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일기 - 조선의 미래를 고민한 실천적 지성의 기록 클래식 아고라 4
이이 지음, 유성선.유정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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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한국철학사>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다. <한국철학사> 수업은 최치원의 도교를 시작으로 원효와 지눌, 정도전, 이이의 성리학, 동학과 실학 등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내용이 바로 성리학이었다. 특히 중국의 성리학이 조선으로 넘어오는 과정, 그리고 조선에서 오랫동안 논의되면서 발전한 과정에서 조선만의 성리학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었는데 그 중심에 율곡 이이가 있었다. 당시 성리학은 이와 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는데 율곡 이는 스물셋의 나이로 이기일원론으로 주된 성리학을 이끌었다.


조선시대 '경연'이란 조선시대에 임금이 유학의 경서를 신하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는 행사를 말한다. 경연은 대부분 당대 최고의 학자 여럿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율곡 이이는 1565년(명종20년)부터 1581년(선조14년)까지 약 16년 간 경연을 하였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은 성리학에 따라 통치하는 것이 중요하였으며 경연에서 신하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실제 정치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율곡 이이는 16년 간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래서 이기론과 같이 성리학을 철학적으로 바라본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며 동시에 현실적인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의 관점에서 성리학은 고지식하고 쓸데 없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조선이 건국될 당시 성리학은 개혁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나 이후 성리학은 점차 고지식해져갔다. 그런데 퇴계 이황을 비롯하여 율곡 이이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중국의 성리학을 조선만의 성리학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붕당 정치로 이어지기 전 성리학자였기 때문이다. 율곡 이이가 직접 작성한 책으로 당시의 시대 상황뿐만 아니라 율곡 이이의 철학을 직접 엿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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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실험실 - 이스라엘은 어떻게 점령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는가
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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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에 대하여 전세계가 친팔레스타인 입장과 친이스라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유대인인 앤터니 로엔스틴이 친팔레스타인 관점에서 쓴 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이 친이스라엘 입장이므로 묻지마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경우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팔레스타인과 입장을 같이 한다. 하마스가 선제 공격을 했다는 것만 본다면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 있겠지만, 여태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한테 했던 역사를 알게 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역사의 일부를 다루고 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행하였던 군사적 작전 및 홀로코스트를 다루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대상으로 군사적 실험실로 사용하였고, 그 결과 얻게 된 군사적 기술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팔레스타인 - 이스라엘 분쟁과 관련된 다양한 국가가 얽힌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실험실로 만들어 얻은 군사적 기술로 민간인을 학살하는 이스라엘의 민간 기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유를 사진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에 건국되었고, 5월 15일 건국 전쟁을 시작하였다. 사실 이 지역은 영국령으로 유대인이 아니라 아랍인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유대인이 나치에 의해 홀로코스트를 당하고 이 땅은 원래 자신의 땅이라며 아랍인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사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은 지속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로 통행을 할 수 없도록 커다란 벽으로 가둬두었다. 심지어 가자지구인 경우 지중해와 연결되어 있는데 해상으로 나가는 길도 막아놓았다. 한 마디로 가둬놓고 고립시키고 있는 와중에 이번 무력충돌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전쟁과 관련된 소식은 언제나 마음이 아프다. 크리스마스는 베들레헴에 아기 예수가 탄생한 날이다. 아기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날이어야 하지만, 전 세계에 너무 추운 사람이 많다. 전쟁으로 더 이상 고통받지 않은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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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되는 진짜 스토리텔링
김태욱 지음 / 좋은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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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되는, 진짜 스토리텔링>이란 제목부터 기자의 재치가 느껴진다. 실제로 걸그룹 뉴진스를 염두에 썼는지 의문이었는데 서평문에 뉴진스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역시 기자는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뉴진스가 경쟁이 심한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서 뉴스의 진짜 가치를 찾는다. 천편일률적인 행사와 육하원칙에 따라 작성된 보도자료로부터 자신만의 유니크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하는 기자의 생각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책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보도자료 작성 방법이다. 보도자료는 기자가 쓰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다. 그럼에도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유는 보도자료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알기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기획보도 작성 메뉴얼인데 책의 대부분이 바로 실무적으로 어떻게 작성했는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부서참고용 기획안과 기획 보도자료, 그리고 기획보도에 작성할 때 느꼈던 팁을 알려준다. 마지막은 언론사 인터뷰 자료인데 정확히 어디에 사용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김태욱 저자는 지자체 기획보도 작성 경험을 토대로 누구나 쉽고 편하게 2,500자 상당의 기획기사를 쓸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레거시 미디어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까지 상당히 많은 매체에서 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좋은 기사라고 할 만한 것은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 기획기사 한 편을 쓰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좋은 기획기사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글을 써야 하는데, 기본적인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지 알게 해줘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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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 2500년 정치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11
톰 버틀러 보던 지음, 김문주 옮김 / 센시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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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버틀러 보던은 '50권의 고전 시리즈'로 유명하다. <세계 자기계발 필독서 50>을 시작으로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을 거쳐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이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너무 높아 정치라는 단어만 들어도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가 정치에 대한 혐오가 심한 것도 맞지만 현실정치와 정치철학을 잘 구분하지 않는 것도 있다. 톰 버틀러 보던이 작성한 50가지 필독서는 현실정치가 아니라 정치철학과 관련된 책들이다. 넓은 범위로 보면 정치보단 철학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소개된 50권의 책이 모두 번역되어 있진 않는 것 같다. 앞으로 번역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정치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정치적으로 핫한 주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주제가 서양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양과 동양의 정치적 주제의 중요성이 조금 다르고 그 내용도 다른데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50권의 책 소개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다. 저자에 대한 간력한 소개와 책의 내용, 그리고 주제와 관련되어 함께 읽어볼만 한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이러한 책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책의 내용이 정치에 갖게 되는 함의 등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50권의 책 모두 정치학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다 읽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렵다. 그래서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한 책도 좋은 점이 있다. 나아가 이런 책으로 새로운 책을 찾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치는 점차 후져진다. 정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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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죽음 알베르 카뮈 소설 전집 5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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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죽음은 소리없는 아우성, 군중 속의 고독과 같이 역설적 표현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알베르 카뮈는 행복한 죽음이 역설이 아님을 이 소설에서 멋있게 보여준다. 죽음은 언제나 무겁고 슬픈 주제다. 아무리 현실 속에서 고통스러운 상태에 있다가 죽더라도 모두 그 죽음을 슬퍼한다. 장례식은 언제나 경건하게 진행된다.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일정한 절차를 거친다. 생과 사는 물리적으로 가깝지만 정신적으로 가깝지 않다. 그러나 알베르 카뮈는 자연적인 죽음에서 의식적인 죽음으로 나아감으로써 행복한 죽음이 된다.

알베르 카뮈의 <행복한 죽음>은 1936년과 1939년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알베르 카뮈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10년이 지난 1971년에 출간되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1942년에 출간되었으니 <이방인>이 나오기 전에 출간되었다. 전체적인 배경은 <이방인>과 비슷하다. 알베르 카뮈가 프랑스 사람이지만 알제리 출신인데, 알제리의 지중해 분위기가 잘 녹아 들어가 있다.


소설을 번역한 김화영 번역가는 <행복한 죽음>이 출간된 직후 여러 번역본이 나왔지만, 번역상의 문제들은 제외하고서도 유고집 특유의 편집자의 말, 작품의 발생과정에 대한 소개, 작품의 말미에 붙인 소상한 주석과 이문을 생략해 아쉽다고 하였다. <행복한 죽음>은 알베르 카뮈가 작고하고 나온 작품이라 출간할 당시 출판사에서 작성한 주석 및 이문도 포힘하여 번역되어 있다. 주석과 이문을 읽다보면 알베르 카뮈가 글을 쓰면서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주석과 이문을 읽어보는 경험은 거의 하지 못하였는데 새로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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