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탐닉 - 미술관에서 나는 새로워질 것이다
박정원 지음 / 소라주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62편의 명화 속에 담겨 있는 세상을 읽어주는 <그림탐닉>

평소 명화감상을 좋아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정말 행복했던 거 같아요. 때로는 제가 받았던 느낌을 글로 읽는 느낌을 받아서 반갑기도 했고요. 때로는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들려줘서 제가 느끼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이라는 코너에서 그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라틴어인데요. 고대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장군이 시가를 행진할 때, 뒤를 따르는 노예들이 이 말을 외치게 했대요. 겸손하라라는 의미였다고 하는데, 이 것을 중세시대에 재해석한 듯한 작품이 눈길을 끌더군요. 바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하던 정물화, ‘바니타스 정물화입니다. 바니타스는 라틴어로 허무, 공허, 무상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렇게 과시하고 싶은 승전의 공적도,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물건들을 통해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참 덧없다는 것, 그 어떤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겸허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거든요.

19세기 프랑스의 풍자화가 오노레 도미에의 삼등열차라는 작품에 대한 글을 보면서, 제가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높은 모자를 쓴 남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고단한 삶의 현실만을 읽어냈던 거 같은데요. 글을 읽다 보니, 왜 그 속에서 나는 이들과 다르다라고 온 몸으로 주장하는 남성을 보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더군요.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속의 핍이 떠올라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밤의 사무실’, 사실 최근에 호퍼의 그림으로 소설을 쓴 <빛 혹은 그림자>라는 책이 한국에서도 출판되었는데요. 이 작품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어떤 작가가 밤의 사무실로 글을 썼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조금은 낯선 워런 무어라는 작가는 무미건조한 화폭 속에서 더욱 은밀하게 흐르는 남녀의 감정을 어떻게 소설로 탄생시켰을까요? 생각해보면 이 책의 내용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62편의 명화로 쓴 에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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