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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범죄 X-파일 - 중국 대륙을 뒤흔든 강력 범죄 사건 실화
클레어 엮음 / 에코차이나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저는 범죄수사드라마를 즐겨보는데요. ‘정말??’, ‘설마??’, ‘이런일이??’라며
애써 부정을 하고 싶은 에피소드들이 종종 나오곤 하죠. 물론 수사기관의 자문을 받고 만드는 드라마인
것을 알면서도 참 인정하기 싫은 사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범죄 X-파일>을 읽으면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에 나왔던 파렴치한 사건과
겹치는 경우도 많고, 또 우리나라의 뉴스에 나왔던 잔혹한 사건이 떠오르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문득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렇게
나쁜 부분에서는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도 살포시 생기네요.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사회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신조어들이었습니다. 푸얼다이(Rich 2G), 차이리(bride
price), 신생대농민공, 량라오런유엔(노동개조인+노동교양인), 리우쇼우얼통(나홀로
아동), 하이구이(해외유학파), 가오푸솨이(엄친아)와
같은 단어들인데요. 이를 둘러싼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서,
바로 이 순간의 중국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사건들은 중국사회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요. 예를 들면 ‘황장데이트 강간 변사사건’의 경우에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일으켰고, 법의학에
대한 중국사회의 신뢰를 키울 수 있었다고 하네요. 또한 농민들이 도시로 진출하면서 남겨진 자식들을 대상으로
했던 반인륜적 범죄에 보고서도 기억에 남네요. 예전에 아동학대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는 과정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요지의 글을 본적이 있는데요. 이미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과정이 나라마다
반복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중국 대륙을 뒤흔든 강력 범죄 사건 실화’라는 부제답게, 기승전결이 꽤나 명확한 느낌을 주었어요. 자칫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운 주제일 수 있는데, 냉정하게 분석하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더군요. 이 책의 엮은이 클레어는 팟빵 팟캐스트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CRIME’에서 중국 사건 크루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역량이 잘 드러나는 책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