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임금이 사모하는 신하 정철에게 업무 태만이라는 경고를 보내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신하 정철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여러 차례 귀양을 갔다오기는 했으나 재주가 비상하여 아직까지도 임금의 곁을 지키고, 올해는 관찰사의 직분도 맡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귀양을 갔을 때 그 누구도 신하 정철에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긴다고 꾸중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관찰사라는 직분을 얻었으니 그의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철은 이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연친화적 이다’, ‘자연과 감정이입을 한다.’라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그를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사람처럼 대해 주자 신하 정철은 자신의 근무태만에 대한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가 쓴 관동별곡을 보겠습니다. 관동별곡은 매우 아름다운 문체로 이루어져 있고 조선 경치의 아름다움을 명확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널리 읽힐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직 공무원인 저도 처음에 관동별곡을 읽고 아아 이런 명작이 태어나다니, 훗날 우리 후손들에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에 충분히 자주 등장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를 읽고 또 읽을수록 불쾌해져가는 마음을 숨길수 없었습니다.

 

정철은 관찰사직을 맡자마자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풍류를 즐기러 여행을 떠납니다. 그가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 것은 3. 그리고 여행을 끝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5월 이었습니다. 따라서 그가 자연에 심취해 정사에서 손을 뗀 지는 약 3개월이 지났다는 겁니다. 3개월이란 시간동안 일을 쉬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중간에 쉴 수도 있는 노릇이고 관찰사의 역할 시작을 기점으로 잠시 그간 지쳤던 몸을 쉬게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철에게 있어서 이 핑계가 적당할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신하 정철은 오랜기간 강호에 뭍혀 살아왔습니다. 서둘러 일에 복귀해 적응해야 했어야 했는데 이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저 관찰사의 직책을 맡아 강원도로 간다는 핑계로 휴식이나 취하는 그가 과연 정사를 잘 돌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 큰 문제도 되지 못합니다. 그에게 있어 더 큰 문제는 바로 자만입니다. 자만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만족한다는 의미이며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자는 더 이상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러차례 그의 시를 읽으면서 속된말로 기가 찼습니다. 사실 금강산의 경치에 대해 논할 때 까지만 하더라도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감동 받았었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임금님을 생각하는 신하의 모습은 가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서호의 옛 주인이라며 본인을 칭할 때부터 조금씩 그의 신하된 마음가짐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시작은 동해로 가는 길부터입니다. 동해로 장소이동을 하면서 신하 정철은 초심을 잃었습니다. 임금의 용안을 뵙지 못한지 오래되어서 인지, 임금의 생각은 점점 줄어가기만 하고 자신이 이곳의 최고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인지, 여정의 시작부터 매우 사치스럽습니다. 허름한 복장과 지팡이만 집고 나섰던 금강산 여정의 시작과는 대조되게 가마를 타고 움직입니다. 그가 자연에서 뛰노는 동안 충실한 신하로서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본인이 2015년 대한민국 원수도 아니고, 왜 공주병대신 신선병에 걸려 음애에 이온 풀들인 우리 백성의 생각은 아니하고 자신을 신격화 시키고 호화를 부리는 지 그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천년노룡이 되고 신선이 되고. 신하 정철의 자만함은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임금을 앞에 두고 자신을 이토록 떠받드는 것은 앞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자세와 대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업무는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으면서 벌써 그의 마음 속 강원도는 최고의 지역이며 본인덕분에 발전을 이룬 지역으로 묘사됩니다. 지나친 김칫국이며 지나친 자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자만이 차고 넘쳐, 관찰사직을 맡긴 임금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이 될것인지 관찰사를 할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처음에 보기엔 자신의 임무를 다할 줄 알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신하라는 착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관찰사직을 맡겨주어 임금의 성은에 감사하다고 했던 과거의 그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이제는 무슨 임금이 붙잡아서 관찰사직을 맡아달라 사정하니 신선만큼 뛰어난 내가 맡아주어야겠소.’란 자세입니다. 조선의 감사직 공무원이자 임금의 충성된 신하로서 매우 괘씸한 경향이 없잖아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발견된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공자의 경지를 핑계로 대며 비르봉샹샹두를 오르지 않은 정철의 모습에서 과연 정철이 백성을 풍족하게 하기위해 무슨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기는 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오르지도 않고 포기하는 그의 모습과 자신을 신선이라 칭하는 그의 모습에서 모순을 느꼈습니다.

취선부분도 문제입니다. 이미 정철은 여러 차례 술에 대해 경고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술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취했다.’란 말을 당당하게 신선이란 단어와 함께 씀으로써 그가 얼마나 취한 것에 대해 문제 삼고 있지 않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부분에 그가 경치를 즐기는 것과 관찰사로써의 소임을 다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그가 관찰사임무에 대한 충실함과 책임감이 약함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이런 신하 정철에게 강원도라는 주요한 지역을 맡긴다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입니다. 그의 파직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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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11-09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공의 `정철 탄핵 상소`가 이미 상께 상달되었으나 상께서는 다만 승지를 불러 경의 상소를 의정부에서 논의하라 명하셨소이다. ㅎㅎㅎㅎ

jo 2015-11-12 23:4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붉은돼지님

ㅎㅎㅎ 2015-12-2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지막부분에 정철이 경치를 즐기는 것고 관찰사로써의 소임을 다하는 것 사이에어서 고민을 하셨다고 했는데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 경치를 즐기는거에요?? 아니면 관찰사로써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에요??

jo 2015-12-30 21:34   좋아요 0 | URL
관찰사로서의 소임을 다합니다. 그러나 고민을 했다는 것이 자체가 관찰사로서의 의무를 다해야한다는 의지?가 약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사람(의 직위)+ `로서` 입니다^^ (저도 오타가 많지만 그래돟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