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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스토어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사실 저는 공포소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포소설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제목을 가진 <호러 스토어>에 관심이 간 것은 바로 ‘이케아’를 패러디 했다는 소개 때문이었죠. 쇼핑을 정말 좋아하는 저에게마저도 약간의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던 곳이 바로 이케아였거든요.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것, 정해진 대로 걸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봐야 한다는 것이 정말 답답함과 짜증을 넘어서는 압박감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궁금한
책이었습니다. 책 구성이 이케아의 모조품 버전이라는 가구 쇼핑몰 오르스크의 카탈로그 같아요. 저자 역시 오르스크 직원증으로 소개되고요. ‘오르스크 쇼룸 안내도’로 시작하여 배송 서비스 신청서도 있고요.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매장
마다 가구의 설명서가 있고요. 물론 이 것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지요.
그리고 가구의 설명서는 점점 고문가구 혹은 기구의 소개서로 변화해갑니다. 그리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할인권’ ‘세일
안내문’같은 것이 있어서 마치 거대한 환상 속에 빠졌다가 나온 기분이 들더군요.

대형 가구 판매점 오르스크에서 펼쳐지는 초반의 이야기는 약간 블랙유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던 가구 안내문구와 어우러져서 말이죠. 소금을
먹으면 정신을 차리는 좀비를 연상시키는 커피를 마시고 정신을 차리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그러했지요. 그런데
그 매장에서는 밤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진 듯한 흔적이 발견되고, 부지점장 베이즐은 에이미와 루스 앤에게
밤샘 근무를 제안하게 되지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바라던 전근을 승인해주고, 수당도 준다는 말에 이를 수락하는 에이미는
화장실에서 정말 공포스러운 장면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유령에 대한 소문이 궁금해 남게 된 두 명의
직원 맷과 트리니트가 들려주는 오르스크 매장이 자리잡은 곳의 과거사까지 말입니다. 한때 정말 잔인한
교도소장이 지배하던 교도소가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과거 그 교도소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현대적인 공간과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낮에도 말이죠. 시간이 흘러 오르스크가 있던 자리에는 또 다른 대형 상점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에이미와 베이즐은 다시 그 곳을 찾으면서 이야기는 끝이 아니 다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