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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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에 관심이 커지게 된 계기가 된 책이 있다. 바로 뇌와 마음 그리고 사회의 연결점을 찾아나가는 <뇌로 통하다>인데, 이 역시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책이다. 그리고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책을 접하다 다시 뇌과학의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 만든 책이 있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이다. 이 책은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2015년에 건명원(建明苑)에서 진행한 다섯 차례의 과학 강의를 묶어놓은 것이다. 몇 일전에도 김대식의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읽었었는데, 사진자료가 정말 풍부한 것이 흥미롭다. 자칫 어렵게 느껴지기 쉬운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 책은 강의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강의에서도 이렇게 많은 시청각자료가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이다.

다만 제목이 좀 난해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뇌과학 하면 사람들은 말그대로 과학이나 의학의 분야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뇌과학이라는 프리즘으로 사람과 문화가 갖고 있는 다양한 빛을 보여준다. 크게 뇌와 인간, 정신, 의미, 영생, 그리고 뇌과학자가 답하는 철학적 물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뇌과학이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컨텐츠로 변주될 수 있다는 것에 내내 놀랍기만 했다. 렘브란트, 고흐, 고갱, 그리고 구스타브 쿠르베처럼 다양한 자화상을 그린 화가나, 나를 주제로 한 시를 쓴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와 이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흘러갈 때는 절로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모든 생각은 나로 시작하여 나로 끝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면 인간이 갖고 있는 1.4킬로그램의 뇌일 것이다.

내가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혹은 나의 뇌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보여준 부분은 바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다 p117”이다. 나는 자기합리화를 잘하는 것을 약점 중에 하나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역시 인간의 뇌가 갖고 있는 역할 중에 하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마더 테레사와 같은 헌신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고, 히틀러와 같은 악마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는 초반에 언급되었던 이야기인데, 합리화 부분에서 더욱 많이 와 닿았다. 그러다 문득 전에 읽었던 사이코패스에 대한 뇌과학자들의 연구가 떠오른다. 이 역시 타고난 뇌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뇌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고작 19세기부터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전에는 관찰과 철학을 통해 인간의 뇌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 결과가 지금의 연구를 통해 검토해도 상당히 합리적이고 사실에 가까운 것도 많았다. 인간이 갖고 있는 가능성은 사색과 통찰과 추론등을 수행하는 뇌에 있다. 처음에 뇌과학으로 4차 산업혁명에 판을 우리가 짜보자고 하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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