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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
브리타 뢰스트룬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8월
평점 :
제목부터 독특했던 <만체보 씨네 식료품 가게>의 원제는 ‘Waiting For Monsieur Bellivier’입니다. 두 가지 제목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할까요? 그 어떤 제목도 이 소설의 이야기를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네요. 책을 다 읽고 다시 원제를 보니 문득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 떠올랐는데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느낌이 문득 떠올라서였던 거 같아요.
일단 만체보씨부터 만나볼까요? 그는 프랑스 파리, 바티뇰 대로 73번지에 자리잡은 작은 식료품 가게의 주인입니다. 튀니지 출신인 만체보 덕분에 사람들은 이 곳을 ‘아랍인 가게’라고 부르는데요. 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이미 그의 삶은 거리의 풍경 한 조각이 되어버렸거든요. 한없이 평화롭지만, 조금은 지루한 그의 일상에 갑자기 변화가 생긴 것은 한 여성 덕분이었죠. 승무원인캣은 자신의 남편 이 바람을 피우는 거 같다며, 남편을 감시해달라고 부탁을 해옵니다. 물론 대가도 탐이 났겠지만, 그에게는 자신의 삶에 작은 변화가 더욱반갑게 느껴진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만체보의 눈에는 매일 같은 그림을 돌리는 것처럼 흘러가던 희색 빛도시의 풍경이, 쌍안경을 드는 순간 호기심으로 채색되기 시작하는데요.문제는 그녀의 남편인 작가뿐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있던 가족들의 일상까지 눈에 들어오기시작했다는 것이죠. 그저 평범한 하루를 구성하는 작은 조각들처럼 느껴졌던 가족들이 비밀스러운 행동들이그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밸리비에씨를 기다려야 했던 한 여성이 있습니다. 프리랜서 기자인 나는사건을 취재하던 중에, 그 여성을 자처하게 되는데요. 호기심에벌인 일탈덕분에 높은 빌딩의 꼭대기 층에서 아주 간단한 일만 하면 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퇴근을할 때면, 1층 로비에서 주는 꽃다발을 받아야 하는데, 그녀는그 일이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기만 합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에게 꽃다발을 나누어줘도 그녀의 손에는여전히 꽃다발이 들려져 있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만체보의 쌍안경처럼 나의 꽃다발은 세상을 다르게 만날수 있는 통로가 되어줍니다. 표지에서 만체보가 선글라스를 쓰는 순간 느낌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각각의 단편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아니거의 마지막까지 그랬던 거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했었는데 말이죠. 막상 비밀이 드러나니 그냥 가볍게 웃게 되었던 거 같아요. 조금엇나갔지만, 문득 ‘호기심이 고양이(캣)를 죽인다, CuriosityKills The Cat’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