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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 - 정치의 도구가 된 세계사, 그 비틀린 기록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8년 1월
평점 :
"거대한 거짓말에는 언제나 이를 믿게 만드는 힘이 있다. 대중이 갖고 있는 감정의 깊은 층들은 쉽게 감염된다. 사람들은 의식은
원초적이고 단순한 면이 있어서 작은 거짓말보다는 큰 거짓말에 잘 속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사소한 거짓말은
쉽게 하지만, 거대한 거짓말은 용기가 없어 쉽게 하지 못한다. 따라서
거대한 거짓말을 누군가가 지어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36세의 히틀러가 집필한 <나의
투쟁>의 일부입니다. 그는 군중의 심리를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간파하고 있었는데요. 후에 역사상 최고의 선동가라 불리는 요제프
괴벨스와 나치의 돌격대 총수 하인리히 힘러가 더해져 나치 독일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심지어 히틀러가
만들어낸 거대한 거짓말은 아리안-게르만족의 미화의 종결판이라고 할까요?
‘나치 성경’이라는 것까지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라는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우려하는 것을 제대로 드러낸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던 거 같습니다.
외교관인 윤상욱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집필했는데요. 그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ISIS,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역사 다시 쓰기의 실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권력자의 시선에서 권력자를 위해서 다시 써내려 가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아무리 역사는 승리한 자의 몫이라고 쉽게 말하곤 하지만, 그 정도를
벗어나는 상황이 조금은 두렵게 느껴지더군요. 이는 비단 외국의 이야기는 아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균형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했던 대통령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저도
예전에 국정 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된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대로 추진이 되어서, 학생들의 교육에 사용되었다면 어땠을지, 이 책을 읽다 보니 더욱
섬뜩하게 느껴졌네요.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어쩌면 그와 비슷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은 마오쩌둥 사망후, 탈이념과 실용주의를 내세운
덩샤오핑이 새로운 중국을 열었는데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선부론(先富論)으로
빠르게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었는데요.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생긴 사회불안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쉼없이
공산당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상황이더군요. 물론 지금의 중국은 많은 것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것이 가능하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이 이런 말을 했지요. ‘먹으로 쓴 거짓말은 결코 피로 쓴 사실을 덮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