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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미신, 그 끝없는 이야기
새뮤얼 애덤스 드레이크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7년 8월
평점 :
정말 제목부터 끌리는 <신화와
미신 그 끝없는 이야기>, 의 작가 새뮤얼 애덤스 드레이크는 미국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생각했던 미신에 얽힌 스토리텔링 위주의 전개보다는 미신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한 기사를
읽는 거 같았어요. 하지만 정말 신화와 미신은 그 자체로도 끝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저는 미신과 신화의 경계가 참 애매하다고 생각해왔는데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한 공동체가 공유하고 믿음, 혹은 터부시하는 가치관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 책은 미국을 중심으로 미신을 소개하고 있지만, 오른쪽 귀가 간지러우면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처럼 동양의 것과 비슷한 것도 많아요. 심지어 이런 미신은 셰익스피어 희곡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기도 하고, 로마
정치가의 말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또한 동서양이 공유하고 있는 재미있는 심리적 기제가 있어요. 바로 불길한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죠. 찻잔 세트가
깨지면 불길하다는 서양과 마찬가지로 동양에서도 그릇이 깨지면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하죠.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그릇이 깨지면 액땜을 한 것이라 도리어 좋은 일이 생긴다고 위로를 해주기도 해요. 그런
맥락에서 서양에서도 장례식에 대한 꿈을 꾸면, 누군가의 결혼식에 가게 될 것이라는 미신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이 책은 1900년에 출판되었는데, 그 때의 미신과 지금의 미신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흥미롭더군요.
저는 작가가 이런 미신들을 정리하고 했던 이야기 중에 ‘관련성’에 대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오래 전부터 이런 이야기들이 구전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미신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상징성을 갖게 된다는 것인데요. 그런 것이 없다면
작가의 표현 그대로 그냥 ‘흔해빠진 헝겊인형’에 불가한 것이니까요. 화제가 된 공포 영화 ‘애나벨’에
실제 인형에 대한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요. 기괴하게 꾸며진 영화 속의 인형과 달리, 실제 인형은 도리어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영화를 보지 않았고, 모티브가 된 이야기도 잘 알지 못하다 보니, 저에게는 아무런 관련성이
만들어지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구전되는 미신이나 설화 그리고 신화 등은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지기 시작하면 그 가치와 힘을 잃게 되니까요. 그가 이 책을 통해 미신을 정리해놓은 이유를 잘 알 거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