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소설, 사진과 만나다 해외문학선 2
헤르만 헤세 지음, 한민 옮김, 홍성덕 사진 / 청년정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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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Apraxas.’(p.148)

데미안을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때였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나의 학창시절에도 이 문장이 정말 유명했었다. <수레바퀴 아래서>와 함께 거의 필독서와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데미안의 말이 어려우면서도 있어 보였다. 이런 표현이 이상할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후로도 몇 번 더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빛과 어둠속에서 방황하던 에밀 싱클레어처럼, 나 역시 나이가 들어가서인지, 데미안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조금씩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다. 그 시절의 일기장을 보면 데미안의 말을 옮겨 적은 것들이 꽤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 책이 대표적인 성장소설로 손꼽히는 것이 아닌가 했다.

그리고 요즘 다시 읽은 <데미안>은 조금 독특한 형태였다. ‘사진과 문학적 상상력의 행복한 만남!’이라는 소설 사진을 만나다의 시리즈로 만나게 되었다. 사진작가 홍성덕의 작품은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나에게 데미안은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수채화 같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홍성덕의 사진은 추상화 같은 느낌이 아주 강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덕분에 줄곧 데미안에게 고정되어 있던 나의 시선이 싱클레어에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사진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몇 번을 읽었던 책이라 쉽게 넘어가던 책장이 사진에서 번번히 멈췄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으리라. 그래서 이번에는 일기장에 이런 문장을 옮겨 적었다. 언제쯤 나도 데미안 같은 내 모습을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다 만날 수 있을까?

그러면 이제 완전히 데미안과 닮은, 내 친구이자 인도자인 데미안 같은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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