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연휴, 오랜만에 영화도 보고 잠도 많이자고 친구랑 홍대도 놀러나갔다.

 중학교때 친구들을 한번 만나자 만나자 해놓고 1년이 지나도록 만나지 못했었다. 시험끝나면 만나서 놀아야지, 했지만...... 시험성적표 앞에서 절대 입을 뻥끗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1년만에 친구를 만났다. 페이스북 메세지로 연락이 왔고, 곧바로 약속을 잡아 만나게 되었다. (이런걸 어른들은 번개팅이라 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페이스북이라는 것, SNS라는 것이 중독성도 있고 사실무근의 정보들과 헛소문의 근원지이자 불건전한 곳이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준다는 기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동생명의로 된 핸드폰에서 내 명의로 된 핸드폰으로 바꾸면서 자연스레 그나마 연락하던 중학교 아이들과의 연락이 끊길 판이었는데 '페이스북 톡'덕분에 계속 지속될 수 있었다. 초등학교때 애들에게서 가끔 연락이 오기도 하는데 그럴땐 페이스북이란 친구에게 고맙기까지 하다.

 

 아무튼 페이스북 덕택에 다시 만나게 된 친구와 수요일, 홍대에 갔다. 애석하게도 5시에 일이 있어서 마음껏 놀지는 못했지만 12시의 쿵푸팬더를 시작으로 5시간동안 노래방도가고 떡볶이 뷔페에서 대화도 많이 해서 매우 즐겁고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설 연휴동안은 사촌오빠와 '검사외전'을 보러갔고, 송어회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개봉한, '검사외전', 그리고 '쿵푸팬더'에 대한 간단한 평을 내리자면

'검사외전'은 강동원이 잘생겼다. 이고 '쿵푸팬더'는 그냥 더도말고 덜도 말고 '쿵푸팬더'였다.

 

사실 검사외전은 약간 실망한것도 없잖아 있었다. 물론 강동원이 걸어다니고 귀엽게 연기해주는 덕택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는 있었지만 황정민의 연기가 돋보이진 않았던 점에서는 아쉬웠다.  

 스토리도 신선하고 박진감 넘치진 않았다. 쇼생크 탈출은 본 나로서 검사외전을 보는 내내 머리속에서 두 영화가 계속 겹쳐졌다. 결과도 상당히 '뻔'해서 흥미를 유발시키진 못했다.

 

 그러나 검사외전이 '재미있다.'는 평 속에서 절찬 상영중일 수 있는 이유는 '강동원'이란 배우가 자신의 역할인 '잘생김'과 '귀여움'을 잘 수행해 주었기 때문이다. 전교생 280명중 남자 80명 그것도 비주얼부분에서는 상당히 뒤쳐지는 80명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등학생은 나로서도 영화를 본 뒤 상당히 행복했기에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권선징악'은 뻔하지만 뻔한대로의 맛이있다. 결국은 '진실'이 승리하는 세상은 그렇지 못한 세상을 살고있는 우리에게 통쾌함을 맛보게 해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검사외전'에서도 결국 황정민이 진실을 밝히고 진짜 범죄자가 벌을 받게되는 장면을 보면서 '그래! 정직하면 되는 세상이야!'라는 즐거운 공상(?)을 함과 동시에 속시원함, 일명 사이다를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여성분들이 검사외전을 보고 난 뒤 카페에 앉아 영화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강동원의 이야기 였을 것이고, 나 또한 검사외전이야기를 꺼낸다면 강동원이야기 밖에 꺼낼게 없을 정도로 잘생긴 그남자의 맛깔진 연기는 과연 일품이었다.

 

 눈정화가 필요한 그대에겐 강력 추천하나, 스토리와 감동과 교훈을 얻고 싶어하는 그대들에겐 비추하는 영화였다

 

 

 쿵푸팬더는 남녀노소 할것없이 인기를 끌고있는 중이다. 타 애니메이션 영화관같은 경우에는 초등학생 친구들이 바글바글 했을텐데 이 곳에는 나와 친구처럼 친구들끼리 와서 보는 경우들도 많았다.

 

 재미있었다. 귀여웠고, 순수했고.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기회를 제공받았고, '협동'의 위대함에대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비뚤어져 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영화를 보고 '와~' 감동받기보다는 에혀 저건 영화니까 가능하지 란 생각이 먼저들고, 애늙은이같이 '아이고 이뻐라 아이고 영화가 순수해라'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물론 친구들의 영향도 없지는 얺은 듯 하다. 베테랑이 유행했을 때 한 친구는

 "얘들아 베테랑은 영화니까 가능한거야. 무슨 한낱 형사가 재벌을 잡아.재벌은 아무도 못잡아.  따라하다간 니네만 박살나는 거다."

 라며 법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서도, 또 영화를 본 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 봐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지 못한 곳인가 에대해서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뭐 아무튼 이렇게 나의 아름다웠던 휴식은 끝이났고 다시 일상으로... 16일에 있을 졸업식공연을 위해 학교에 나가 연습중에 있고, 뒤이은 입학식까지 잘 끝마치고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의 '나'가 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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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sang 2016-02-1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같은 세상도

annsang 2016-02-15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꿈꾸다 보면 이루어질 수 있어요.

annsang 2016-02-1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하는 건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