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계이름 -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이음 지음, 이규태 그림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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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도, ‘이 것이 에세이일까? 소설일까?’라는 자문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물론 카카오 브런치북에서 대상을 수상한 공감 에세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요.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뭐라고 써야할지 고민하게 되네요. 만약에 한줄평 같은 것이 가능했다면, “아름답고 아련한 글이라고 정리해보고 싶지만, 그 곳을 구체화시켜서 글로 풀어내는 것이 참 어렵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어쩌면, 소통에 대한 글이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들은 소통을 하는 도구를 로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소통에 필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하더군요. 누군가에게서 말이 흘러나와 도착하는 곳은 바로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이고, 그래서 그 사람의 경험의 범위만큼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어쩌면 저 역시 경험이 부족해서, 이 책을 읽고 나서 막연한 고민에 휩싸인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생각한 한 줄보다는, “타인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라는 평에 좋아요버튼을 누르고 싶어지는군요. 이 책을 정말 잘 표현한 한 줄이거든요.

사실 제목을 좋아했기 때문에, 제목부터 참 아름다운 <당신의 계이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리고 이 책을 쓴 사람은 이음입니다. 내용도 좋지만, 이규태의 그림 덕분에 따듯한 느낌이 책장을 감돌았는데요. 전에 <마티네의 끝에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읽으면서, 그림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작가의 그림이었더군요. 책 제목과 작가의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수많은 계이름이 어우러져 연주되는 음악회를 가면, 시작 전에 악기의 음을 조율하는 시간을 갖지요.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계이름으로 표현한다면, 이를 어우러지게 하는 것 역시 사람들이 이어져서 그 음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한 거 같습니다.

지금을 초연결사회라고 부르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되는 것은 참 부족한 시대라는 생각도 합니다. 모든 것이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어서인지요. 왠지 예전보다 사람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많이 떨어지는 기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다정했다가 무심했다가라는 글에서도, 처음에는 대우를 바라지 않고도, 나서서 존중을 권했던 남자의 화법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컸지요. 하지만 금새,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을 쉽게 던지지 않은 것이 우선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저 역시 말을 곱게 하는 편은 아닐지도요. 책을 읽으면서 참 이런저런 생각에 자주 빠져들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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