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안녕하신가영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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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서 하는 밴드를 모른다. 당연히 거기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백가영도 모르고, 그녀의 솔로 프로젝트인 안녕하신가영도 모른다. 그런데 왜 그녀의 산문집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역시나 모른다고 해야 할까?

아니다. 그냥 느낌이 좋았다. 책 제목도, 표지도, 책 소개에서 본 짤막한 글도, 그리고 작가의 이름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내 예감이 맞았다는 사실에 절로 행복해졌다. 그녀가 무교가 된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점점 나이가 들수록 노력해서 믿어야 하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아마도 힘들지 않으려나.”라고 한 것이 문득 떠오른다. 책을 고르다 보면, 점점 익숙한 작가 혹은 좋아하는 분야에 의지하게 된다. 나에게는 조금은 낯설 수 있는 책에 손을 뻗는 것을 망설이는 것도 나이가 들어서일까? 그래도 첫인상이 끝까지 좋은 설렘으로 남는 책이라 다음에도 즐겁게 용기를 낼 수 있을 거 같다.

책에는 그녀가 쓴 가사도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 편견이 있다. “내가 편견이 많아서 눈에 보이는 게 다여서 너는 그냥 그대로의 너인데 내가 나도 모르게 널 다시 보고 있어라는 가사가 정말 마음에 와 닿았다. 몇일전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 솔직히 말해도 될까? 장애인과 비장애인 커플이 지나가는 것을 봤었다. 커피숍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그 커플에게 따라가는 시선을 애써 멈췄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 글을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다시 보는 것조차 하지 못하도록 의식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마치 그것을 배려인 것처럼 여겼던 내 자신이 더욱 부끄럽게 느꼈었다.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내 마음을 그대로 읽어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첫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나에게 많이 그립냐고 되물었던 친구가 있었다. 그때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 그 시절의 내가 그립다고, 누군가를 순수하고 뜨겁게 사랑할 수 있었던 나를 그리워하는 마음 같다고 말이다. 그리고 세월호가 인양된 시점이라서 그런지 ‘0416’이라는 글이 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미수습자 가족 일동이 남긴 저희는 유가족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말이 너무나 안타까우면서도, 진심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커진다. 너무나 늦어버렸지만그리고 어쩌면 이런 바람을 가지는 사람들이 없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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