 나눠 줄 수 없어."
" 나탈리, 말 끊어 미안한데, 우리집의 양도 다 함께 나눠 먹었어. 모두가 자신의 집에 있는 것을 나눠 먹었다고!"
" 그래서? 이 섬에서 먹을 것은 우리집의 밀가루 밖에 없다는 거야? 그래, 그럼 이 밀가루가 다 떨어지면. 그땐 어떻할 궁리 신데요?"
" 그러면 봄이 올거고 꽃에 꿀과 나무에 열매.."
"혹시 오빠, 그때까지 우리집 밀가루가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쥘르오빠, 그건 너무 멍처한 생각이야!"
나탈리의 차가운 말에 쥘르는 말을 잇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소식이 마을을 돌고 돌았고, 그 날 오후 아무도 거리에 나와 놀지 않았다. 모두들 자신의 집에서 주린배를 움켜 쥘 뿐이었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나고, 소바주의 그림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기력이 없어 집에만 있을 때 소바주가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엑토르의 집 문을 두드렸다.
"엑토르?"
엑토르는 나갈 힘도 없었지만 애써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소바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소바주의 손에는 빵과 우유가 들려 있었다. 배를 불릴 만큼 충분한 양이 었다. 소바주는 엑토르에게 빵을 내밀었다. 엑토르는 떨리는 손으로 빵을 받고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배가 찬 엑토르는 그제서야 똑바로 소바주를 보고 말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
소바주는 그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 내가 너희들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모른단다. 요즘들어 먹을 것도 없는 것 같던데 그렇지 않니?"
"맞아요! 그 나탈리, 고 년 때문에 이렇게 되 버렸다고요!"
" 어허, 나쁜 말은 쓰면 안된다고 배우지 않았니? 그러면 우리 엑토르 말고도 많은 아이들이 굶주려 있겠구나. 다른 집에도 가 보자. "
엑토르의 옆 집 션의 집의 문은 열려 있었다. 션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간신히 눈을 떳다가 소바주를 보고 그런것인지 빵을 보고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눈이 휘둥그래졌다. 낚아채듯 빵을 뺏어든 션은 허겁지겁 먹었고, 어느새 소바주 옆에 서 있었다.
그렇게 하루동안 섬을 돌아다니며 많은 아이들의 주린배를 채워주었고, 소바주의 빵을 먹은 아이들은 모두 소바주와 함께 하고 싶어했다.
다음날 쥘르는 짐에서 간신히 나와 아이들을 살펴보고 섬 구석 구석을 뒤져서라도 먹을 것을 얻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집 밖을 나섰다. 그러다가 애드릭의 집에서 잠든 소바주의 모습을 발견했다. 깜짝 놀란 쥘르는 문을 박차고 들어가 앨라니에게 외쳤다.
" 이게 뭐지? 애드릭?! 왜 이 사람이 여기에 있어?"
그의 외침에 애드릭과 소바주가 잠에서 깼다.
" 쥘르..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셨어. 여기 쿠키도 있어. 너도 좀 먹어보지 않을래?"
쥘르의 굳은 표정을 보고 애드릭의 목소리는 작아졌으나 소바주 옆에 꼭 붙어 있었다.
쥘르가 허겁지겁 거리로 나와 "애드릭이 배신했다!!!!" 라고 외쳤다. 그로 인해 섬 아이들이 다 거리로 나왔으나, 그를 따라 외치는 아이들은 제인, 스칼렛, 저스틴 그리고 아만다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조차 소바주 손의 빵을 보고는 조심스레 소바주 곁으로 갔다.
쥘르는 크게 화나 배도 고프지 않았다. 그는 충격을 받았다. 소밪 곁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몇 달 전 자신의 뒤에서 소바주를 내몰자고 함께 외치던 아이들이 맞는지 믿기지 않았다. 쥘르는 소바주에 대해 끝까지 저항했다.
" 소바주는 다시 우리들의 자유를 빼앗을 거야! 또 우린 힘들고 불행해 질 거라고!"
결국 그는 재판에 의해 그들의 부모가 나가 돌아오지 않았던 그 해안으로 추방되었다. 그리고 그를 본 사람은 없었다.
섬의 아이들은 소바주의 명령아레 살아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소바주는 조언자나, 선생님이 아니었다. 그는 권력자였다. 그들은 괴로워졌지만 그 누구도 다시 나서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도 그들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소바주가 죽고, 대륙이 그 섬을 침공해 왔고, 그들은 다시 다른 권력자 밑에서 살았다.
어떤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던 그들은 강제적으로 세계속으로 묻혀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