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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저자 양정철은 참여정부시절 언론 정책을 담당하는 홍보기획비서관으로 그리고 18대 대통령 선거때는 문재인
캠프의 메시지 팀장으로 활동했는데요. 성공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내는데 한 몫을 담당했던 그는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달라며 2선후퇴를 선언했는데요. 시간이 흘러
그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느낀 언어의 힘을 풀어낸 책으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이 책은 평등의 언어, 배려의 언어,
공존의 언어, 독립의 언어, 그리고 존중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문에서 그는 노엄 촘스키를 비롯한 언어학자들의 “언어가
의식과 사고를 지배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민주주의를
우리 삶 속에 굳건히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요. 민주주의를 완성화시키는
방법 역시 바로 이 목차 그대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외국어를 익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모국어는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이지만, 외국어는
반복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것이다 보니까요. 그 과정에서도 모국어가 조금씩 그 독립성을 잃어간다고 할까요?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급한대로 혼용해서 사용하는 버릇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각의 언어가 더욱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테니까요.
이런 부분이 많이 드러나는 것이 바로 일본어인데요. 아무래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언어가 많이 훼손된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전에 ‘알쓸신잡’에서도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었는데,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지명이 일제의 민족정신 말살 정책에 의해 고유의 이름을 잃어버린 것이죠. 광복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입니다. 또한 너무나 당연하게 일본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에는 그렇게 민감하면서도, 현해탄이라는 표현은 서슴없이 사용하니 말이죠.
어려운 표현들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나가자는 제안과 의례적인 구호행정을 줄이자는 것에도 정말 공감이 되었는데요. 운전을 하다 보면, 네비게이션이 새로운 지역으로 진입할 때마다, 지자체가 내세우는 슬로건을 붙여서 소개를 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좋은 말은 다 나온다고 생각하며 웃었던 기억도 있네요. 딱히 그 지역을 대표하지도 않는 것들, 그런 구호행정이 어떠한 실효성이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도리어
배려의 언어에서 나왔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읽고, 정말 이대로 좋은가 한번 고민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