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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앨저넌에게 꽃을’은 아주 모범적인
성장소설”이라던 추천사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죠. 사실 제목만
보고는 연애소설인가, 라며 넘어갈 뻔 했거든요. 그런데 작가
대니얼 키스에 대한 소개를 보고 살짝 놀랐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던 소설 중에 하나가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를 다룬 ‘낯선 가면’이었거든요. 한국에서 제목이 그렇게 나온 것이지 같은 작품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커지더군요. 그리고 제 기대를 너무나 잘 채워주던 작품이었습니다.
찰리 고든의 일기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인데요. 찰리는 어린시절 병을 앓아서 지능발달장애를 갖게 된 32살의 빵가게 점원입니다. 밝고 긍정적인 성품을 갖고 있는 찰리는
빵집에서 일을 도우며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요. 7살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족 있는
찰리의 일기장은 처음에는 오타도 비문도 많지만 따듯하고 귀엽기까지 하더군요. 그런데 그에게 한 대학
교수는 뇌수술로 지능을 높일 수 있다며 솔깃한 제안을 하는데요. 찰리는 저능아인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엄마의 학대와 아빠의 외면에 많은 상처를 안고 있었거든요. 물론 앨저넌이라는 실험용 쥐가 수술을 통해
지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스트라우스 박사의 실험은 참 무모하게 느껴졌는데요. 그에 비해 부모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고 싶은 그리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그의 바람이 그렇게 거창한
욕심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그의 아이큐는 70에서 185로 변화하게 되요. 그에
따라서 찰리의 일기 역시 점점 더 정교해지고 전문적으로 변해갑니다. 심지어 어느 순간에는 일기장이 아니라
전문적인 논문 같은 느낌을 주기까지 하죠. 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아요. 저능아일때의 찰리도 천재일때의 찰리도 여전히 이질적이고 낯선 존재인 것은 변함없기도 하고요. 도리어 그의 작지만 행복했던 세상은 더욱 협소해지고 어둡게 변해갑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해할 수 있기에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마치
시력이 좋아지니, 먼지가 더 잘 보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책을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이 얼마나 사회적인 존재인지에 대해서요. 그리고 그 사회가 원하는 것은 어떠한 범주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라는 한계에 대해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