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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성숙한 시민을 위한 교양 수업
짜우포충 지음, 남혜선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국가의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목만 봐도 절로 호기심이 싹튼다. “이것도 나라냐”라는 한탄이 광장을 가득 채우던 시절을 겨우 벗어나서일까? 더욱 품격
있는 국가라는 것에 눈길이 간 것 같다. 그런데 이 것은 누구 하나의 힘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구성하는 시민들 하나하나가 노력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갖출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치철학자이자 홍콩중문대학 정치행정학과 교수인 짜우포충周保松은 이 책을 통해서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홍콩주민들의 시민 불복종 운동인 ‘우산
혁명’에 참여했던 많은 학생들이 거리에서 이 책을 읽었다고 하여 중국 정부에서는 불온도서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 역시 우산혁명의 한가운데서 학생들과 시위를 주도하기도 하여,
중국정부가 경계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2015년
홍콩의 책’, ‘홍콩출판대상’을 수상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존 롤스의 <정의론>을 바탕으로 한 정치철학을 펼치면서 자유주의적 평등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서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고자 했던 우산혁명에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책이 아닌가 한다. 최근 우산 혁명을 이끈 인물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기에 이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다.
정의로운 국가가 되기 위해 도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문득 그가 왜 ‘홍콩의 유시민’이라고 하는지 알 거 같았다. 유시민의 ‘항소이유서’에서
내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문구가 “현 정권은 정식출범조차 하기 전에 도덕적으로 이미 파산한 권력입니다”이기 때문이다. 도덕과 정의 어떻게 보면 혼용하기 좋은 개념이기도
한데, 그를 잘 설명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는 정치와 도덕, 정의와 평등, 행복과 자유, 그리고
올바른 시민이 갖추어야 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후반부에는 ‘웨이보, 그리고 자유토론’이라고 하여 시민과의 소통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번역상에 문제인지, 책 자체는 난해한 편이라, 과연 이 책을 길에서 읽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도 생기고, 또
한편으로는 그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소통 부분에서도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