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사노 요코의 에세이가 갖고 있는 매력은 아무래도 솔직함과 담백함이 아닐까 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은 것도 정말 소탈하게 털어놓고 시작하니, 나 역시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내가 갖고 있는 온갖 추억들도 떠오르고, 탁 터놓고 털어놓고 싶고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은 그녀가 40대일 때 주로 쓴 글이다. 한 편의 짧은 글이 끝날 때 마다, 이 글이 쓰여진 년도가 나오는데 대략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의 일본의 풍경도 함께 볼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다. 사실 책 제목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는 약간 자기개발서 느낌이 난다고 할까? 전에 읽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도 약간 그런 느낌이었는데…^^ 어떻게보면 자기개발서류와 정말 거리가 멀 거 같은, 그녀는 오로지 그녀답게 살다 갔는데 말이다.
가끔 4차산업혁명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왜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났을까라며 한탄을 하곤 한다. 조금 전에 태어나서 빗겨나거나, 혹은 조금 나중에 태어나서 만끽하거나 말이다. 아무래도 격변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나이가 가까워져일까? 그래서인지 그녀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접하며 했던 이야기들에 공감이 가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나는 누구보다도 컴퓨터를 접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아닌가? 컴퓨터 학원도 꾸준히 다녔고, 심지어 아빠가 요구하는 등수 안에 들면, 컴퓨터를 사주신다는 말에 바로 그 등수를 찍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물론 그녀처럼 그 누구도 아무것도 생각해 내지 말았으면이라고 바라지는 않지만, 조금 천천히 적어도 내가 나이라도 핑계를 댈 수 있는 속도로 다가오길 바라는 나를 보면 조금은 웃기다는 생각도 든다.
어릴 적 멜론을 좋아하는 것이 나름 소문이 나서, 명절이면 엄마 친구분에게 늘 멜론 박스를 선물받아서일까? 멜론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모든 것이 흔해진 요즘과 다른 감성이라고 할까? 상대를 예술적으로 험담하는 지성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가고 말이다. 예술적까지는 아니라도 재치있게 험담해보고 싶은 욕심을 가질 때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사노 요코를 자기객관화의 신이라고 부르고 싶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나 자신도 모르게 과거를 그리고 현재를 어쩌면 미래까지 열심히 미화중인 것이 아닌가 하는 나와 다르게 말이다. 어쩌면 그녀가 지극히 그녀답게 살아간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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