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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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천재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어요. 천재들은 과연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고 있을지 그런 것들이 말이죠. 그런데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을 읽다 보니 문득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어지더군요. 이 책의 저자인 김인자는 시인이자 여행가입니다. 이 책은 조금은 독특한 여행기인데요. 이국적인 풍경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이죠. 시인이 보여주는 사람에 대한 시인의 깊은 이해력과 사랑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시인의 짙은 감수성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들려오는 기분이 들었어요. ‘10월에라는 시의 내가 가을로 걸어가는지/네가 내 품으로 온건지라는 시구절처럼 말이죠.

여행은, 일상의 전원을 끄고 아날로그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저도 나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제가 하는 여행은 일상의 연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깊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갖고 있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과의 교류가 작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거기다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온 여행은 자연과 어우러져 혹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곳이어서 꽤나 낯선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아날로그의 세계로의 회귀인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오래 전 들었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조금은 이질적인 감각 속에서 시인이 보여주는 시선은 한없이 따듯했어요. 처음에는 바람처럼 떠도는 시인의 방랑기처럼 생각했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시인의 내면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거 같더군요. 물론 책의 제목에 대한 설명이 있기는 했지만요. 어쩌면 이 책과 함께라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 역시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는 국경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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