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없는 장미 - 루쉰의 산문 마리 아카데미 3
루쉰 지음, 조관희 옮김 / 마리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현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는 <Q정전>덕분에, 루쉰은 작가의 이미지가 강하지만요. 실제로 그는 스스로 잡문이라고 칭했던 칼럼들을 열정적으로 집필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의학에 뜻을 두고 갔던 일본 유학시절에 받았던 충격으로 몇 명의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변화하는 글을 쓰고자 했던 것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루쉰이 남긴 2000여편의 잡문에서 고르고 고른 산문 <꽃이 없는 장미>를 읽으면서 그 마음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의 성장에 따라 구성이 되어 있어서, 그의 희로애락을 비롯하여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는 과정도 함께할 수 있었는데요. ‘향수鄕愁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어린 시절에서부터, ‘그림자의 작별인사라는 글로 시작되는 질풍노도의 시절로 이어집니다. 저는 이 글에서 밝음과 어둠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소/ 황혼인지 여명인지 모르오그리고 마라시력설에서 밀려드는 새로운 조류에 끝내 지탱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라는 구절이 루쉰이 처한 상황 그리고 나아가서 중국의 상황을 너무나 잘 읽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중국으로 다시 돌아와서의 막막함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에 굴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그리고 중국이 나아가야할 바를 찾고자 노력합니다. 말 그대로 암중모색의 시기로 넘어간 것이죠. 그때 그가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간절함만큼 막막한 그의 심정이 안타까울 정도더군요. 이 시기에 아Q정전이 나온 것도 이해가 될 정도라고 할까요. 어쩌면 그에게 중국은 희망과 같은 감정의 대상이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새로운 세상, 그러나’, ‘절망에 대한 반항’, ‘투창과 비수가 되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기억하는 루쉰의 글들이 거의 다 실려 있더군요. 그렇게 제가 기억하는 루쉰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단편적으로 그의 글을 읽었을 때보다, 이렇게 그가 걸어온 생의 여정을 잠시나마 함께 걸으며 읽었을 때의 느낌은 정말 다르더군요. 그가 꿈꾸던 중국도 더욱 선명하게 보이고 말이죠. 요즘 중국의 정세가 하수상하죠. 그래서 자꾸만 루쉰의 글을 거기에 겹쳐서 읽어보게 됩니다. 그가 그렇게 사회운동에 열중한 이유와 지금 중국의 현실에는 큰 간극이 있으니 말입니다. 중국의 작가이자 지식인인 위화의 말에 절로 공감이 갈 정도로 말이죠.

 "루쉰의 중국 사회에 대한 조롱을 보면 매우 유쾌하다. 루쉰이 아직 살아 있다면 차도 마시고 담배도 피면서 함께 이야기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_위화, 이화여대 특강중에서(2017 4 2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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